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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는 마케팅 수단 아닌 문화로 정착시켜야”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2.09.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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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e스포츠 관전문화 발전 체감 … 매출 수단보다 유저 소통 창구로 여겨야


“ 경기 직전 ‘방송 십초 전’이라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그 멘트를 관람객 들이 함께 외쳐 준다. 경기가 끝나면 어떤 팬들은 좋은 공연을 본 것처럼 기립박수를 칠 정도다. 그분들로 인해 e스포츠관전문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느낀다.”


“이거 아니면 큰 일 날 뻔했죠” 한 e스포츠 관계자가 ‘리그 오브 레전드’를 두고 사석에서  내뱉은 말이다. 그의 말대로 요즘 ‘리그 오브 레전드’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시장에서도 가뭄에 단비가 내린 것 같은 활기를 전해주고 있다. 지난 9월 8일 진행된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 서머 2012’결승전에서도 이러한 열기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결승전을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에 바글바글 모여든 e스포츠 팬들, 경기가 중계되는 TV 앞에서,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리그를 관람하는 이들까지 모든 팬들의 행동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도대체 이 게임의 어떠한 매력이 우리나라 플레이어, 그리고 e스포츠 팬들을 사로잡게 했을까.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서 e스포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최영우 팀장을 만나 그가 실감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 그리고 흥행 비결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2004년부터 한국e스포츠협회 사업기획국에서 활동한 최영우 팀장은 e스포츠 분야에 있어 둘째라면 서운할 정도의 전문가다. ‘스타크래프트’로 국내 e스포츠가 활화산처럼 폭발하던 그 시절부터 점차 사양길을 걷던 암흑기,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로 다시 반등하고 있는 현 시점까지 최 팀장은 e스포츠의 명암을 고스란히 목격하고, 현장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다.



▲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최영우 e스포츠 팀장


-기자: 우선 지난 9월 8일 치러진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 서머 2012’에 관한 소감을 부탁한다
-최영우 팀장(최 팀장):
스프링 리그와 마찬가지로 워낙 많은 분들이 시즌 내내 호응해주셔서 성황리에 마무리 될 수 있었다. 멀리서 와준 디그니타스, 나비 같은 해외 팀들이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도 기량이 성장,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진행된 것 같다.


-기자: 이번에는 유료 티켓을 판매한 부분이 눈에 띈다
-최 팀장:
‘리그 오브 레전드’리그에서는 팬 여러분이 결승전이나 주요 경기를 보기 위해 전날 밤부터 고생하셨다. 때문에 이번에는 편의를 제공해드리고자 유료 예약을 시도했다. 반응도 좋았다. 유료 티켓은 조기 완판 됐고 추가로 판매한 것도 결승 며칠 전부터 매진됐다. 사실 이 부분은 온게임넷에서 추진할 때 많은 고민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스타리그에서도팬 여러분이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은 큰 고민거리였다. 심할 경우 경기 전날 자정부터 줄을 서서 24시간 뙤약볕에 대기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런 걱정들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기자: 이번 서머리그를 금년 상반기 진행됐던 스프링 리그와 비교해 평가 한다면 어떠한가
-최 팀장:
요즘은 텔레비전 밖에서도 우리 리그를 시청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에서도 티빙을 많이 이용하시는 만큼, 그에 대한 점유율로 시청률 가치를 함께 평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체 티빙의 모든 채널에서 동시간대 시청 점유율 30%를 유지하고 있다.


공중파도 그 정도는 안되는 것으로 들은 만큼 상당히 높은 수치다. 비공식적인 집계와 공중파까지 포함하면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장에 오신 분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에피소드를 말씀 드리면 방송 직전에 방송 십초 전이라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그 멘트를 관람객 분들이 다 따라하시더라.


시작하면 박수치시고, 끝나고 나면 어떤 팬들은 좋은 공연을 보신 것처럼 기립박수도 쳐주기도 하셨다. 너무나 놀랐고 감사드리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끝날때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고 이들 덕에 e스포츠 관전문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느낀다.



-기자: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뿐만 아니라 국내외 많은 작품들이 e스포츠리그를 꿈꾸거나 준비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e스포츠 시장에서 성공 가능한 게임을 꼽아본다면 어떤가
-최 팀장:
사실 다른 게임을 언급하기 전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e스포츠화 하면서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가 e스포츠 시장서 활성화될 여지를 가지고 있는데 기존의 시각에서만 바라봤던 것 같다. 일단 특정 게임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인 것 같다.


다만 많은 종목들이 잘돼서 e스포츠 시장이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스포츠 시장 자체가 커져야 우리 ‘리그 오브 레전드’도 더욱 열기를 띌 것으로 생각한다. 가령 예전에도 e스포츠 시장에는 ‘카운터스트라이크’나 ‘워3’, ‘스페셜포스’, ‘카트라이더’같은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e스포츠라는 테두리 내에서 같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다른 게임과 함께 발전했으면 하는 생각이며 항상 응원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e스포츠라는 코드를 마케팅으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시다. ‘e스포츠까지 했는데 왜 효과가 이것 밖에 안 나와’라는 반응을 보이시는 분들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바라신다.


사실 아시다시피 e스포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저와 호흡하기 위한 창구이고,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봐야 한다. e스포츠를 했다고 해서 만짜리 동접게임이 십만이 되고, 백만이 되지는 않는다. e스포츠와 게임의 흥행은 장기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의 e스포츠에 대해서 본사 관계자의 반응은 어떠한가
-최 팀장:
출장 스케줄 상 한국 일정이 없을 때에도 경기를 보기 위해 관계자분들이 들리기도 한다. 사실 회사를 옮기고 나서 당혹스러운적도 있었다. 보통의 회사라면 일단 어떠한 사업 아이디어를 냈을 때 매출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 여기서는 무슨 아이디어를 내고 나면, 본사 관계자들의 첫 질문이 ‘그럼 팬들이 좋아할까요’라는 질문이었다. 나로서는 충격이었다. 이러한 부분들이 나 자신에게 너무나 신선했고, 이 회사를 재미있게 다니는 계기가 됐다. 또한 이러한 배경 때문에 더자신 있게 e스포츠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자: 다음 시즌 계획은?
-최 팀장:
일단 향후 프로세스는 오는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되는 월드챔피언십 한국 국가 대표 선발전에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다.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보여서 세계적인 선수들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한국 선수들이 곧 한국 e스포츠의 브랜드다. 또한 우리 선수들이 외국 선수에 비해 늦게 활동했다는 이미지 때문에 미국 선수가, 혹은 유럽 분들이 더 잘하지는 않느냐고 물으시는데,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좋은 기량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다음 시즌에 대해서는 좀 더 다양한 사업과 콘텐츠를 가지고 팬 분들께 선물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프로팀을 위한 리그뿐만 아니라 편하게 즐기는 아마추어, 프로를 지향하는 아마추어 등 각계각층을 위해 다양하게 참여 가능한 캐주얼한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많은 기대 바란다.


[최영우 팀장 프로필]
● 2011년 ~ 현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e스포츠 팀장
● 2007년 ~ 2011년 위메이드 폭스 프로게임단 사무국장 / 위메이드 e스포츠 팀장
● 2004년 ~ 2007년 (사)한국e스포츠협회 사업기획국
● 충남대학교 전기공학과 졸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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