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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게임시장의 ‘불편한 진실’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2.03.1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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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게임사 글로벌 시장 실적 부진 … 히트작 본뜬 게임이 성공하는
- 앱스토어+엔진 수수료 부담 가중 … 저예산 게임 설자리 줄어드는 추세


국내외를 아울러 게임을 제작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은 스마트폰 디바이스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게임이나 콘솔게임에 집중해온 글로벌 게임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낙오되지 않기위해 최근 2년 동안 모바일게임사들을 인수하거나 지분투자를 진행해 왔다. 국내도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엔씨소프트, 넥슨, NHN 등 대형 게임사는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을 두려워하면서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게임에 편중됐던 사업을 스마트폰 분야로 재분배하는 중이다. 최근 온라인게임 부문에서 인지도 높았던 스타 개발자나 메이저게임사 간부들이 스마트폰 게임사를 창업하는 현상 역시 이러한 추세를 반증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핑크빛 전망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이미 국내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응이 해외시장보다 2~3년 뒤늦은데다 국내에서는 Top레벨로 꼽히는 기업조차 해외에서의 실적이 변변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 시장을 방관하지도, 무시하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본지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는 게임사를 위해 관련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하는 불편한 진실들을 파헤쳐봤다.



[글로벌 시장, 국내 리딩업체는…]
국내 스마트폰 게임시장의 전망이 불안한 이유는 글로벌 시장의 데이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시장의 메이저 업체로 대두되고 있는 게임빌 등은 해외 기업들의 실적과 비교할 때 인지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 경쟁 분석(iPHONE COMPETITIVEANALYSIS)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0월 100위에 랭크(매출별)된 아이폰게임을 살펴본 결과 국내 기업은 단 한 곳도 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게임빌 등은 해외시장에서 ‘에어펭귄’등을 서비스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쌓은 것으로 세간에 알려졌으나 사실상 현지 시장의 기준으로는 미미한 수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당시 매출별 Top 10에 오른 스마트폰게임 퍼블리셔들은 EA, 게임로프트, 캡콤, 스톰8, 포켓게임즈, 징가, 그리, 백플립스튜디오, 타이니코(TinyCo.Inc), 글루게임즈 등으로 기재돼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비교적 게임의 수명이 짧은 것이 단점으로 지목돼 왔으나 위의 기업들은  ‘스머프빌리지’, ‘앵그리버드’, ‘타이니주프렌즈’, ‘드래곤배일’, ‘리얼레이싱’ 등 자사의 히트작을 장기간 애플 앱스토어 상위권에 랭크시키면서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 끄는 게임들은 특정 장르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히트작 본떠야 성공하는 국내 시장]
스마트폰게임 개발사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 중 또 하나는 히트작을 본뜬 게임들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히트친 작품들을 분석하면 SNG(소셜 네트워크게임) 장르가 압도적이며 그 중에서도 농장이나 마을을 경영하는 팜류의 인기가 지배적이다. 또한 플랜츠vs좀비 같은 디펜스게임, 웹 RPG 형태의 마피아류, 캐주얼 아케이드 등이 스마트폰 시장에 편중돼 있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위의 장르들이 3년이라는 기간이 지나도록 변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내를 비롯한 해외 개발사들은 당연히 이러한 추세에 맞춰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게임사들이 인기 장르를 따르려다보니 특정 작품의 게임성까지 흡사하게 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팜빌’, ‘위룰’, ‘마피아워’ 같이 밀리언셀러로 대표되는 작품들은 수많은 닮은꼴 게임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 가장 흥행한 스마트폰게임으로 꼽히는 ‘룰더스카이’의 경우 2011년 4월 론칭 직후 게임성이 ‘위룰’과 지나치게 흡사하다고 지적돼왔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룰더스카이’는 보란 듯이 누적매출 100억원을 뛰어넘은 상태다. 국내 실정이 이렇다보니 적지 않은 국내 게임사가 해외에서 히트친 게임을 본 딴 작품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노리고 있다.


물론 이들이 출시한 게임들이 해외 시장에서 선전한다면 긍정적이지만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국내시장에서의 성과를 해외시장까지 확대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시장이 스마트폰 분야에서 선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의 성공모델만을 따라가기보다는 유행을 선도하는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 고퀄리티 전략으로 론칭된 ‘인피니티 블레이드’시리즈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나 개발엔진 사용료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에 30% 상납하고 또 다시 수익분배?]
국내 스마트폰 게임시장의 전망을 부정적보는 전문가들도 많지만, 긍정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 특히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와 네트워크기술이 발달하면서 관련 시장에서도 점차 고퀄리티게임이 새로운 유행을 이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체어 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는 ‘인피니티 블레이드’시리즈와 ‘드래곤배일’처럼 액션성과 RPG 요소가 가미된 게임의 돌풍이 이를 반증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세계 시장의 동향이 온라인게임으로 기술력을 다져온 국내 게임사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게임사 상당수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퀄리티 전략으로 개발을 진행 중인 만큼이러한 시장 변화는 청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바로 수익분배 문제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애플리케이션의 판매 수수료를 30%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고퀄리티 게임개발에 필요한 모바일용 개발엔진들도 수익분배를 통해 이익을 발생시키면서 개발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인피니티 블레이드’성공에 밑거름이된 모바일용 언리얼엔진의 경우도 판매수익이 일정 수치를 넘어서면 수익분배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언리얼엔진을 포함해 모바일 개발엔진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개발사 환경과 엔진에 제공되는 기능에 따라서 계약 방식을 달리하고 있지만 고퀄리티 게임을 지향할 수록 개발사가 부담해야하는 엔진 사용료는 올라간다. 이러한 상황에 비춰볼 경우 저비용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들은 예상하지 못한 비용 지출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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