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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범 기자의 인피니티 챌린지 - 메탈레이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폭발’한다

  • 안일범 기자 nant@khan.kr
  • 입력 2009.03.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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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병 사용해 팀플레이에 도전 … 시기적절한 위치 선정이 승리의 비결


FPS게임의 팀플레이는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소위 ‘빛의 속도’에 준하는 반사신경과 함께 정확한 조준능력, 경기 흐름을 읽는 냉철한 판단력이 모두 요구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스킬’이 추가된다면 어떨까? 지난 1월 13일 오픈베타 테스트에 돌입한 ‘메탈레이지’는 메카닉 FPS게임으로, 타 메카닉 FPS게임에 비해 비교적 빠른 템포와 함께 스킬을 사용해 전투를 벌이도록 구성돼 있다. 안 그래도 정신없는 FPS게임에 스킬까지 추가되면서 더 복잡해진 FPS게임, 그곳에서 팀플레이를 벌인다면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FPS게임에는 소질이 없다”며 ‘민폐 양민’으로 불리는 기자가 도전해 봤다.



‘메탈레이지’는 강습형, 저격형, 관측형, 화력형 등 총 8개 분과로 나뉜 메카닉들이 등장해 각각의 특색에 맞춰 게임을 플레이하는 FPS 사용하는 게임이다. 각 기체별로 특화된 스킬이 있어 팀플레이시 적재 적소에 스킬을 사용하면서 적을 물리쳐나가야 한다. 팀플레이의 꽃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치료(수리)’를 담당하는 정비병이 아닐까. 공격력은 보잘껏 없지만 격전이 펼쳐지는 요소요소에 위치해 아군의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돕는 것이 바로 정비병의 역할이다. 따라서 이번 도전에는 정비병을 사용해 서바이벌 미션 승리에 도전해봤다.


0. 후방지원에 특화된 정비병 유닛
정비병 유닛은 총 3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기체 정비’는 적에게 공격을 받은 아군을 치료할 수 있는 스킬로, 아군기체를 한 번에 초당 20~30점, 연속으로는 100점 정도를 수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유닛의 단점은 공격력. ‘메탈레이지’의 정비병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비병의 자체 공격스킬은 단 하나, 2~3초만에 한번씩 쏠 수 있는 총기가 그것이다. 문제는 이 총기의 데미지는 타 기체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아예 정비병은 총격전에서는 제외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비병의 공격력을 보완해줄 강력한 스킬 ‘터렛’이 있다. 터렛은 ‘스타크래프트’의 그것과 같이 한 장소에 설치돼 접근하는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일종의 건물이다. 공격범위도 비교적 넓어, 일단 설치를 해두면 적의 접근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다. 요소요소에 설치해 두면 소위 ‘줏어먹기’ 킬 수를 기록하기에 용이한 스킬이기도 하다. 이 3가지 스킬을 조합하면서 전투를 벌이는 것이 정비병의 역할이다.



▲ 정비병의 유닛 수리 화면, 좌우를 살피면서 수리해야 안전하다


1. 유닛 상성 고려해 팀 구성
도전은 라운드당 5분 룰로, 5라운드를 먼저 승리하는 쪽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8 대 8 전투로 방을 개설하고 시작을 기다렸지만, 비교적 유저들의 참가는 적었다. 초보 채널에서는 유저 대부분이 데스 매치를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깐 기다리자 4 대 4전투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사전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유저들은 시작하기를 원했다.


게임을 시작하자 4 대 4전투에서 정비병이 2명이 들어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실상 정비병은 공격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타 유닛과의 1 대 1전투에서는 일방적으로 불리하다. 2~3초에 한방씩 총을 쏘는데다 느린 이동속도 때문에 총알받이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보좌해줄 아군 캐릭터가 필요하지만, 같은 정비병 유닛은 이 역할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문제점을 직시한 다른 정비병 유저가 이번에는 강습병을 선택하기로 했다. 0 대 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강습병, 정비병, 공병, 중형 유닛 4개 종류로 적과 전투를 벌이기로 했다.



▲ 바닥의 지뢰와 터렛이 합세하면 두려울 것이 없다


2. 메카닉 특색에 맞춘 팀플레이 가동
게임을 진행하면서 서로가 말을 맞춰가며 플레이를 준비하게 됐다. 한 라운드를 허비하자 각자의 플레이 방식을 조금씩 이해하는 분위기다. 이번 도전의 에이스는 중형 유닛을 사용하는 유저 ‘다구’. 그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지형지물을 활용해 치고 빠지는 전투에 능숙했다. 특히 부스터를 사용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피하면서 숨고, 다시 부스터를 사용해 적에게 한방 데미지를 입힌 뒤 숨는 전략으로 상당한 킬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그를 보좌하기 위해 구석진 곳에서 숨고, 뒤편으로 터렛을 설치하면서 후방공격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우선 팀플레이를 진행했다. 그러자 기본적인 윤곽이 잡혀나가면서, 게임 플레이가 안정성을 갖게 됐다.
 
