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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하우스] 한벌에 천만원? "흘린 땀에 비하면 싼거죠"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8.09.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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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웹젠 등 게임 의상 제작 … 꾸준한 기술개발과 노하우 축적이  장수 비결


국내 게임 행사용 의상은 4명이 만든다. 국내 유일의 게임전문 특수의상 제작업체 제이하우스에 근무하는 직원이 4명이기 때문이다. 제이하우스는 지난 8년간 엔씨소프트, 웹젠, 게임하이, 위메이드 등 굴지의 국내 게임업체들과 계약해 게임 의상을 제작했다. 업체별로 1년에 3-4건, 지금까지 100여벌을 훌쩍 넘는 의상을 제작한 셈이다, 이러한 노하우가 인정받아 이제는 국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에 그들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이하우스는 지난 2000년 영화용 특수 의상을 제작하기 위해 설립됐다. 해당 분야에 빠져있던 청년들이 직업으로 삼고 싶어서였다. 당시 국내 특수의상 제작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영구아트무비가 이름이 있었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뜻을 이루기도 전에 문을 닫았다. 이후 가뭄에 콩나듯 특수제작업체들이 설립됐지만, 그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이하우스는 살아남았다. 게임 의상을 제작하는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8년간 쌓아온 노하우
제이하우스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의상을 제작하면서 게임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당시 혈기로만 가득 차 있었던 제이하우스의 일원들은 실제 의상 제작에서 난관에 봉착해야 했다. 게임 속의 캐릭터들이 철판 갑옷과 가죽갑옷을 주로 입는데, 실제로 같은 재질을 사용해 의상을 제작할 경우 모델들은 한발자국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의상을 입어야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모델로 서는 인물들은 대다수가 여성이다. 움직이기는 고사하고 서있기 조차 힘들 것이 뻔했다. 이에 따라 반드시 다른 재질로 의상을 제작해야 했다. 우레탄, 실리콘 등 별의별 재료를 동원해 실험을 감행한 결과 무게를 확연히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질감이라는 문제가 남았다. 철판의 느낌을 살리는 것은 고사하고 채색조차 쉽게 되지 않은 재료가 허다했다. 이 역시 건축용 도로나 애나멜, 락카 등 수많은 재료를 섞어가면서 실험을 거듭했다. 그렇게 수개월을 보내고 나서야 이들은 겨우 원하는 의상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도 같은 문제는 반복됐다. 게임의 특색에 따라 원하는 재질과 색감이 모두 달랐기 때문이다. 일례로 ‘창천’의상은 수백명의 병사를 맞아 싸우는 캐릭터들이므로 보다 거칠고 강한 느낌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의상을 제작하면서 특정 부위의 질감을 떨어뜨리도록 덧칠을 한다거나 심하게 마찰시켜 질감을 형성했다. 또, ‘뮤’의 경우는 보다 깔끔하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광택을 내는데 집중했다. 이렇듯 게임의 분위기를 철저히 살리는 과정에서 그들만의 노하우가 쌓였고, 그 결과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게 됐다.


외로운 1인자의 길
8년간 해당 작업을 반복한 결과 제이하우스는 웬만한 의상은 큰 어려움 없이 제작해 낼 수 있다고 한다. 오히려 김재형 제이하우스 대표는 “최근에는 판타지 캐릭터들이 대세를 이루다 보니 비슷한 캐릭터를 작업하게 돼 약간은 실증이 난다”며 “SF물 등,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지만 아직 그런 캐릭터는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유일무이한 업계 1인자를 고수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은 도전에 목마르다. 심지어 김재형 대표는 같이 경쟁할 수 있는 업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슬며시 의중을 내비칠 정도다. 각 업체들이 서로 다른 방식을 써서 제작을 하고, 또 상대방의 제품에 대해 자극받으면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제작공정 



▲ 틀제작



▲ 크기조율



▲ 세부장식조율



▲ 완성품


특히 이들의 고민은 제작단가가 높아 이에 대한 리스크 해소를 같이 연구할 업체가 필요하다는데 있다. 제이하우스 조경일 기획실장에 따르면 제이하우스는 한 벌당 평균 1천만원 선에 작품을 제작한다. 이는 일반인은 물론 중소기업 조차도 제작을 의뢰하기가 쉽지 않은 단가다. 따라서 따라서 특정 업체와의 계약만 지속될 뿐, 신규 고객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리스크를 여러 업체가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해나가는 구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신규 업체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제이하우스가 대부분의 기업들을 독점하고 있고, 일부 개인 제작자들이 있다고 하지만 제품의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어서 기업 단위의 계약은 진행키 어렵다. 따라서 제이하우스는 다른 방식으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재형대표는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부 공정을 기계로 진행하는 방안을 얀구하고 있다”며 “원가 절감을 통해 업체는 물론 일반인에도 보급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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