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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은 퀘스트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0.08.3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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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P Game Designer 존 설린
게임의 발전과 더불어 성장한 게임 요소가 바로 바로 퀘스트다. 최초의 퀘스트는 패키지 게임에서 NPC와의 교감을 통해서 시나리오를 진행시키는 요소로 활용됐다. 최근 온라인게임에서 퀘스트는 유저들의 게임플레이를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유저는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게임이 제공하는 세계관을 이해하며, 던전과 필드 곳곳으로 모험을 떠난다. 하지만, 최근 게임에서 제공하는 퀘스트의 개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NPC 머리 위의 ‘?’ 표시가 유저들에게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레벨 제한 등으로 게이머들의 자유도를 떨어트리는 요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기분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과거 콘솔 게임에서 가장 중시했던 게임요소는 자유도다. 유저가 주어지는 시나리오를 일방적으로 수행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역으로의 이동이 자유롭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게임들이 흥행을 기록했다.


처음 온라인게임에 유저들이 광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 같은 자유도 때문이었다. 자신의 노력으로 레벨업을 하고 더욱 나만의 장비를 맞추고 더욱 강력한 몬스터를 잡는 등 유저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 CCP Game Designer 존 설린


퀘스트와 레벨 디자인의 합리적인 결합이라고 평가받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후, 퀘스트는 게임의 재미를 오히려 감소시키는 부작용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조건 많은 양의 퀘스트를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정석처럼 자리 잡았다. 할 일은 많아졌지만, 정작 퀘스트를 통한 즐거움은 반감되고 있어 보인다. 개발자들에게 퀘스트는 불편한 존재다. 적으면 콘텐츠가 없다고 평가받고, 많으면 복잡하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프로젝트 팀원들은 퀘스트의 의미를 다시 부여하고 있다. 퀘스트는 튜토리얼 기능을 주로하며, 유저들에게 게임의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것 이외에는 그 어떤 역할도 하지 않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대신, 유저들이 퀘스트를 만들어 다른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퀘스트의 새로운 형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바보같이 게임이 제공하는 퀘스트를 수동적으로 받아서 진행하고 정해진 보상을 받는 것에서 벗어나 보상을 조율하고 합리적인 수행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게 될 것이다.


유저들은 원한다. 자신의 상상력과 행동을 제한하는 바보같은 퀘스트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퀘스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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