강습병이 소위 ‘리베로’로 적의 뒤를 타격하고, 공병과 정비병이 각 지형상에서 이점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는 방식으로 팀플레이가 진행됐다.



▲ 터렛 주변을 맴돌며 플레이하는 것이 기본


3. 골방전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
‘다구’의 지휘하에 이번에는 시작포인트의 왼편으로 모든 유저가 진입하기로 결정했다. 맵의 왼쪽포인트는 좁은 길목으로 막혀있고, 통로가 철문셔터로 봉쇄돼 있다. 이 때 셔터는 공격하면 부숴지기 때문에 여차할 경우에는 뚫고 나갈 수도 있다.


우선 이곳에서 진을 치고 적이 접근하도록 유인해보기로 했다. 공병이 지뢰를 깔고, 정비병이 구석진 곳에 터렛을 설치했다. 그러자 공병이 터렛 앞에 방어막을 치면서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진 전술이 탄생했다. 적 유저들은 강습병과 중형 유닛 위주로, 공격력이 강한 포메이션으로 아군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원거리 공격이 용이치 않아 무작정 돌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작전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돌격해온 적 강습병이 지뢰를 밟는 사이 터렛이 ‘줏어먹기’로 마무리를 해버린 것이다. 이와 함께 아군들의 일제 사격에 적은 하나 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남은 것은 소탕하는 것일 뿐. 이번 전투 한번으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됐다. 팀플레이의 묘미란 이런것이 아닐까.



4. 관측병 유닛에 파괴 돼
골방전투의 첫 승리 뒤 고무된 아군은 그 뒤로도 2번 전투를 벌여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총 스코어는 3:1로 아군이 압승하는 듯 했다. 그러던 와중, 적 유저들이 관측병을 선택하면서 분위기는 또 다시 반전됐다. 관측병의 주요 스킬 중 하나는 ‘프로브’유닛을 활용한 자폭 테러다. ‘프로브’는 관측병이 임의로 조작할 수 있는 원격 조정 유닛으로, 적에게 접근하면서 순간적으로 폭발하면서 한방에 적을 잡을 수 있는 유닛이다. 일반적으로는 관측병 보다 유저의 움직임이 빠르기 때문에 뒤로 물러나면서 프로브를 공격하면 쉽게 당하지 않는 방식이지만, 골방에서 뭉쳐있는 아군에게 프로브는 치명타와 같았다. 특히 터렛을 설치하는 동안에는 5초가량 한자리에 머물러야하는 정비병은 프로브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됐다. 순식간에 적에게 패배하면서 경기는 팽팽하게 흘렀다.


이번에는 프로브 유닛을 우선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역시 전투는 쉽지 않았다. 현재 스코어는 4 대 4. 한방의 전투로 승패가 갈림길에 놓였다.
 
5. 후방지원의 묘미 살려
이번에는 아군들이 모두 전면전을 펼치는 사이, 후방에서 지원을 담당하는 것으로 포지션을 잡았다. 섣불리 나갔다가는 파괴되기 십상이어서, 우선 구석에 숨어서 안전한 장소를 확보하기로 했다. 가장 안전한 장소는 은폐와 엄폐물이 많은 곳이면서도, 아군이 훑고 지나간 곳이었다. 아군이 먼저 지나간 다음 뒤따라가면서 반대방향으로 터렛을 설치하고, 다시 아군으로 접근하면서 안전한 장소를 한번 더 확보하는 식으로 전투를 진행했다. 마치 시즈 탱크의 조이기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안전한 장소를 확보하면서 이동하자 아군이 정비받기에도 용의했다.


조금씩 적 방향으로 조여나가고, 치료를 거듭하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아군 캐릭터들의 활약은 여전히 강했고, 데미지를 입는 족족 치료하자 결국 전투를 승리로 끝을 맺었다.


[해보고 난 느낌은] 정비병은 그저 거들 뿐
정비병의 진정한 역할은 아군의 전투가 진행되는 후방에서 필요한 요소를 점검하고, 이를 지원해주는데 있었다. 적의 공격에 노출되면 허무하게 당하기 때문에 우선 도망부터 가고 봐야했다. 재밌는 점은 적들이 불을 켜고 정비병만을 공격하기 때문에, 화력이 강한 아군 유저가 옆에 있으면, 손쉽게 적을 잡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비병은 스스로를 희생해서 아군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인 셈이다.



이렇듯 팀플레이 구도가 잘 짜여져 있어 비교적 게임 자체의 재미는 쏠솔한 편이었다.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서든어택 메카닉스킨’게임이나 ‘버추얼 온’과 ‘아머드코어’의 합성이라는 평가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듯 하다. ‘메탈레이지’는 오랜만에 등장하는 메카닉 게임의 수작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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