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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엔씨소프트 최대주주 등극

  • 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12.06.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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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매출 세계 5위, 글로벌 경쟁력 확보 … 엔씨 개발력과 넥슨 자금력 환상궁합 ‘기대’
- 김택진 대표 매각 대금 용처에 업계 주목 … 시장 독과점, 단순 M&A 등 우려 목소리도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두 공룡이 힘을 합쳤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양사는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넥슨 일본법인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넥슨 일본법인(대표 최승우, 이하 넥슨)은 엔씨소프트 설립자이자 CEO인 김택진 대표로부터 엔씨소프트 주식 3,218,091주를 주당 25만원에 취득했고 총 투자 금액은 약8,045억원이다.


김택진 대표의 지분 24.7%중에서 14.7%를 획득한 넥슨 일본법인은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번 주식 매각 배경과 관련해 “게임, IT 산업의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엔씨소프트와 넥슨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파트너십으로 엔씨소프트가 가진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이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하며, 향후 많은 협업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경영권은 김택진 대표가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지분을 매각했지만, 여전히 9.9%로 2대주주로 명시돼 있고 우호지분까지 포함할 경우, 넥슨의 14.7%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해외 거대 게임사와 경쟁하기 위해서 두 회사가 힘을 합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사 모두 공식 보도자료 이외에 대표들의 멘트를 인용해, 엔씨소프트의 강점인 MORPG 개발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밝혔다.



[전 세계 5위 게임사 규모로 ‘껑충’]
당장 두 회사가 합병될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두 회사의 매출 규모를 합칠 경우, 세계 5위 게임사로 점프가 가능하다. 작년 매출 기준으로 넥슨이 1조 6천 6백억원, 엔씨소프트가 6천억원을 기록했고 이를 합산하면 2조 2천 6백억원이 된다. 이는 작년 매출 기준으로 5위를 기록한 코나미(2조 8백억원)를 앞서는 수치다. 3위를 달리고 있는 텐센트(2조 8천 3백억원)와 6천억원 정도 차이가 나지만, ‘B&S’의 론칭과 넥슨이 인수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을 추가한다면 충분히 자웅을 겨뤄볼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전히 1~2위 액티비전블리자드, EA와는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 시장의 주도권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텐센트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는 그 의미가 크다. 양사의 수장인 김정주 대표와 김택진 대표 역시 이런점을 염두에 두고 이번 지분 인수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게임 시장이 급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게임 시장 파이가 크고 규모의 경제에서 해외 게임사들에게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넥슨 일본법인 최승우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는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 간의 결합”이라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향후 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양사가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슨 한국법인 서민 대표 역시“엔씨소프트는 저희가고전하고 있는 장르에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는 회사”라며“그간 저희 식구가 됐던 회사들에서도 많은 것들을 배웠지만, 엔씨소프트는 오랜 역사와 많은 자산들을 가진 회사로서 더욱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함께할 수 있는 회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분 스와핑 가능성은 …]
이번 넥슨의 지분 인수에 대해서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너무 급작스러운 발표에 향후 행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김택진 대표의 지분 판매 대금의 사용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가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제휴라면 김택진 대표는 지분 판매 대금으로 넥슨 일본법인의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엔씨소프트 측에서는 ‘답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만약 김택진 대표가 넥슨의 지분을 인수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게임산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양사의 성장률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텐센트와 자웅을 겨뤄볼 만하고 1~2위인 액티비전블리자드, EA와 경쟁 또한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우수한 개발력과 넥슨의 탄탄한 자금력이 합쳐진다면 최고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한금융투자 최경진 연구원은 “국내 1, 2위의 회사가 힘을 합친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호재이지만, 단순 M&A절차에 지나지 않는다면 두 회사 모두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양사의 글로벌 프로젝트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빨리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 인수 이후의 양사의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략적 제휴에 걸맞는 정책들이 빨리 뒤를 이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시장 독과점 우려 목소리도 ]
넥슨의 엔씨소프트의 지분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국내 시장구조에서 두 회사가 힘을 합칠 경우, 시장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두 회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 60%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중소 게임사들은 시장 과점 형국으로 넘어갈 경우, 게임관련산업이 두 회사에 의해서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 게임사 한 CEO는 “넥슨이 결국 엔씨소프트를 인수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에 맞는 것 같다”며 “(사실일 경우) 국내 시장에서 넥슨 눈치를 보지 않고 게임사업을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책임감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공룡들의 빅딜로 덩치만 키울 것이 아니라, 사회적 회사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매출 크기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발전은 어려울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이전에 국내 게임산업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먼저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게임산업 발전에 대해서 양사가 모두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상 최대의 빅딜이 단행됐다. 아직 정확한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국내 1, 2위 업체간의 연합이 향후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어떤 돌풍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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