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챔프 향한 8개 구단 ‘몸 상태’는…

  • 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
  • 입력 2011.07.05 13:4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위 SK, 그러나…]
올해 전반기에도 가장 오래 스탠딩 맨 위에 이름을 올려놓은 구단은 SK다. 4월 2일 개막전 승리 이후 줄곧 1위를 놓지 않았다. 4월에는 두산, 5월에는 LG, 6월에는 삼성과 KIA가 달라붙었지만 어느 팀도 SK를 2위 아래로 끌어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좀 다르다. 지난해 6월이 끝났을 때 1위 SK와 2위 두산의 승차는 8경기. 2008년엔 10경기였고, 2007년엔 4.5경기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6월 27일 현재 2위 삼성과 반 게임 차다. 이는 6월까지 2위와 1경기 차 레이스를 벌였던 2009년을 연상시킨다. 2009년은 최근 4시즌 동안 SK가 유일하게 우승을 못했던 시즌이다.


팀 득점 6위에 머무른 부진한 타격은 살얼음판 1위 레이스의 이유다. SK하면 피칭과 디펜스의 팀이지만 최근 4년 동안 팀 득점도 매년 3위 이내에 들었고, 두 시즌은 1위였다. 김광현은 두 차례 2군행 통보를 받았고, 평균 자책 점은 5점대다. 오른손 에이스 송은범은 팔꿈치가 좋지 않다. 여기에 짐 매그레인은 카도쿠라 켄의 대체 전력이 되지 못했고, 구단은 두 번이나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해야 했다.


[맹수의 부활]
삼성은 2001년 이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다 준 김응용-선동열 체제를 포기하는 단안을 내렸다.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삼성은 올해 가장 우승에 가까운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승환의 부활은 이 팀의 불펜 전력을 압도적인 최강으로 올려놨다. 확실한 에이스도, 30홈런 타자도 없는 타선은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삼성은 선발 투수 평균 자책점 3위, 팀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KIA의 부활은 인상적이다. KIA는 2009년 한국 시리즈 우승팀이며 지난해에도 악몽의 16연패만 없었더라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했다. ‘우승 후유증’을 겪은 올해도 4강 전력은 무난했다. KIA는 8개 구단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안정된 선발투수 전력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만 세 명이며, 그 중 한 명은 5선발인 팀이다.


하지만 2009년과 다른 점은 타격이다. 2009년 KIA의 팀 득점은 3위였지만 타율은 꼴찌였다. 기적같은 김상현의 홈런포와 이례적인 득점권 타율로 얻은 행운에 가까운 결과였다. 그러나 이범호가 3루에 안착하고, 김선빈이 3할 2번 타자로 떠오른 올해는 질적으로 달라졌다. 최희섭은 장기 결장이 불가피하지만 나지완과 김주형이 돌아왔다.


[서울 라이벌의 명암]
박종훈 LG 감독은 아마도 ‘모든 선수에게 사랑받는’ 지도자는 아닐 것이다. 혹독한 훈련을 강조하는 박 감독의 리더십이 LG에서 먹혀들어갈 수 있을지는 처음에 의문이었다. 그러나 그가 지휘봉을 잡은 지 2년째에 LG는 박종훈의 팀이 됐다. 베테랑 이병규와 조인성이 그라운드와 라커룸 두 곳에서 팀의 기둥이 되고 있다. 이진영과 이택근은 지금까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다. 무엇보다도 LG가 4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힘은 박현준, 벤자빈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라는 선발 투수 세 명을 새로 얻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체 전력이 없다는게 LG의 최대 약점. 2007년 이후 프로야구에서 변하지 않은 건 ‘6월까지는 SK가 무조건 1등, 그리고 2등은 두산’이었다. 올해도 4월까진 그랬다.


그러나 두산은 5월을 7승 17패 1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마감했고, 이는 김경문 감독의 충격적인 사퇴로 이어졌다. 6월에도 두산 특유의 스피드와 끈질김은 잘 보이지 않았다. 지난 2년 동안 거액을 쏟아부은 왼손 투수 전력 보강이 실패로 돌아간 건 큰 타격이다. 이현승의 평균 자책점은 5점대, 이혜천은 6점대다.


올해도 어김없이 외국인 투수 한 명은 늘 문제거리였다. 그 결과 두산에는 1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가 김선우와 더스틴 니퍼트 두 명 밖에 없다. 두산의 선발진이 약하다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 불펜에는 이용찬도, 임태훈도 없다.


[갈매기의 꿈]
한 두산 관계자와 이런 대화를 했다. “우리와 롯데의 공통점이 있죠.”, “뭔가요?”, “모두 시즌 전에 우승하겠다고 설레발이었죠.” 롯데는 양승호 감독 체제를 출범시키며, 1992년 이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구단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꿈꿨다. 롯데는 왜 지난 3년 동안 우승하지 못했을까. 직접적인 이유는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유는 더 있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고, 믿음직한 마무리와 셋업맨도 없었다. 수비력을 갖춘 주전 야수도 드물었다. 없는 건 더 있다. 뒤늦은 2군투자로 인한 얇은 선수층, 내부 인력에 대한 소극적인 투자, 매년 선수단의 불만을 샀던 연봉 정책 등. 롯데는 과연 감독 한 명을 바꾸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팀이었을까. 놀랍게도 누군가는 그렇게 믿었던 것 같다.


[‘야왕’ 신드롬]
‘일반적으로’ 감독이 심판에게 욕설을 한다는 건 비난받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한대화 한화 감독의 유명한 “예끼”는 이제 대전구장의 응원 구호로 쓰인다. 문제의 말이 나온건 5월 12일 잠실 LG전 종료 직후엿다. 이때까지 한화는 10승 22패 1무로 7위와 4경기 차 벌어진 최하위였다. 그 뒤 6월 27일까지 한화는 19승 17패를 기록했다. 놀랍게도 SK(17승 16패)보다 나은 성적이다. 도대체 한화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김혁민과 양훈이 갑자기 에이스처럼 던지기 시작했고, 멕시코에서 날아온 카림 가르시아는 세 경기에서 만루 홈런 두 개와 끝내기 3점 홈런 하나를 쳤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5월 15일 사장과 단장을 동시 교체한 전격적인 인사를 지적해야 한다. 정승진 신임 한화 대표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선수들이 마음놓고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에 정말 필요한 말이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