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 230명 직격 설문 ‘게임=4대 중독’ 발언, 문제는…
게임인 230명 직격 설문 ‘게임=4대 중독’ 발언, 문제는…
  • 강은별 기자
  • 승인 2013.10.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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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대표 “게임 중독은 사회의 악” … 게임인 뜻 모아 적극적 목소리 높일 때

‘게임은 악하다, 중독으로부터 지켜야 한다’
지난 10월 7일 황우여 대표(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가 정기국회에서 연설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와 같다. 황우여 대표는 “나라에 만연된 이른바 4대 중독, 즉 알콜, 마약, 도박, 그리고 게임 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게임 업계 종사자 그리고 게임을 사랑하는 일반 국민들은 ‘게임 산업을 매도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게임 업계 종사자 230명을 대상으로 ‘게임=4대 악’ 발언을 주제로 다룬 설문을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 중 약 71.5%(164명)는 ‘게임에 일부 중독성은 있지만 규제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고 답했다.  더불어 게임 때리기 발언은 여야의 이권을 둔 정치 싸움이라는 강력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56.5%, 131명)
특히 업계를 대변하는 각종 협회와 게임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야할 시기라는 데에, 많은 응답자들이 강력한 목소리를 높였다.

게임 개발사는 ‘마약 제조상’
황우여 대표의 발언은 지난 4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이 대표 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해당 법률안은 게임이 중독의 매개체이기에 강력한 치료의 대상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게임의 중독성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71.5%(164명)는 ‘보통이다’라는 의견을 보냈다.
중독성이 높으므로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단 4명, 전체의 1.5%에 지나지 않았다. 21.5%(49명)는 게임에 중독성이 없으므로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답해 황우여 대표의 발언에 강력한 반대의 의사를 표했다.

 

가장 많은 의견이 몰린 ‘보통이다’를 선택한 응답자는, 게임에 일부 중독성은 있지만 규제 대상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어떠한 매개체든 긍정적 영향과 함께 부정적인 모습을 포함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는 게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응답자는 “게임의 긍정적 파급력을 놓치고 있는 사회가 안타깝다”고 의견을 냈다.  

‘게임 때리기’ 원인은 정치 싸움?
특히 응답자의 56.5%(131명)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는 원인을 ‘정부’에서 찾았다. 이번 황우여 대표의 강력한 발언 역시 소속당인 새누리당의 이권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우여 대표의 행보는 게임 산업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의 전병헌 회장(민주당 원내대표)과 극명하게 대립된다.
실제로 전병헌 회장은 황우여 대표의 발언 열흘이 지난 뒤, 개인 SNS에 게임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사진을 올려 두 원내대표의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한 응답자는 “게임은 우연히 ‘정치 싸움’에 휘말린 것뿐이다. 실제로 게임이 주는 효과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쓴소리를 보냈다. 
다른 응답자 역시 “게임 산업이 국내·외에서 거두는 수익이 문화 부문 중 가장 높기에, 관리를 강화하려는 치열한 다툼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보냈다.
부정적인 시각의 원인으로 ‘게임 관련 협회’와 ‘게임사’를 고른 응답자도 각각 약 13.4%(31명), 7.5%(17명)을 차지해, 이와 같은 사태를 방조한 업계에도 일부 책임이 있음을 방증했다.

정부부처, 게임 관련 협회 ‘분발’ 필요
특히 대다수 응답자들은 안일한 대응에서 벗어나 한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라는 지적을 보냈다. 게임 관련 협회가 힘을 모아 게임 산업의 발전에 든든한 지지를 보내주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게임 관련 협회 중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남경필 협회장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남경필 협회장은 10월 10일 황우여 대표의 발언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대책안으로 자율 규제를 제시했다.
그는 “자율 규제는 기존 강압적인 셧다운제에서 벗어나 학부모들이 직접 아이들의 게임 시간을 조절하는데 목적이 있다. 학부모와 청소년의 대화를 촉진시키고, 자율적 게임 결정권을 돕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게임개발자연대 역시 10월 13일 ‘아이들을 위해 게임을 규제한다는 거짓말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4대 악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 관련 법안의 입안을 즉시 중단하라. 입안을 위해서 최소한의 공청회를 개최하라’는 강력한 의견을 피력했다.

 

응답자의 약 42%(97명)는 ‘정부부처’가 앞장서야 한다고 의견을 보내, 정부 차원의 통일되고 강력한 지원을 요구했다.
한 응답자는 “그간 각종 정부부처에서 게임 관할 부처임을 자처했는데, 이번 기회로 진정한 지지가 무엇인지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보냈다.
‘게임사’와 ‘기타’ 의견은 각각 15.5%(35명), 7.5%(17명)의 응답률을 보였다.
게임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번 설문은 그간 일련의 사건들을 방조했던 게임 업계가 강경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게임 개발사가 마약제조상으로 치부되는 극단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게임인들의 적극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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