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게임업계 4번 타자 ‘희망’의 홈런포 가동

  • 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11.02.14 10:2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연고지 제 9구단 창단에 엔씨소프트 우선협상자 선정 … 게임산업 인식제고에 기폭제 역할 기대
-라쿠텐 · 닌텐도 등 해외 사례 철저히 분석해 사전준비 … 자금 및 구단 운영에 필요한 인력 충원시급


“게임과 야구의 만남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겠습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오랜 숙원이었던, 프로야구단 창단이 현실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는 이사회를 열고, 프로야구 제 9구단 우선협상 대상자로 엔씨소프트를 선정했다. 연고지로는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 창단 신청 당시 희망했던 창원시로 확정됐다. 창단까지 넘어야할 산이 남아있지만, 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의 제 9구단 창단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입을 모았다.


프로야구제 9구단창단에 대해서 게임업계는 물론, 대중들도 환영의 뜻을 비췄다. 특히 게임업계측은 엔씨소프트의 창단으로 게임산업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과 관련해 그 동안 각계 각층에서 보여주신 절대적인 성원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며 “게임업계 위상 증대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 프로야구 발전에 획기적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고 말했다.



2009년 가을부터 야구단 창단을 검토했던, 엔씨소프트는 12월 22일 제 9구단 창단의사를 밝히고 올해 1월 10일 창단 신청서를 제출했다. 1월 11일 KBO이사회에서 제 9구단의 창단만 승인되고 창단 기업과 연고지 선정이 유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는 “9구단을 허용하겠다는 KBO 이사회 결정을 환영하고 지금까지 해온 대로 창원을 연고로 한 9구단 창단 준비에 매진하겠다” 는 입장을 밝히고 창단 준비에 계속 매진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지만, 국민들과 게임업계의 염원에 힘입어 2월 8일 엔씨소프트가 제 9구단 창단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게임산업 위상 ‘UP’ ]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게임산업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 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루면서 양적인 성장을 해왔던 게임산업은 발전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작년부터 불거진 게임 과몰입 문제로 여성가족부와 갈등을 일으키면서 심야시간에 청소년들의 게임플레이를 금지하는 ‘셧다운제’ 를 입법화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게임업계는 물론, 협회, 정부까지 나서서 게임산업 인식제고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지만,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야구단 창단을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시점에서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은 게임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대국민 인식제고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프로야구 관중수는 약 600만명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중들에게 엔씨소프트라는 게임사를 알림과 동시에 게임산업에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것 이외에도 엔씨소프트 측은 제 9구단 창단을 통해서 사회적 기업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야구단 창단을 통해서 게임에 몰두하는 청소년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고 강조했다.


[해외사례 벤치마킹]
엔씨소프트의 제 9구단 창단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기업이 아닌, 게임 회사가 프로야구 구단을 운영하기에는 자본과 노하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서 엔씨소프트는 충분한 사전조사는 물론, 해외 선진 프로야구 시장 사례 연구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롤모델은 일본의 ‘라쿠텐’ 이다.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일본 최대 온라인쇼핑몰 운영업체 라쿠텐이 소유하고 있다. 세계 10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급성장한 라쿠텐은 2004년 오릭스와 긴테쓰가 합병돼 퍼시픽리그가 파행 운영될 위기에서 미야기현 센다이시를 연고로 프로야구단을 창단했다.



▲ 창원시 역시 이번 창단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3,000억원을 투입하는 야구장 건설을 약속했다


주위 우려에도 라쿠텐은 창단 첫해부터 1억2000만엔(한화 약 16억원) 영업이익을 내면서 퍼시픽리그 대표 흑자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기업 간의 차이가 존재하고 국내에서 프로야구 구단을 운영하면서 흑자 경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엔씨소프트는 연고지인 창원시(인구 106만명)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고 지역 주민들의 열정 또한 매우 높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엔씨소프트 측은 구장 운영과 지역민과의 교류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단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쿠텐 이외에도 게임회사로서는 닌텐도가 시애틀 매리너스를 소유하고 있다. 닌텐도는 1991년 미국지사가 위치한 시애틀 연고구단 시애틀 매리너스를 인수했다. 2004년부터는 자회사로 편입시켜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런 해외사례를 바탕으로 1월 중순에는 닌텐도와 소프트뱅크 등 게임 및 IT대표 기업들이 프로야구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의 시애틀과 일본의 후쿠오카 야구장 그리고 가장 최근(09년)에 새로 지어진 인구 120만의 히로시마(창원시 110만) 야구장을 방문, 여러 가지 시설과 운영 방안에 대해 관계자들과 논의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기업가치 향상의 기폭제]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제 9구단 창단은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소 운영비가 연간 200억원 이상이 투입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영업이익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구단 운영이 안정화되고 프로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연간 투입 비용의 몇 십 배의 이익을 가져 올 수 있는 요소들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첫 번째는 기업 홍보 효과다. 온라인 문화 콘텐츠 코드를 오프라인으로 확대시키면서 기업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이미지 제고를 통한, 전문기업으로서 대중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자사 콘텐츠와의 시너지 효과다. 이미 다양한 산업분야와 공동 사업 진행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엔씨소프트에게 야구는 좋은 소스임이 틀림없다. 특히 야구의 경우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공동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타 구단과 다르게 유연한 조직체계를 보유하고 있고 김택진 대표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다양한 사업영역 확장이 가능하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품 판매 등 OSMU(원 소스 멀티 유즈)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제 9구단 창단이 희망찬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자이언츠 구단에서 지적한 자본력의 한계와 스포츠 구단 경영의 노하우가 없는 것 등 해결해야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당장 스포츠 관련 인맥과 노하우를 두루 겸비한 구단장선임이 시급해 보인다. 이후 선수 수급에도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