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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넷미고 써니첸 CEO, 중국 시장, 열린 기회 잡으려면 발로 뛰어야 한다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4.12.11 12:29
  • 수정 2014.12.1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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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별 특성 파악해 전략적인 진출이 필수
- 중소기업은 니치 마켓 노려야 안정적 진입 가능

 

“중국은 기회가 널려 있는 시장이다. 이를 어떻게 잡느냐가 승부수다”
그간 수 없이 많은 중국 시장 전문가들을 만났고 인터뷰해왔다. 본지는 지난 2008년부터 글로벌 코너를 신설해 시장 초기부터 활동하는 현지 전문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은 백억은 기본이고 천억에 조단위가 오가는 시장이라고 이야기 한다. 다들 그 천문학적인 금액을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 하는데 주력하면서 블록버스터급 게임을 가져 가기를 희망했고, 실제로 게임들을 가져가 소위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보자. 국내를 오갈 수 있고, 언론사와 인터뷰를 할 만큼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라면 이런 인터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중국 시장은 아직도 엘도라도인 것처럼, 마치 게임을 론칭만 하면 돈을 긁어 모을 것처럼 보인다. 현지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써니 첸 대표는 보다 현실적인 기회를 이야기 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중소 기업들이라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판단해 조금 특별한 인터뷰를 해봤다.

넷미고 써니 첸 CEO는 지난 2004년 투자자로 업계에 입문했다. 2009년부터 넷미고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게임 비즈니스를 시작한 인물이다. 방송사 리포터 출신으로 중국 각지의 다양한 인사들과 꽌시(관계,인적 네트워크)를 추구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투자 및 비즈니스를 진행한 업계 유명인사 중 한명이다.

“당연히 중국 시장은 기회가 널려 있는 시장이다. 애초에 마켓 사이즈가 다르지 않은가. 한국 게임들의 퀄리티라면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써니 첸 넷미고 대표도 역시 중국 시장이 대단하다는 점에서는 그다지 이견이 없다. 한가지 다른 점이라면, ‘블록 버스터’를 제외한 게임들에게도 ‘사이즈가 다른 시장’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중소기업에게도 열린 시장
“한국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론칭한 다음에는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중국 시장은 느낌이 좀 다르다. ‘저런 게임이 뜰 수 있다니’라고 생각되는 게임이 실제로 서비스되고, 들으면 놀랄 만한 매출이 발생된다.”
써니 첸 대표의 시각에서 보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아직 실험 단계에 놓여 있다. 다양한 게임들이 서비스되고 빠르게 트렌드가 교체되기 때문에 메리트가 있다. 특히 다양한 특색을 가진 마켓들이 130개가 넘는 점이 특징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구글플레이 순위 1위부터 30위까지를 지켜보면서 사업을 전개한다고 들었다. 그 말은 30개 회사가 수익을 거둔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이런 마켓이 130개다. 단순 숫자로만 보면 매일 390개 회사가 30위권에 올라간다.”

 

쉽게 말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국내와 노출도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대기업 제품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제품들도 충분히 높은 노출도를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마켓 별로 벌 수 있는 ‘매출’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노출도가 있다는 것은 분명히 그 곳에서 매출이 나온다는 뜻이다. 마켓이 130개라는 뜻은 회사가 130개라는 뜻이고, 즉 130개 회사가 자신의 회사의 유지비를 돌릴 만한 매출이 나온다는 뜻이다. 그 말은 해당 마켓에서 순위권에 오른다면 적어도 회사의 생존까지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가.”

