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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로 불안한 현실 ‘게임은 나홀로 천국’

  • 동남아 책임기자 민병기
  • 입력 2010.05.0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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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불안 속 도피 수단으로 게임 이용자 급증 … 일시적 호황일 뿐 시위대 반감 우려 경계 필요


태국 반정부 시위로 인한 파장이 게임업계까지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태국은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군과의 유혈 충돌로 정세가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주식 시장은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주요 산업인 관광 사업마저 외국인의 방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반면, 이번 사태로 인해 게임업계는 예상치 못한 호황을 누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지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태국 정세에 고통 받는 시민들이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온라인게임과 같은 가상현실을 통해 보상을 받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이같은 상황을 분석했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태국의 기득권 측과  탁신 전 수상 측 간에 큰 마찰이 일어나 방콕 중심가에 빨간 셔츠를 입은 탁신 측 시위대가 연일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심화 됐다. 태국 시민들은 유혈 충동으로까지 번진 시국에 불안해하는 한편, 방콕 시내 생활권 사람들은 외부 출입까지 삼가고 있는 모습이다.



▲ 태국 반정부 시위대는 빨간 셔츠를 입고 연일 방콕 시내를 점거하며 정부군과 대치중이다


[국민 정서 불안 ‘게임으로 일탈’ 현상]
흥미로운 점은 이같은 상황에서 온라인게임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간 신규 온라인게임 유저의 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유력 게임미디어인 퓨처게이머는 ‘라그나로크’, ‘팡야’, ‘포인트 블랭크’ 등의 온라인게임에서 전 달 대비 신규 유저수가 약 13~16% 이상 상승한 것으로 파악했다.


여기에 동시접속자 수치도 약 20~25% 가량 올랐다는 기록이다.


특히 태국 경제 사정 악화로 인해 외식, 레저 등 외부 소비가 줄어들고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여가의 대체 수단으로 사람들이 온라인게임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청소년들의 PC방 이용 시간도 평균 한 시간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더욱이 유순한 성품의 태국 시민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게임 속 가상현실에 대한 몰입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의 설명이다.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관련 부처와 기관들은 이번 정치 사태에 아쉬운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게임발전의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시민들의 외부 출입이 줄어들면서 실내 여가 활용 수단으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태국의 인터넷 카페 모습


[현 시위 참가자 ‘현실 외면’ 비난 표출]
그러나 비상사태 기간의 온라인게임 유저 급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시위 홍보 전담 팀의 일원인 니껀 수찬트라 씨는 “태국의 민주화가 되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로 일부 시민들이 목숨을 바쳐 시위하는데 자기와 상관없다는 안일한 태도를 갖는 것은 나라에 대한 배신”이라며 큰 불만을 표시했다.


또한 치앙마이에서 온 시위 참가자 요드 씨도 “시위에 우리 아들도 데리고 나오기로 했는데 아침에 아프다는 핑계로 집에서 쉬고 있다. 아마 집에서 몰래 게임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 놓았다.


이처럼 시위 참여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할 경우 게임업계로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게임 산업의 관련부처와 그렇지 않은 정부 세력 간의 정치적 갈등도 무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일부 게임업체에서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게임마케팅이나 이벤트를 자제하고 유저들이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의 게임 정세를 내다보고 이에 따른 대비책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해 향후 태국 게임시장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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