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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의원 “e스포츠 종주국 ‘힐링 리더십’ 이 필요한 때”

디지털시대 스포츠 ‘게임’, 가족 여가문화 정착 약속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3.03.21 11:37
  • 수정 2013.03.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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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국 e스포츠협회 전병헌 회장)

‘게임계 잔다르크, 게임인의 수호신…그리고 e스포츠 구원투수.’
이는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에게 언론이 붙인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게임업계가 사회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으로 뭇매를 맞는 동안, 줄곧 한목소리로 강압 규제 반대와 인식 개선을 외친 정치인이다.
업계 종사자들이 전 의원을 통해 비로소 ‘힐링’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예외는 아니다. 자칫 게임에 보수적인, 유권자가 훨씬 많은 중년세대의 표심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의 입장은 명확했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겠다는 의지다.
그리고 올해는 그 활약을 조금 더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지난 2월 초, 전병헌 의원은 한국e스포츠협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이지만, 관련업계는 정치권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눈치다. 그의 취임에 이어 여당 출신 남경필 의원도 게임산업협회장으로 추대된 까닭이다.
여야 중진의원의 합세가 게임업계에 훈풍을 몰고 올 지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법도 하지만, 전 회장의 얼굴에선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미 머릿속에 ‘로직(logic)’을 만들어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을 변화시킬 준비가 됐다는 각오다.

 
국회의원이 아닌 한국e스포츠협회 수장으로 만난 전병헌 회장의 인터뷰는 한마디로 속 시원했다. 자신에게 붙여진 수식어를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좋다’는 짧은 소감과 함께 너털웃음을 지었다.
게임정책을 개선하려는 그의 노력에 대해서는 ‘나는 룰의 파괴자’라는 다소 거친(?) 표현으로 개혁의 의지가 분명함을 확인했다. 특히 e스포츠에 관해서는 ‘게임은 이미 스포츠다’라는 정의를 내려 눈길을 끌었다.

정부 지원 예산 최대한 끌어올 것
“게임은 남녀노소,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국내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 산업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어요. e스포츠와 게임은 상호보완적 관계이고, 이것이 유지될 때 그 생명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가 e스포츠협회를 맡게 된 것도 이같은 생각의 일환이다. 게임은 함께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확대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에도 e스포츠를 통해 게임에 대한 인식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실제 전 회장은 취임식 당일 정부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겠다는 약속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굴욕적이게도 현재 정부에서 성장성을 높게 보는 게임 관련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문화부 지원 예산은 ‘0(제로)’에 가깝다. e스포츠에 경우 작년 국회에서 ‘이스포츠(전자스포츠)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22억 원 가량의 사업 예산이 책정됐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병헌 회장은 올해 예산 편성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정부 예산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미국과 같은 e스포츠 후발국가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도 정부 지원은 필수입니다. 문화부와의 공감대 형성은 이미 완료된 상황이니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요.”
이어 그는 최근 남경필 의원이 게임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한 것만 해도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면서 국회에서도 e스포츠와 게임 등 미래 글로벌 콘텐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e스포츠, 보편적 인식 확산이 ‘필수과제’
사실 e스포츠협회는 생각보다 많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승부조작, 지재권 협상 등 시장 위기가 내부 구성원들의 분열로 이어져 이를 다시 묶어나가는 작업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이에 대해 전병헌 협회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상호 신뢰라는 측면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겐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자존심이 있잖아요. 상처는 봉합하면 되고 모두가 바라는 것이 e스포츠의 재도약이라면, 부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죠.”
이를 위해 그가 추진하는 것은 아마추어 저변 확대다.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해 여러 유관기관과 연계해 가족과 함께 즐기는 다양한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를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생활 중심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국산게임의 e스포츠로서 발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전병헌 회장은 쉬운 설명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에 노래방이 처음 생겨났을 때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즐겼어요. 시간이 흘러서 누구나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가족여가 문화가 됐듯이 e스포츠도 보편적 인식의 확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게임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결정적 환경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아울러 그는 태권도와 e스포츠의 공통점을 거론하며 분명한 다짐을 했다.
“아날로그 시대에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갖고 있다면 디지털시대에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확실하게 정립시켜나가야 합니다. 목표를 향해 뜻깊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 전병헌 회장 프로필
●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경제학과 졸업   
● 김대중 대통령 정책정무 비서관   
● 청와대 국정상황 실장, 국정홍보처 차장  
● 17.18.19대 국회의원(서울 동작구갑, 현재)
● 당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 역임  
●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현재) 
● 국회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연구회 대표의원(현재)  
● 한국 e스포츠협회 회장(현재)

■ 전병헌 회장 추천 도서

<세계의 석학들, 한국의 미래를 말하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음>

전병헌 의원은 재작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면서, ‘3+1(무상의무급식, 무상보육, 실질적무상의료+반값등록금)보편적 복지’를 당 정책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복지정책 지형이 바뀌게 됐다고 귀띔했다. 정치권에서 낯설었던 ‘보편적 복지’ 정책이 시대정신,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그가 국회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연구회 대표의원을 맡으면서 연구회에서 작년에 선정해 회원들과 함께 읽은 것이다. 우리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정책 등을 바라보는 세계 석학들의 시각을 가감 없이 읽을 수 있다고 추천했다. e스포츠와 관련, 보편적 인식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사진 |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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