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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 돋보기 - 나진 e엠파이어 블랙소드 조재걸] “얼굴보다 마음이 더 예뻐요”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3.09.11 09:52
  • 수정 2013.09.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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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게 ‘예쁘다’는 표현은 불쾌감(?)을 줄 수도 있지만, 일단 조재걸(21세, 나진 e엠파이어 블랙소드)은 꽃미남이다. 보는 내내 흐뭇한 엄마 미소를 짓게 한 그는, 인터뷰 말미까지 그 마음을 그대로 쭈욱 가져가게 한 유일한 선수다.
사적인 견해가 내심 포함된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니올시다. 자꾸 보면 미인도 질리는 법! 그렇다면 조재걸이 특별한 주문이라도 건 것일까. ‘LoL’에서 특출난 실력을 가진 정글러지만, 요행으로 승부하는 게이머가 아니라는 사실은 팬들이 더 잘 안다. 게다가 그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였을 때 한 번 좌절을 경험한 적이 있다.
‘LoL’ 게이머로 다시 e스포츠에 도전장을 던진 조재걸은 ‘롤챔스’ 우승, ‘롤드컵’ 2연속 진출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예뻐 보이는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다. 굳이 마법의 주문을 걸지 않아도 최면처럼 빠져드는 조재걸의 매력을 공개한다.

 

#. 섬 소년
“누나, 부산 영도라고 알아요?”
경상도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오는 조재걸의 고향은 섬이다. 물론 조재걸이 육로가 연결돼 있어 굳이 ‘섬’이라 표현하기 뭐하다고 덧붙였지만, 그래서인지 그는 게임을 통해서 친구를 사귀었다. 중학생 때 ‘스타크래프트’ 학교 짱이었던 조재걸은 인근 4개 학교의 ‘짱’들을 제압하면서 영도 최고의 게이머로 올라섰다. 
엘리트 스쿨리그에서 프로게이머 데뷔를 하게 된 그는 곱상한 외모와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갖췄다면서 초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팀에 입단하자마자 중국 대회도 나가고 내부에서 많이 밀어줬어요. 제일 잘 나간다는 김택용 선수를 꺾고 나선 한 번에 유명해진 것 같아요. 그런데 이후부터 쭉 내리막길이었죠. 연습땐 잘하다가 방송리그만 나가면 울렁증까지 생기고...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더라고요. 그래서 게이머를 그만두게 됐죠.”

#. 평범한 대학생
그는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대학생이 됐다. 평범한 일반인이 되고 나니까 못 사귀어 본 친구들도 생기고, 학창시절에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즐겁게만 느껴졌다. 특히 대학 생활 1년 동안 조재걸을 한층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것은 ‘해외 봉사’였다.
“어릴 때 가정 형편 때문에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많이 베풀어야겠다고 생각했었죠. 막상 기회가 생기니까 정말로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크더라고요.”
무엇보다 해외 봉사라는 값진 경험은 ‘프로게이머’를 했던 자신의 경력이 보탬이 됐다. 대학생 해외 봉사단은 선정되기까지 전국 대학생들의 경쟁이 꽤 치열한 편이다. 서울대 등 명문대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조재걸은 프로게이머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등에 업고 추천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정기 후원을 하고 있어요. 나증에 프로게이머를 은퇴하게 되면 봉사를 다니고 싶어요. 봉사는 다녀올 때마다 내면적으로 얻는 것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 기억되는 선수
‘LoL’ 게이머로 e스포츠 제 2의 인생을 선택하게 된 것은 운명같은 일이었다. 게임 페인처럼 ‘LoL’에 몰입해 있을 무렵 솔로 랭크 상위권에 있던 그를 불러낸 것은 현재 팀의 수장으로 있는 박정석 감독이었다. ‘스타1’ 시절부터 우상으로 여겼던 사람이 러브콜을 보내오니 당연히 서울행 기차표를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후일담이지만 당시 저는 특정 포지션도 없었는데 ‘정글러이냐’는 감독님 물음에 ‘네’라고 했어요(웃음). 작년 롤 챔스 서머 시즌 개막 일주일 전에 합류해서 바로 3위를 했죠. 팀에서 ‘복덩이’라고 불렸어요.”
후일담이지만, 당시 그는 ‘메드라이프’ 홍민기가 있는 아주부 프로스트(現 CJ엔투스 프로스트)에 ‘원딜러(포지션)’로 갈 뻔했다. 테스트를 받고 답변을 기다리던 중 박정석 감독의 부름에 응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진 소드는 지난해 윈터 시즌에 우승도 하고, 곧 열리는 ‘롤드컵’ 무대에 다시 한 번 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재걸의 운명같은 선택이 탁월했던 모양이다.
“중학생 때 프로게이머가 꿈이라고 하면 대부분 비웃었어요. 근데 영어선생님께서는 제가 게이머가 되겠다고 하니까 공부가 아닌 다른 분야를 할 거라면 꼭 최고가 되라고 하시더라구요. 힘들 때마다 기억이 나요. 기왕 다시 시작하게 된 거,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이번 ‘롤드컵’ 우승,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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