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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 진출의 첫 단추 ‘게임 번역’

  • 정광연 기자 peterbreak@khplus.kr
  • 입력 2012.03.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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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게임사 해외 수출 비중 지속적 상승 … 원활한 현지화 이끄는 번역 중요성 대두


지난해 국내 게임업체들의 가장 큰 매출원 중 하나가 바로 해외 매출이다. 국내 시장에 비해 압도적인 수의 유저를 확보할 수 있으며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더 큰 이익을 꾀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전략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모바일게임의 경우 오픈 마켓의 활성화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강화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해외 진출은 선택 아닌 필수]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엔씨소프트다. 지난 2월 15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2011년에 기록한 총 매출은 6,089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북미와 유럽, 일본 그리고 로열티까지 포함한 해외 매출은 약 2,049억으로 전체 매출의 33%에 이르는 규모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차세대 동력원으로 손꼽히는 ‘블레이드&소울’과 ‘길드워2’의 경우 중국 시장과 북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엔씨소프트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네오위즈게임즈도 눈길을 끈다. 6,67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네오위즈게임즈는 전체 매출의 54%에 달하는 3,603억 원을 해외 시장에서 거두며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런 추세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인 게임빌은 전년 대비 106% 성장한 107억 원의 해외 매출(전체 매출 426억)을 기록하며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컴투스 역시 전체 매출의 49%에 이르는 176억 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며 글로벌게임사로 발돋움 하고 있다. 국내 게임 전문가는 “해외 시장은 국내 시장에 비해 많은 유저와 다양한 취향을 보유하고 있는 빅마켓”이라며 “국내 게임의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지화의 새로운 화두는 ‘번역’]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시장 실적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현지화 작업의 중요성도 덩달아 강조되고 있다. 특히 맞춤형 시스템이나 콘텐츠 보강 등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번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수준 낮은 번역 때문에 게임 자체에 대한 해외 유저들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이 적지 않게 발생하면서 게임 텍스트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이름이나 특정 지역의 명칭, 퀘스트의 설정 등 거의 모든 게임 내 콘텐츠에 대한 번역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저명한 마켓리서치회사인 마켓츠엔마켓츠는 2010년에 1,222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였던 전세계 애니메이션 및 게임 시장은 2016년까지 두 배 이상인 2,429억 달러(약 26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
했다.


이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이 모두 번역의 비중이 높은 문화콘텐츠라는 점에 중점을 둔 조사 결과로 중동 등 특정 문화권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가들이 적극적 문화 교류를 통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의미 있는 전망으로 분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많은 국내 게임 업체들이 개발 단계에서부터 해외 수출을 위한 번역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테라’의 경우 최고 수준의 번역 업체를 통해 번역을 완수함으로서 북미 및 일본 유저들에게 현지 게임 못지않은 자연스러움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앱스토어 등이 전세계에 제약 없이 공개되면서 모바일게임의 경우에도 유저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편안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번역의 필요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 국내 게임업체들의 해외 게임 시장 진출이 가속화 되면서 해외 유저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인력 확보와 인식 개선이 핵심]
하지만 문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게임 번역을 완성시킬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수준 높은 게임 번역을 위해서는 한국어 및 서비스 국가 언어에 능통함은 물론 게임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할 경우 영어권 국가에서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전문 교육을 받은 번역사 중 게임에 대한 조예가 깊은 전문가를 찾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런 조건을 가진 전문 인력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아울러 게임 번역에 필요한 금액을 투자가 아닌 소모비용으로 생각하는 개발사들의 인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개발에 필요한 수 백 억 원의 예산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정착 게임 번역에 요구되는 최소 비용마저 아끼려 하는 행태는 가뜩이나 부족한 전문 게임 번역사들의 설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전문 게임 번역업체인 브릿지번역의 김정연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준 높은 게임 번역이 가능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타당한 비용과 복지제도를 제공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 게임번역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브릿지번역의 김정연 대표(사진)는 게임 번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업계의 적극적인 투자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김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잘 된 번역이 기본이기 때문에 게임 번역을 더 큰 성공을 위한 투자라는 업체들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게임의 해외 시장 진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많은 게임사들이 게임 번역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한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 전략이나 예산 수립 등에는 허술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사고 있다. 올바른 게임 번역이 현지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현지화 작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 많은 투자와 관심을 통해 게임 번역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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