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소비자 심리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1.06.08 11:5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의 직업은 게임 디자인에 심리학 지식과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이다. 즉, 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퀘스트 동선, 극적인 연출을 위한 시스템 기획 등을 개발하는 것이다.


‘레프트 4 데드’에서 유저들의 시야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료가 공격받을 때 적과 동료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결국은 이런 작업의 한 부분이었다. 나는 ‘레프트 4 데드’의 세계적인 히트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 같은 심리적인 해석이 주요했다고 자신한다.


게임은 유저들에게 재미를 전달함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유저들이 원하는 재미에 대한 이해, 또한 실체가 없는 유저들이 원하는 재미를 실체화하기 위한 노력 등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게임 기획자들은 심리적인 해석보다는 설명할 수 없는, 개발자의 느낌에 좌우되는 직관에 의존해왔다. 직관에 의존하는 개발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반면 개발 단계부터 팀의 불화로 이어질 수 있다. 느낌을 같은 개발 팀원들과 공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밸브 소프트 ‘레프트 4 데드’ 기획 총괄 마이크 앰바인더


처음 밸브 소프트에서 게임 기획에 심리학을 적용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회사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게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나의 임무는 분명해졌다. 유저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재미를 만드는 일. 그것이 나의 본업이다.


한국에는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과 웅장한 사운드, 스케일은 유저들을 게임으로 이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한국 게임을 플레이 하면 내가 게임을 지속하는 이유가 재미를 느끼기 때문인지 익숙함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는 게임이 유저들을 효과적으로 게임 속에 이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내 한 웹진을 통해 ‘메이플스토리’의 리뷰를 접할 수 있었다. 플레이는 못해봤지만, ‘메이플스토리’의 성공 요인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저연령층 유저들의 심리를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기획자가 심리학 전공자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동 심리학을 활용한 게임 기획은 성공에 주요했을 것이다. 게임은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재미까지 창조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재미는 여러 가지 계산에 의해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