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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에 대항할 글로벌 모바일플랫폼 ‘절실’

  • 박병록 기자 abyss@khplus.kr
  • 입력 2012.10.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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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안드로이드 약관 변경으로 자체 플랫폼 살얼음판 … 모바일 게임사 근본적 대책 없어 눈치 보기


‘다른 모바일 앱을 홍보하거나 구매를 유도하는 앱을 금지한다’ 애플이 앱스토어 약관에 새로운 조항을 추가하면서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변경된 약관에 따르면 다른 게임 앱 구매를 유도하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한게임 어플리케이션’ 등을 아이폰에서 이용할 수 없다.


또한, 앱 내에서 다른 앱 광고를 클릭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리워드 광고나 개발사 앱 내에서 다른 제휴 앱 광고를 내보내는 크로스 프로모션도 불가능하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애플의 움직임에 구글도 유사한 약관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애플의 약관 변경에 대응하는 정책이 구글 내부에서도 논의되고 있으며, 이를 금지 혹은 최소화하는 약관이 마련될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본사의 한 관계자는“앱을 홍보하거나 구매를 유도하는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구매 의사를 변질시켜 전반적인 앱의 신뢰도를 낮출 수 있다”며“효과적인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가장 뜨거웠던 모바일 키워드는 대작의 출현도 있지만, 저마다 유저 저변을 확보하는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애플과 안드로이드의 앱스토어가 생겼을 때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시장의 탄생에 환호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차별화가 요구되면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다. 이에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새로운 모바일게임 플랫폼 비즈니스를 창출해냈다.



[애플, 앱 연결 기능 제한 기반 마련]
애플이 새로운 약관인 ‘다른 모바일 앱을 홍보하거나 구매를 유도하는 앱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추가해 앞으로 애플은 언제든지 국내 카카오톡 게임하기, 한게임 어플리케이션 등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국내 모바일 업계는 아직까지 애플로부터 공식적인 경로로 이를 통보받지 못했고, 최근 어플 업데이트 버전 등록도 문제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들면서 이 소식이 근거없는 풍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당장에 애플이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한게임 어플리케이션 등에 대해서 규제 철퇴를 들지 않아도 근거가 마련된 만큼 언제든지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업데이트 거부, 퇴출 등의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애플이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한게임 어플리케이션을 당장에 금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애플이 파괴력은 상당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 시장에 국한된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국내 모바일게임사의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규제해 얻는 이득이 거의 없고, 아직까지 소급 적용을 할지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극단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NHN 라인 등이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어 애플이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이 생길 수 있다. 더불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모바일 비즈니스에 나서면서 유사한 형태의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어 애플은 언제든지 이를 근거로 규제를 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대응안 마련]
애플의 움직임에 대해 국내 모바일 업계 및 플랫폼 운영사들은 대부분의 매출이 애플이 아닌 안드로이드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증권가에서도 애플의 약관 변경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 약관 변경으로 ‘카카오톡’, ‘라인’ 등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하지만, 애플이 안드로이드라는 경쟁자가 있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애플의 매출이 안드로이드보다 낫지 않는 상황에서 우수한 게임 콘텐츠를 경쟁업체에 빼앗길 것이 뻔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안드로이드도 규제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본사의 전략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톡, 라인, 한게임 등의 게임을 연결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전반적으로 게임의 질적 하락을 초래하며, 무료 어플리케이션의 리워드 광고가 지나치게 범람해 콘텐츠 공해로 나타나고 있어 문제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애플의 약관이 나오기 이전부터 구글 내부에서 이를 파악하고 있었으며,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구글은 공정 경쟁 원칙을 빌미로 국내 모바일 게임 플랫폼 규제안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규제는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 지양하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구글의 입장에서 애플의 약관 변경은 부담을 다소 덜어낼 수 있는 호재다. 자칫 구글이 먼저 약관을 변경했다가 자사 플랫폼을 소비자들이 등질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지 규제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애플과 구글의 고민은 표면적으로는 ‘앱 순위 올리기를 위한 어뷰징’에 대한 것이다. 사용자에게 이용 의사가 없는 앱을 유통시켜 인기 순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콘텐츠 질을 저해시킨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애플과 구글이 앱스토어의 가장 큰 매출 콘텐츠인게임 부분의 영향력을 상실할 것을 우려해 사전에 이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체 앱 스토어 구축 절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업계에서는 애플과 구글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카카오톡과 라인, 페이스북 등도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단지, 국내 언론들이 당장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폐쇄되는 것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사실 이 같은 문제는 예전부터 충분히 예상했던 문제다.


애플과 안드로이드의 출현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통합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은 애플과 안드로이드 주도 하에 시장이 전반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상업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두 회사가 영향력을 저해하는 요소를 방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국내 모바일 전문가들은 자체 플랫폼의 중요성을 어필해 왔다.



▲ 애플이 직접적인 약관 변경을 시사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안이 없어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자체 플랫폼을 우리 스스로 보유할 수 없다면, 국내 모바일 콘텐츠의 우수성을 근거로 애플, 구글을 상대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파워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텐센트가 자사의 유저풀과 콘텐츠를 앞세워 애플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던것 같이 국내 모바일 업계가 한 목소리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서 애플, 구글과 논의할 수 있다면, 이 같은 약관 변경에 산업의 존폐를 걱정하는 일은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은 충분한 경쟁력과 유저풀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약관 변경에 산업이 휘청거린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할 수 없다. 질적,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이제는 모바일 시장에서의 우리의 위상을 높여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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