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신의진 의원께
[데스크 칼럼] 신의진 의원께
  • 편집국장 김동욱
  • 승인 2013.11.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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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업계에서 최고 화제의 인물은 누굴까. 어딜 가도 요즘은 온통 그 사람 이야기 뿐이다. 그 사람은 게임을 잘 만든 개발자도, 게임을 기가 막히게 잘 하는 게이머도 아니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국회의원 한 분이 그 주인공이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얼마전 발의한 ‘4대 중독법’에는 술, 마약, 도박과 함께, 이상하게도 ‘게임’이 살생부 명단에 올라있다. 신 의원은 이것을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하고 중독 현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범정부적 통합기관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6년전쯤 당시 연세의대 소아청소년정신과에 재직중이던 신의진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말 걸기가 머뭇거려지는 조금은 날카로운 인상이었지만 청소년  전문가 답게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이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특히나 당시 자신의 아들도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있다고 고백하면서, 엄마로서 의사로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연구 의지를 뜨겁게 불태우기도 했다. 의사라는 직업 상 게임에는 전혀 문외한일 거라 생각했지만, 아들 때문이었는지 게임을 단순하게 애들 놀이로만 취급하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 그녀는 소아정신과를 찾는 아이들 중 60%가 게임에 몰입하는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알아채고, 게임이 정신질환이 미치는 영향에 이미 주목하고 있었다. “게임 과몰입과 게임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관한 연구가 시급하다. 정말로 게임이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이것은 단순한 우연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또 “술도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될 수 있듯이 게임 역시 순기능이 적지 않다. 무엇이든 도가 지나칠 때 문제가 생긴다”며 아이들의 과도한 게임 몰입을 우려하기도 했다.
 정신의학자인 그녀가 교육학자, 신문방송학과 커뮤니케이션 전문 교수, 신경 영상과 전문의와 손을 잡고, ‘게임 과다 사용과 폭력적 자극에 대한 뇌영상 연구’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세계적으로도 게임과 관련된 이렇듯 세부적인 연구 프로젝트는 없었고, 그 중심에 신의진 교수가  있었다. 무조건 의학적 잣대로 게임을 평가하기 보다는 청소년과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한 연구라 매우 신선했던 게 사실이다.

“게임은 좋지 않다는 선입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총기 사건을 일으킨 조승희가 게임에 영향을 받아 살인을 저지른 것인지, 살인자 조승희가 게임을 즐겨했던 것인지, 타당한 연구 없는 주장은 무의미하다”고 말하며 게임 과몰입에 대한 맹목적 치료보다는 근원적 해결책 제시를 역설하기도 했다. 
게임의 유해성을 연구하고,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해외 수출과 기성세대의 인식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사회적 책임에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라고도 전망했다.   
 그날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는 게임 과몰입 치유에 그 누구보다 상당한 수준의 전문가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번에 발의한 내용 중 게임 과몰입 치유를 위한 범정부 기관 설립 추진을 탓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부분에서 그녀가 진정한 프로인 게 맞다.
누구보다 게임에 대한 이해가 넓고 깊으며 과몰입의 해답에 가장 다가섰던 그녀가 게임을 ‘4대 중독’에 포함시켰다는 그 점이 안타까운 것이다. 
아무런 이론도 근거도 없이 게임은 곧 악이라고 무지몽매하게 외쳐대는 이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철저한 이론과 계획으로 무장한 그녀였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게임이 마녀가 아니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게임을 굳이 마녀로 규정 지을 필요가 있었을까. 
대한민국의 효자 콘텐츠 산업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미래직업으로 그토록 갈망하는 게임 산업을 더 이상 상처 입게 하지 말아주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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