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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천’리그 우승팀 무명 군벌] ‘황충’못지않은 노장 군벌의 저력 보여줘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8.09.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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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30대 후반으로 구성 … 냉철한 분석과 전략이 승리의 비결


“노장은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우승할 뿐이다(?)”
지난 8월 23일열린 위메이드 ‘창천’리그 결승전에서 일대 파란이 일어났다. ‘창천’대련의 최강팀이라 불리던 적월선봉대가 패배한 것. 승리의 주인공은 삼고초려 서버의 ‘무명’팀이다. 이들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내용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2경기에서 허무하게 패배한 군벌장 팽동현(28, 아이디 Fang)선수가 4경기에서 뒷심을 발휘, 게임을 승리로 이끌어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하지만 이들의 경이로움은 경기 직후에 나타났다. 시상대에 오른 팀원들의 평균 연령이 30대를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게임 대회에서 30대 팀이 우승을 차지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회사일, 가족일로 바쁜 가장들이 연습시간이 날 리가 만무하다. 게다가 뛰어난 컨트롤능력이 요구되는 ‘창천’과 같은 게임에서는 반응속도와 순발력에서 차이를 보이는 1~20대 유저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마음 비우고 대회 참여
사실 무명 길드는 크게 유명한 이들이 아니다. ‘창천’의 삼고초려 서버 위나라 소속 군벌로, 대외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 상에서도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주로 지휘를 한다거나, 밀리는 전장에 참여하면서 판세를 바꿔놓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군벌 자체에도 ‘화려함’보다는 ‘낮설음’이 이들을 대변한다는 것이 주위의 반응이다. 무명 군벌도 우승보다는 단지 즐기자는 자원에서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한다. 팽 군벌장은 “‘창천’최고의 실력자들이 모이는데 그들과 함께 겨루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라며 “우승을 바라기보다는 그저 즐기는것에 주력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적 군벌들 또한 무명길드가 참가할것을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전력분석이 늦게 시작됐고,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준 것이다.



실력의 비결은 끊임없는 토론
하지만 그들의 실력만큼은 단순히 즐기자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일사분란한 움직임, 적재 적소에 사용되는 전략, 뛰어난 컨트롤 능력. 마치 프로게이머의 그것을 연상케 했다. 그 비결을 묻자 팽 팀장은 길드원 끼리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전략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평상시 그들의 플레이가 시간이 짧은 대신 실력자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특히 다수를 대상으로 길드원들이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손발을 맞추는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고 팽 팀장은 말했다. 물론 무명 군벌이 무조건 승리하지만은 않는다. 이에 따라 내부적인 분란이 일어나기도 하고  분위기가 나빠지기도 하지만 이를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팽 팀장의 노하우다. 팽 팀장은 “패배의 원인을 냉정히 판단하고, 이를 분석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군벌 자체가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차분히 이야기하면서 반성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끊임없는 수정을 거친 결과 뛰어난 실력을 가진 길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2회 연속 우승도 문제 없다
단지 소설 ‘삼국지’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창천’을 플레이하게 됐고, 게임의 매력에 사로잡힌 이들이 같이 모여 전쟁과 대련을 즐기게 됐다. 20대중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이들이 모이는 바람에 우승까지 할 수 있는 전력으로 탄생했다. 그리고 그 다음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전략상의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군벌원들이 결혼과 임신 등으로 전력에서 제외될 사태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 연령 길드의 단점인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없다고 팽 팀장은 공언했다. 이제는 단순히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팽 팀장은 “지금은 우승기념 토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라며 “다음번 대회에는 좀 더 뛰어난 전략과 전술로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전력누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했던것 처럼 열심히, 또 재미있게 현습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한발 더 나아가“전 세계를 호령하는 길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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