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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콕콕-마계촌 온라인] 다시 만난 최강 팬티 용사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3.02.18 11:20
  • 수정 2013.02.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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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머와 위트 가득한 횡스크롤 액션RPG
- 하나씩 알아가도록 만든 재미 돋보여

사실은 무척 애매한 게임이었다. 잇따른 CBT에서 천명대가 넘는 동시접속자수와 높은 잔존율을 기록했지만 워낙 힘든 시장 환경 탓에 경영진도 사업팀도 개발사도 반신반의 였다. 모바일게임들이 대박 나는 시장 상황에 ‘아키에이지’와 ‘리그오브레전드’가 난다 긴다 활약 하고 있어 불안감은 더 커졌다. 이런 시장에서 신작 게임을 론칭하는 것은 그 누구도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일이다. 그리고 CJ E&M은 마치 ‘마계촌 온라인’에 미련이 없는 양 게임을 공개해 버렸다. 내부 조직 개편이야기가 나오던 시기여서 불안감은 더 컸다. 그런데 이게 대박이 났다. 수만 동시접속자들이 모여 서버가 수시로 터지고, 게시판은 운영팀이 대응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글들이 줄을 이었다. 오픈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현재 유력한 다크호스로 급부상 하는 분위기다. 과연 무슨 이유에서 일까.

‘마계촌 온라인’은 시드나인 게임즈가 개발하고 CJ E&M넷마블이 퍼블리싱한 신작 온라인게임이다. 원작 ‘마계촌’을 바탕으로 네임 밸류와 분위기, 콘셉트를 빌려왔을 뿐 사실은 원작과는 다른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캡콤과 공조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시드나인 게임즈가 대부분 요소들을 자체 개발하고 수정했다. 개발 과정에서 원작의 액션성에 RPG를 결합해 거의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해 시장에 공개됐다.

국내 유저 입맛에 맞게 각색
‘마계촌 온라인’은 호텔 조리사가 끓인 인스턴트 라면과 같은 느낌이다.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은 ‘던전 앤 파이터’가 보여준 게임 시스템과 ‘루니아 전기’에서 보여준 콤보 및 액션성을 연상케 한다. 인터페이스와 조작 방식, 캐릭터 스킬만 쭉 훑어봐도 냄새를 지우기 어렵다. 그런데 막상 플레이 해 보면 느낌이 다르다. 누구나 알고 있는 같은 재료로 만드는데 맛이 다르다. 기존 시스템을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해 발전시키고자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3D전투 방식과 타격감 액션 방식 등을 놓고 보면 사실 ‘루니아 전기’가 연상된다. 타격을 받은 캐릭터가 뒤로 밀리는 느낌이나, 공중에 뜨는 타이밍과 방식이 비슷한 느낌을 준다. 다른 점이라면 몬스터들의 접근 방식과 액션이다. 주로 앞쪽에서 우르르 몰려 나오는 루니아 전기와는 달리 상, 하, 좌, 우 곳곳에서 몬스터들이 몰려 나온다. 이들을 적절히 피해가면서 한 곳에 몰아 넣고 콤보를 넣어 몰아 잡는 방식이 가장 큰 차별화다.

▲‘신 마계촌’에 등장하면서 반향을 일으켰던 황금갑옷 시스템도 그대로 구현돼 있다

기존 게임들이 턱 없이 낮은 난이도 대신 몬스터의 체력을 강하게 해 난이도 조절을 했다면, ‘마계촌 온라인’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몬스터들의 출현 타이밍과 등장 조건, 방식 등에 철저한 연구를 거쳐 차별화 요소로 기획했다.
과거 연이어 등장했던 횡스크롤 액션 RPG들이 ‘던전 앤 파이터’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가는데 집착했다면, ‘마계촌 온라인’은 이미 존재했지만 마법에 걸린 듯 깜빡하고 있었던 차이점을 뽑아내 그대로 적용시켜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아 이거였구나’ 절로 탄성이 나온다.

추격자 김칠복씨의 활약

노년용사 김칠복씨는 ‘마계촌 온라인’운영팀 중 한사람이다. 정체모를 아이디로 등장해 항상 유저들을 웃긴다. 과거 역사속 인물인양 이야기하고 행동한다. 공지사항도 독특하다. 특히 실제 운영에서 이들의 행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모든 게시물에 댓글 달기를 목표로 게시글 응대를 하고, 쓸 데 없는 한줄 글을 남겨도 개그로 받아치면서 게시글을 읽히게 만든다.
덕분에 자유게시판에서 유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게되는 근본 원인이 됐다. 곳곳에서 불쑥 나타나 난데 없는 개그를 하고 사라지는 운영팀의 역할 탓에 자칫 험악할 수도 있는 게시판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서비스가 아닐 수 없다.

