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위너> 구룡쟁패 VS <루저> 영웅온라인

  •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 입력 2005.06.06 13:0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작 무협, 그 자웅을 겨루다
온라인 게임이 꿈틀거리던 90년대 후반, 무협은 MMORPG의 중요한 소재 중 하나였다. 오늘의 액토즈 소프트를 있게 한 ‘천년’과 ‘미르의 전설’이라는 게임이나, 태울의 ‘영웅문’, 토미스 정보통신의 ‘조선협객전’ 등 많은 게임들이 무협을 선택했다. 그러나 ‘리니지’가 시장을 평정한 이후 한국에서의 무협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천상비’. ‘디오 온라인’ 정도가 그 와중에서 이목을 끌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무협은 소수의 매니아만이 존재하는 시장이란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2004년 말부터 불어 닥친 무협의 바람은 이런 인식을 깨고 있다. 특히 정통 무협에서 엠게임의 ‘영웅 온라인’과 최근 오픈한 인디21의 ‘구룡쟁패’가 이런 역할을 하며 무서운 속도로 무협 장르를 대중화로 끌고 가고 있다.

[winner] 구룡쟁패 : 온라인의 완성도와 무협의 조화 뛰어나
+ 제작사 : 인디21
+ 유통사 : 인디21
+ 장르 : 무협 MMORPG
+ 서비스 시기 : 2005년 4월 오픈베타

그동안 나온 무협 게임들에 대한 아쉬움 중 하나는 무협의 특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무협을 표방하고 있는 많은 게임들이 그 모습만 무협의 느낌을 줄 뿐, 그 안의 모습은 다른 판타지 소재의 MMORPG와 큰 차이가 없어 무협 게임만의 맛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했다.

인디21의 ‘구룡쟁패’는 이 부분에서 다른 무협 게임들과의 차별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보다 무협의 느낌이 잘 살아있는 게임, 모습만 무협이 아닌, 게임 내의 모습까지 무협임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구룡쟁패’는 유명 무협 작가인 좌백이 개발 초기부터 시나리오를 담당, 보다 탄탄한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갖고 출발한다. 이런 세계관과 시나리오는 게임 곳곳에 녹아 무협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강호풍운록’이라 부르는 퀘스트 시스템을 비롯, 소림, 녹림, 비궁, 개방 등 9파 1방의 세력이 등장, 각 세력 별로 그 모습은 물론, 전투시의 동작까지 다른 각기 특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또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NPC들도 수동적인 입장이 아닌, 무협 소설에서 보는 듯한 독특한 설정을 통해 게임 진행에 영향을 주는 행동 등을 하게 돼 색다른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loser] 영웅 온라인 :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한 게임
+ 제작사 : 엠게임
+ 유통사 : 엠게임
+ 장르 : 무협 MMORPG
+ 서비스 시기 : 2005년 1월 오픈베타

2004년 캐주얼 무협 MMORPG인 ‘열혈강호’를 선보인 엠게임이 준비한 정통 무협 게임인 ‘영웅 온라인’은 안정적인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정적’이란 게임의 모습에 큰 변화 없이 기존의 MMORPG의 성공 요소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자신만의 특징을 낸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영웅 온라인’은 굉장히 쉽고 익숙한 게임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능들을 넣기 보다는 익숙함과 편함에 초점을 맞추고 게이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으로 그 방향을 정했다.

이러한 방향은 무협이라는 소재의 벽을 깨는데 큰 역할을 했고, 현재까지의 결과로 보면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게임은 기획적 완성도를 더하고 있어 ‘안정적’인 모습과 특유의 재미를 잘 섞고 있다. 무협 작가인 금강을 비롯해 여러 무협 작가들이 토대로 만든 탄탄한 시나리오는 게임 내에서 NPC들과의 대화와 퀘스트 등을 통해서 잘 드러나고 있다.

NPC와 대화할 때 해당 NPC가 클로즈업되면서 대화가 진행될 때 이런 시나리오의 매력이 잘 느껴진다. 무협의 재미 중 하나인 경공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동과 전투, 영물이라는 한 단계 발전한 팻 시스템 등 익숙하지만 새로운 재미의 요소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 전문가군이 내린 평점(10점 만점)
+ 구룡쟁패 : 9.4
+ 영웅온라인 : 8.4

▲ 구룡쟁패| 전하웅 <게임 평론가>
‘구룡쟁패’를 설치할 때 나오는 인트로 화면은 8페이지의 짧은 내용이 담겨진 화면이지만, 게임이 갖는 무협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며 판타지 소재의 게임과 차별화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게임에 대한 약간의 설레임도 갖게 한다. 게임을 실행하고 난 뒤의 모습은 이런 기대감을 어느정도 잘 충족시켜 준다.

게임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캐릭터와 배경 그래픽, 그리고 게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무협의 냄새가 풀풀 풍기는 시스템 구성들, 그리고 다른 MMORPG에서 경험한 익숙한 진행까지, 평균 이상의 합격점을 줄 수 있다. 또 게임 내에 들어있는 무공을 익히기 위해 사용하는 미니게임 같은 게임적 아이디어도 신선하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이 갖춰야 하는 깊이에 대해서는 아직 구현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아직은 물음표이다. 다만 탄탄한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한다면 충분히 깊이 있는 완성도 높은 게임이 나올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 영웅 온라인 | 금강선 <게임 평론가>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게이머의 대부분은 새롭게 공개되는 게임에 대해 기존의 게임들과 비교하며 이미 기존에 있던 내용이라며 식상하다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정작 아주 새로운 것들이 나오면 게이머의 대부분은 어렵다고 말하며 기존의 익숙한 것이 낫다고 한다. 이 성향은 상업적인 온라인 게임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으로 변화와 안정 사이에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영웅 온라인’은 이 고민을 많이 했고, 이 고민 속에서 게임이 택해야 할 적절한 위치를 찾았다. 정통 무협과 무공이란 소재를 ‘영웅 온라인’ 속에서 이 게임에 맞춰 재해석하는데 성공했고, 그 재해석은 기존 게임을 안다면 쉽게 받아들일 만한 변화였다. 그다지 특별한 퀄리티나 게임의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함에도 많은 게이머들이 ‘영웅 온라인’을 선택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