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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게임 독립’의 절대 조건, ‘대중성확보’와 ‘국산웹게임’절실

- 비약적 발전 불구하고 비주류 장르 저평가 … 유저층 확대 및 중국 일색 극복 급선무

  • 정광연 기자 peterbreak@khplus.kr
  • 입력 2012.11.29 10:27
  • 수정 2012.11.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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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에서 선정한 ‘브랜드파워 10대 게임’의 이름을 올린 작품들의 면모는 화려하다. 대작 MMORPG의 자존심을 지킨 ‘블레이드&소울’을 필두로 ‘리그오브레전드’, ‘크로스파이어’, ‘디아블로3’, ‘모두의 마블’등이 온라인게임의 건재함을 과시했고 ‘애니팡’, ‘아이러브커피’, ‘타이니팜’, ‘룰더스카이’, ‘캔디팡’등도 선정되며 모바일게임 열풍을 방증했다.

하지만 이 화려한 잔치에 웹게임은 단 한편의 작품도 초대받지 못했다. 웹게임은 올 한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기술력 발전에 힘입어 온라인게임 부럽지 않은 완성도를 구현했고 풀 3D 정도는 더 이상 놀라운 도전이 아닐정도로 그래픽을 강화했다.

 

무엇보다 콘텐츠의 수준을 크게 올린 덕분에 장기 흥행에 성공하는 웹게임들이 속속 등장, ‘장수 웹게임’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러나 이런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웹게임은 게임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지 못하며 여전히 온라인게임의 세부 카테고리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웹게임은 여전히 주류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본 기획에서는 다각적인 시장 분석과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국내 웹게임 시장이 직면한 한계와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저평가된 웹게임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2012 대한민국 게임백서’다.

게임백서에서는 2011년 기준으로 온라인게임 6조 2,369억 원, 모바일게임 4,236억 원, 비디오게임 2,684억 원, 아케이드게임 736억 원, PC게임 96억 원 등으로 시장 규모를 평가하며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웹게임의 모습은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독립적인 게임 장르가 아닌 온라인게임의 아류 정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능가하는 완성도 확보]
한때 웹게임은 전략 시뮬레이션 일변도와 단순한 플레이 스타일, 그리고 조잡한 그래픽을 가진 수준낮은 게임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는 웹게임의 ‘과거사’에 불과하다. 지금의 웹게임은 전략에서 실시간, 턴제, MO, MMO 심지어 스포츠 장르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영역을 확보할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게다가 방대한 콘텐츠 제작과 지속적인 업데이트까지 무리없이 선보이며 ‘클라이언트 다운로드가 필요없는 온라인게임’이라는 타이틀을 확고히 한다. 덕분에 한때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면 웹게임의 수명 또한 1년 정도는 가볍게 넘어서고 있다.

 
▲ 올 해 최고의 웹게임으로 손 꼽히는 ‘신선도’. 현재 50개가 넘는 서버를 운용할 만큼 온라인게임 못지 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올해 최고의 웹게임으로 평가받는 ‘신선도’의 경우 정식서비스 이후 반년이 넘는 기간동안 온라인게임 종합 차트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운용서버만 50대, 전체 가입유저는 80만 이상으로 추정될 정도로 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온라인게임 못지 않은 장기집권이 가능하리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최근에는 웹게임 시장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2010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열혈삼국’의 후계자를 자처한 ‘열혈삼국2’처럼 ‘시리즈 웹게임’이 등장하기도 했고 ‘풍운삼국’과 ‘삼국지를 품다’등은 모바일과 웹 브라우저를 넘나들며 ‘하이브리드 웹게임’의 탄생을 공식화 했다. 적어도 기술적인 부분이나 규모적인 측면에서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뒤를 이을 제3의 게임 장르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저평가 요인은 ‘저레벨 외면’와 ‘중국 일변도’]
그렇다면 왜 웹게임은 이런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온라인게임의 아류 쯤으로 치부되고 있는 걸까. 업계 전문가들은 고레벨 유저들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서비스 전략과 중국산 웹게임의 지나친 독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한다. 올해 인기를 끈 웹게임들은 다수의 유저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으로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모객 이후의 서브 마케팅 및 콘텐츠 수급은 소수의 고레벨 유저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일부 상위 유저들이 전체 매출의 상당수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웹게임은 서비스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고레벨과 저레벨 유저 사이의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며 이는 곧 지속적인 인기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한다.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 많은 라이트 유저들에게 외면을 받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웹게임의 경우 온라인게임보다 더욱 심각한 유저간 ARPU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웹게임들의 지나친 ‘저레벨 외면’정책은 시장 전체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 수입된 게임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저평가를 초래하는 요인이다. 최근 공개된 ‘삼국지를 품다’처럼 국산 웹게임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저렴한 가격과 빠른 콘텐츠 생산력을 앞세운 중국산 웹게임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지원군’이 전무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중국산 웹게임들은 개발사와 퍼블리셔간의 즉각적인 소통이 어려워 유저친화적인 운영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고 목표 수익을 달성하면 사실상 ‘먹튀’를 감행하는 경우도 있어 웹게임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무너뜨리고 있다.

[대중성 확보 및 국산 웹게임 등장 필요]
전문가들은 웹게임이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고레벨 중심의 업데이트 및 서비스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위 유저를 기준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는 높은 매출을 담보할 수는 있겠지만 대중성 확보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웹게임은 일부 하드코어 유저들만 즐기는 게임이라는 편견을 야기해 스스로 시장의 확장성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게임 시장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매출 이전에 더 넓고 다양한 유저층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매출을 앞세운 서비스는 게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수준높은 국산 웹게임의 등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 ‘메이저’웹게임을 위해서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국산 명작 웹게임의 등장이 시급하다. 사진은 유무선 연동을 구현한 ‘삼국지를 품다’의 게임화면

제 아무리 웹게임 시장이 성장한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중국산 웹게임의 점유율이 너무 높다면 결국 유저들 입장에서는 ‘남의 잔치’라는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한국산 명작 웹게임이 자주 등장해야지만 웹게임을 또 하나의 게임 장르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히 모바일연동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웹게임’을 보다 강화해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유저 모두를 유혹하는 신작을 선보인다면 중국산 웹게임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끈다. 웹게임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뛰어난 콘텐츠와 유저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웹게임만의 매력을 확보한만큼 국내 게임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기 위한 웹게임 업계의 결단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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