수준급 배경그래픽과 캐릭터 원화
또 다른 차별화 요소는 배경 그래픽과 몬스터들이다. 카툰렌더링풍으로 개발된데다가 좀처럼 보기 힘든 색감들이 대거 적용된 그래픽은 손에 꼽을 만한 퀄리티다. 공동 묘지와 같이 어두운 장면에서도 ‘어둡다’, ‘으시시하다’는 느낌 보다는 신선하다는 느낌이 먼저 와 닿는다’ 팔을 휘저으면서 달려드는 좀비의 액션이나, 뒤따르는 몬스터들의 움직임도 개발사의 위트가 묻어 난다. 다분히 진지하고 하드코어한 성향이 짙었던 원작의 느낌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래픽적 요소에서 차별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 디테일한 배경 묘사와 함께 보스 몬스터의 액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장면이 인상적이다

특히 몬스터들과 배경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비슷한 색감의 컬러들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빛의 강약 조절을 통해 배경과 어울리면서도 튀어 보이는 색 선정은 디자인팀 간의 유기적인 호홉이 없이는 불가능한 요소들이다.
굳이 옥의 티를 꼽자면 캐릭터 그래픽을 들 수 있다. ‘토치 라이트’나 ‘아케인 레전드’등에서 본 듯한 캐릭터들이 줄지어 서있는데, 개인별 미적 감각에 따라 캐릭터 생김새가 천차만별로 갈린다.  어색한 조합을 걸러내지 않아서 발생한 일로 보인다. 차라리 마을에 등장하는 대장장이 캐릭터 ‘메르네’와 같은 예시 캐릭터들을 주고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커스터마이징을 했다면 더 나은 그래픽이 될 수 있었을 듯하다.

깨알 같은 재미 요소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신경쓰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곳에 ‘숨겨진 요소’들이 다수 등장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스테이지1에서 지하에 숨겨진 비밀방을 들 수 있다. 묘지 사이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숨겨진 비밀방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보물상자와 리트를 추가로 수집할 수 있다. 무작정 몬스터를 잡으며 앞으로 돌격하면 볼 수 없기에 게임을 보다 신중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요소다. 특히 타 게임의 경우 게임 플레이 화면 상에 미니맵이 보여, ‘숨겨진 요소’라기 보다 ‘가기 귀찮은 방’이 되어버리는 반면에 ‘마계촌 온라인’에서는 꼼꼼히 ‘탐험’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면서 유저간 노하우에 차별화를 두고 있다.

▲ 곳곳에 숨어 있는 비밀방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상적인 측면에서도 차이는 있다. ‘로또’처럼 보상을 선택한 뒤 당첨되면 다음 보상을 또 여는 식으로 최대 다섯개까지 한자리에서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나오는 장비들을 거래하거나, 조합을 통해 더 강한 장비로 만들 수 있다. 때문에 다음 던전을 돌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구조다. 많은 아이템을 획득한 유저도, 적은 아이템을 획득한 유저도 평균적으로 3개 이상 아이템을 획득하기 때문에 꾸준히 던전에 도전하게 되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상용화 이후가 고비
게임 자체는 분명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배낭 확장이나 피로도 구매 등 게임 내 경제 구조에 대한 연구와 함께 상용화 이후 사용될 콘텐츠에 대한 연구도 충분히 돼 있다. 문제는 이후 콘텐츠의 소모 속도와 유지 정도다. 최대 레벨 30선인 지금 이미 콘텐츠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유저들이 다수 있어 벌써부터 한계가 보인다. 타 클래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신규 캐릭터를 만든다 할지라도 상용화까지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다. 

▲ 악마에게 납치당한 공주. 이번에는 기필코 구하고 말겠다

CJ E&M퍼블리싱 팀이 항상 다음과 그 다음을 준비해놓고 게임을 론칭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가능할지 의문이다. 론칭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만레벨 캐릭터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여 이 부담이 더 클 전망이다. 상용화 시점과 이와 함께 공개될 콘텐츠를 선보일 타이밍이 애매한 시점이다. 또, 전반적인 콘텐츠 퀄리티가 높기 때문에 추후 업데이트도 녹록치 않다. 또한 모든 게임의 백미인 PvP콘텐츠 도입이 미지수다. 때문에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어려운 게임으로 보인다.

오락실의 끝판왕, 이번에는 클리어 해볼까
오랜만에 잘 만들어진 캐주얼 게임을 보게 돼 감회가 새롭다.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준 작품이기에 고맙기까지 하다. 과거 추억 속에서 항상 ‘괴물 같은 난이도’에다가 ‘동전 잡아먹는 게임’을 ‘마계촌 온라인’으로 무료 플레이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는 듯 하다. 이번 만큼은 마왕을 무찌르고 공주를 구해볼 생각이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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