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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연애시뮬레이션 게임

PC, 안드로이드 기반 연애시뮬레이션 게임 제작 … 멤버 전원 여성, 여성용 게임 제작이 목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3.04.25 18:28
  • 수정 2013.04.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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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포스를 풍기는 두명의 여성이 편집국 회의실에 들어왔다. 주뼛주뼛 두리번 거리더니 말을 건넨다. ‘저기...’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풋풋한 미녀들이다. 인터뷰 약속을 해놓고도 놀랬다. 이 분야에 잔뼈가 굵은 아저씨들을 상상했기에 괴리감은 더 컸다.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하니 어색함이 감돈다. 그리고 보니 20대 초반 여성들을 인터뷰 해 본 적이 언제였던가. 가장 최근 인터뷰는 5년쯤 전인 것 같다. 긴장감이 맴돈다. 어쩔 수 없다. 뭔가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어 꺼낸 말이 ‘BL(수위 높은 남남 커플을 칭하는 네티즌 용어)물’이다. 다행히 대화는 이어졌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감출 수 없다. 대기업 CEO 인터뷰 보다 더 힘든 인터뷰인 것 같았다. 인디 게임 개발팀 리비에리와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동인게임 개발팀 리비에리
리비에리는 동인게임 전문 개발 카페 ‘카뮤’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개발팀이다. 이 곳에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게임을 개발하고 있고, 개발 과정을 포스팅하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멤버는 총 5명으로 모두 여성이다. 각자 게임 개발 실무를 맡고 있거나, 친구의 부탁으로 합류한 케이스도 있다. 이후 카페를 통해서 프로그래머를 영입한 뒤에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됐다.

▲ 교황청 소속 수녀이면서 이 게임의 주인공인 엘레나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다 보니 개발은 의외로 난이도가 높았다. 팀에서 기획 보조와 함께 일정 조율을 담당하는 희야는 “각자 의견이 달라서 콘셉트를 잡는것 만으로도 너무 힘들었어요” 라고 회상한다. 특히 캐릭터들의 의상이나 입을 옷의 색을 결정하는 것도 개인간 의견차가 힘들어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시간이 걸릴 정도다. 때문에 각자 하나씩 결정해 나가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만장일치의 결과 ‘여성향’게임
공교롭게도 이들이 개발한 첫 작품은 ‘여성향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는 비교적 신작이 뜸했던 장르지만, 과감히 개발을 진행하게 됐다. 희야는 모두 여성향 게임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희야는 “이 친구(치즈)가 ‘삼국연전기’를 알려주면서부터 시작된 거죠”라고 설명한다. ‘삼국연전기’의 작화나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 여성향 게임에 빠져들게 됐고 이에 영감을 받아 여성향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는 것이다.

▲ 순정만화를 연상시키는 리비에리의 축전

특히 최근 들어 여성향 게임들을 개발하는 동인 게임 개발팀이 많아진 것도 이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다.
희야는 “팀 알레그레토, 체리츠, 팀 도에스, 팀 네버랜드 등 다양한 팀들이 이미 존재하고 활동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비교적 마니아들만 게임을 즐기는 경향이 있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그들은 굳게 믿는다.

여성향 연애시뮬 ‘글록시니아’
리비에리의 첫 작품은 여상향 연애 시뮬레이션게임 ‘글록시니아’다. 글록시니아는 인간, 뱀파이어, 마물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교황청 소속 수녀이자 주인공인 엘레나가 고향 마을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겪는 이야기와 과거사들 그리고 게임 전반을 지탱하고 있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
남자 주인공인 디에트리크(뱀파이어 저택의 주인)나 루이스(소꿉친구)와 엮어 나가는 사랑 이야기가 게임의 백미다. 아쉽게도 게임은 15세 이용가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여심을 달래주는 ‘유혈요소(?)’들이 다수 포함돼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희야는 자신있게 밝혔다.
한동안 조용히 있던 원화가 치즈씨가 갑자기 때를 기다렸다는 듯 “엘레나를 위한 서비스 컷(?)도 있어요”라며 돌발 발언을 한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5월 4일 체험판 공개
‘글록시니아’는 오는 5월 4일 케이크 스퀘어 전시회를 통해 체험판을 공개한다. 이를 시작으로 겨울 경 정식 발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첫 작품인 만큼 우선 무료로 배급하면서 팀을 알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른 동인 게임 개발팀들과 교류를 하면서 차기작을 꾸준히 만들어 내는 팀이 우선 목표다.
희야는 “다양한 팀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어요. 배너를 교환한다거나, 디에트리크에 다른 게임 캐릭터의 옷을 입혀보는 것 같이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도와가면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합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치즈는 “소중하게 개발된 게임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소중히 다뤄줬으면 좋겠어요. 한두번 플레이하고 마는 게임이 아니라 다양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라며 얼굴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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