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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그린윙스 팰컨스 복한규 “롤 1세대? 이제부터 진짜 승부”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3.08.09 10:00
  • 수정 2013.08.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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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 발을 내딛는 사람은 난관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앞으로 닥칠 위험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부딪혀서 극복하는 방법 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 국내에 ‘LoL’이 정식서비스 되기 전부터 게임을 접한 복한규(22세, 진에어 그린윙스 팰컨스)는 소위 ‘스타크래프트’로 치면 ‘가림토’ 김동수나 ‘살아있는 히드라’ 국기봉 쯤 되시겠다. 아니 앞으로 10년 뒤에는 그와 같은 대접을 받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적지 않은 나이에 일찌감치 ‘LoL’에 입문해 우승까지 해본 경험자다. 2년 남짓한 선수 생활 동안 무려 2번의 팀 이적과 3번의 팀 창단을 맞은 사연 많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동안 복한규에게서는 데뷔 2년차라고는 느껴지지 않은 내공과 그 어떤 일에도 끄떡하지 않을 차분함이 엿보였다.
그는 최근 진에어 그린윙스로 팀 후원을 받고 ‘롤 챔스 서머 시즌’에서 8강에 진출하는 등 다시 한 번 정상을 향해 달리고 있다. 아니, 날고 있다. 팀의 날개를 받고 어디까지 올라갈지 두고 볼 일이다.

 

 

#.  원래 꿈은 게임기획자
복한규는 자신을 ‘엉뚱하다’고 소개했다. ‘흑역사(인터넷용어, 없었던 일로 하고 싶은 일)’라며 자진 신고한 그의 과거에는 판타지 소설을 개인 블로그에 연재한 경험이 숨어있었다.
“유명해지고 나서 어떤 팬이 제 블로그를 찾아낸 거에요. 원래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고, 공상이나 상상하는 걸 즐겨요. 특이하죠?”
그런 그가 갑작스럽게 ‘프로게이머’라니 의아했다. 복한규가 이실직고한 ‘진짜’ 꿈은 게임기획자였다. 또래와 어울리며 많은 게임을 해봤고 그러다보니 공상하길 좋아하는 중학생 소년은 재미있는 게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어떤 게임인지 슬쩍 물어보니 약간 망설이던 그는 꽤 구체적으로 짜인 기획을 털어놔 놀라게 만들었다.
“정말 쑥스러운데...(웃음). MMORPG 장르였는데요, 월드 서버가 있고 메인 콘텐츠의 설정이 ‘타임머신’이었어요. 캐릭터가 이것을 이용해서 원하는 시대로 가는 거죠. 그 곳에서 성장(레벨업)도 하고, 왕도 되어보고... 매달 한 번 씩은 전 서버에서 무술대회도 여는 거에요!

#.  영원한 포지션 ‘오더’
사실 그에겐 궁금한 점이 많다. 복한규는 MIG블레이즈 CJ엔투스 블레이즈)로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국내에 상위권에 드는 랭커가 별로 없어, 일찍 게임을 시작한 그는 자연히 팀의 합류할 수 있게 됐다. MIG블레이즈는 국내 첫 대회였던 ‘롤 챔스’에서 우승하고 한국인 최초로 해외 ‘LoL’리그서 우승한 저력있는 팀이었다. 그런데 복한규는 그 잘나가는 팀을 버리고, 무려 세 번이나 팀을 옮기는 위험을 감행했다.
“한창 팀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분위기가 와해됐어요. 고생 없이 너무 일찍 정상에 올라섰기 때문에 (팀 내) 변화가 필요했고 누군가는 선택해야 했어요.”
이후 그는 SK텔레콤 T1으로 구제됐지만 계약이 종료되자마자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ESG라는 팀명으로 후원사 없이 활동하다 실용항공사인 진에어의 도움을 받아 지금에 있게 된 것이다. 
“’LoL’ 팀은 다섯 명의 호흡이 정말 중요해요. 한 명이 잘한다고 해서 그 명성이 다른 팀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죠.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가 그보다 못한 선수가 자신만큼 올라올 수 있도록 뒷받침돼야 해요.”
현재 복한규는 팀 내 ‘오더(리더)’를 맡고 있다. 아니 이전부터 그는 ‘오더’로 활약해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 원래 포지션이던 ‘탑’을 버리고 ‘정글러’로 전향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해당 포지션을 소화할 선수가 없다는 것.
“그동안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아요, 팀을 위해서 필요한 선택이었으니까요. 앞으로 더 잘하면 되잖아요.”

▲ → 지난 7월 10일 실용항공사 진에어가 e스포츠 프로게임단 후원 체결식을 진행했다. 이날 복한규는 “창단 이후엔 항상 좋은 성과가 왔다”며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  후배들에게 고한다
진에어가 후원을 확정지은 뒤, 복한규는 하루하루가 도전의 날이다. 이번 시즌에선 4강에 안착해 롤드컵 예선전 티켓을 얻는 것이 목표다. 차근차근 머릿속에 계획이 들어 있다보니 이루기 위해 달리는 일만 남았다.
그런 와중에도 e스포츠 안팎을 챙기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1세대 게이머가 맞다. 특히 최근 불거진 ‘대리랭크’ 사건에 대해서 후배들을 향해 충고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솔직히‘LoL’은 프로게이머라는 경계가 모호했어요. 이제야 기업팀으로 창단하고, 협회의 지원을 받기 시작했죠. 나 스스로도 자격을 되물을 때가 많았는데, 이제 답을 찾은 것 같아요. 자신이 마음먹기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프로마인드를 가지느냐, 그에 책임을 가지고 행동하느냐가 걸린 문제죠. 실력까지 갖췄다면 그 판단은 팬들과 동료들이 해주지 않을까요. 정말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면, 나중에 후회할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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