상단영역

본문영역

[글로벌컬럼] 20년간 이어온 전투 시스템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10.08.24 15:0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년간 MMORPG는 동일한 전투를 반복하고 있다. 힐러, 탱커, 딜러 3위 일체로 구성된 이 전투는 몬스터이 인공지능에 발맞춰 각 유저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높은 방어력과 체력을 가진 탱커는 타 유저들이 공격받지 않도록 방어를 담당하며, 딜러들은 어떤 스킬을 사용하건 몬스터에게 데미지를 입힌다. 힐러는 데미지를 입은 유저들을 치료하는 역할이다. 지난 1998년 에버퀘스트가 정립한 이 시스템은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게임에 사용되고 있다. 조금씩 변화를 거치고 있지만, 여전히 근본 방식은 유지되고 있다.


발전된 게임성의 예를 들어보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레이드는 최근들어 20명 정도가 팀을 이뤄 던전을 레이드 한다. 보스들은 각자의 패턴이 있고, 유저들은 이 패턴에 맞서 방어해야한다. 이제는 공격과 방어에서 한 단계 발전해 각 던전을 돌며 수집하는 아이템을 사용한다거나, 레이드를 진행하는 단계에서 각종 버튼을 눌러가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형태가 됐다.



▲ 다이몬 슈베르트 바이오웨어 전투 디자이너


이 역시 에버퀘스트가 지난 1999년 후반기에 도입했던 요소들에서 형태가 변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든 유저들은 인공지능(A·I) 퍼즐을 푸는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하며, 기획자들은 이를 아주 아슬아슬한 수준으로 클리어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임무라고 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이 디자인은 플레이어와 기획자들에게 모두 쉽고 단순한 것들이다. 이미 이 시스템을 경험해본 유저들은 타 게임에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디자이너들은 수년간 쌓여온 변수들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딱히 고려해야할 신규 변수들이 없다. 새로운 보스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공략법이 등장하지만, 그리고 그들의 패턴이 많아지지만 모두 동일한 게임성에서 머무른다고 볼 수 있다.  진정한 문제는 이 시스템이 지난 20년동안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플레이어들은 슬슬 지치기 시작했고, 새로운 게임성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어느 게임에도 새로운 시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답답하다. 공교롭게도 최근 A모게임에서 ‘혁신적인’게임성을 선보인 바 있다. 


같은 방식으로 고민을 한다면, 고정된 패턴으로 데미지를 주는 DPS방식이나 마찬가지로 고정된 패턴으로 힐링을 하는 방식역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한 자리에서 캐스팅을 할 수 없다거나, 데미지를 입히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될 조건을 만든다거나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유지된 만큼 그리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MMORPG가 변화를 해야한다면, 그리고 새로운 게임성을 원한다면 이 전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부터 해결해야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