니치 마켓 노려야 생존
최근 한국 시장에서는 텐센트, 바이두, 360 등 유명 마켓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들어 그는 다른 방식의 비즈니스를 제안한다.
“중소 기업이라면 똑같은 레드오션을 겪고 있는 텐센트, 바이두, 360보다 좀 더 경쟁자가 적은 혹은 대기업들은 진입하지 못하는 마켓을 노리는 전략이 맞지 않겠는가. 하지만 너도 나도 텐센트와 바이두를 부르짖는 현재 상황에서 그들은 한국 시장 레드오션을 뚫지 못하는 게임을 가지고 중국 레드오션에 진입하고자 한다. 상식적으로 이런 비즈니스가 성공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알기 어렵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전하는 기업들을 많이 봤지만 대부분 역시나 하는 성적표를 받고 쓸쓸히 돌아선다”
때문에 그는 메이저 마켓 이외의 시장도 함께 노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 곳에 독점적인 계약을 하는 것 보다 다양한 마켓에 동시에 진출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다들 텐센트나 바이두와 계약을 하면 무조건 성공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수익 셰어 문제나, 노출도 문제, 또 마켓에서 인기있을지 여부를 감안하지 않고 일단 밀어 붙이는 현실이 안타깝다. 오히려 타 마켓에서 성공적인 진출을 한 다음에 대형 마켓의 러브콜을 받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뻔한 노선만을 고집하는 것이 안타깝다”

시장 진출에 대한 마인드부터 바꿔야
이런 풍토 때문에 써니 첸 대표는 오히려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참가 기업들이 한두번 실패하면 고정비 상승 때문에 적극적인 로컬라이징을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현재 존재하는 빌드에 중국어만 입힌 상태에서 중국 시장 진출을 결정하는 경우가 가장 크다고 그는 지적한다.
“현재 중국 시장은 네트워크 과금 제도로 인해 모바일 상에서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이 그다지 많지 않다. 또 중국 시장에서의 중저가 핸드폰은 저사양인 경우가 많은 상황이어서 한국 게임을 그대로 가져갔을 때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다. 네트워크 플레이 대신 싱글 플레이를 도입하고 상대적으로 콘텐츠를 줄이더라도 클라이언트 용량을 줄여야 하며, 처음 론칭할 때 다양한 과금 시스템을 도입한 다음에 서비스를 하면 차이나 모바일과 같은 대형 콘텐츠 프로바이더와도 협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게임 개발사들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써니 첸 대표는 말한다. 한국에서 워낙 시장 정보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때문에 유망한 중소 게임사들이 시장 진출은커녕 ‘APK 업데이트 대행사’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있을 뿐이라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에서 직접 체험해 보라
써니 첸 대표는 한국에서 중국 시장에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직접 체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국에 직접 건너와서 환경을 보고, 테스트를 해봐야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가이드 한명을 고용해 항저우 시에서 사람들이 어떤 핸드폰을 쓰는지, 어떤 게임을 받는지, 어떻게 게임을 플레이 하는지를 지켜보면, 지금 시장에 가진 막연한 생각보다는 좀 더 구체화된 전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써니 첸 대표는 한국 게임 개발사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더 큰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본격적인 전략을 가동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 하에 항저우 리쉐이시에 협력단지를 구축하고 입주 기업들을 모집하면서 이들과 함께 연합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스타2014에서도 그랬지만 항상 한국은 가능성 있는 기업들이 존재하는데 시장 상황 때문에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 것 같다. 중국에서라면 좀 더 큰 마켓에, 더 많은 지원 하에 게임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두번 한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고민이 많다면 일단 중국으로 넘어 오라.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겠다.”
써니 첸 대표는 사실 지난 2009년부터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고 이 길을 향해 올인한 사람이다. 시작부터 ‘판타지 포 유’의 개발자인 정동현 씨를 CTO로 임명하고 큰 프로젝트를 굴리기도 했다. 워낙 큰 프로젝트를 진행한 탓에 론칭 타이밍을 놓친 이후에 방향을 전환해 퍼블리셔로서의 활동을 이어가던 인물이다. 엄밀히 말하면 비전을 보고 움직였다가 낭패를 봤고, 다시 이를 복구한 다음 서서히 올라가고 있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 개발하고 있는 정동현 CTO와 함께 더 큰 비즈니스를 준비해 운영해 나가고 있는 인물이다. 누구보다도 힘든 시절을 겪었기에 중소 기업들의 현재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그라면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한줄기 빛을 줄 수 있지 않을까.

* 써니첸 CEO 프로필
●1996-1999 절강대학(浙江媒院) 방송광고학과(影告) 졸업
●1999-2003 절강방송국 리포터 근무(ZTV6)
●2004-2006 Gold Culture Advertisement Co.,Ltd. (CEO)
●2007-2009 절강 Growth IT Co.,Ltd. (CEO)
●2009년 ~ 넷미고 (대표/설립자)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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