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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특집 ] 스토리 알면서도 ‘화들짝’ 게임판 ‘왕좌의 게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5.03.06 15:38
  • 수정 2015.03.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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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데드 시리즈’로 스타덤 오른 텔테일사의 신작 
- TV드라마를 게임으로 각색 높은 몰입감 선사

 

지난 2012년 올해의 게임상은 그야 말로 전설적인 경쟁을 펼쳤다. 당대를 휩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와,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가 같은 시기에 등장해 왕좌를 두고 다툼을 펼쳤다. 뿐만 아니다. ‘매스이펙트3’, ‘헤일로4’, ‘보더랜드2’ 등 시대를 주름잡는 역작들이 일제히 2012년에 차기작을 선보였다. 전설의 귀환을 알린 ‘엑스컴: 에너미언노운’, ‘플레닛사이드2’, ‘트라이브스 엡센트’,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2’까지 한 시기에 몰렸다. 여기에 인디게임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킨 ‘패스터 댄 라이트’까지 합류하면서 그야 말로 게이머들에게는 최고의 한해와 다름 없는 시기였다. 그런데 이 모든 타이틀들을 한 방에 잠재운 회사가 있었으니 바로 텔테일게임즈다. 인디게임 특집에서 다룬 바 있는 ‘워킹데드’를 선보인 그 회사다.
이 회사는 이후 ‘워킹데드’에서 선보였던 연출 방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스토리를 개발해 서비스해 나간다. ‘백투더퓨처’나 ‘쥬리기 공원’과 같은 명작 영화들 뿐만 아니라 ‘원숭의 섬의 비밀’, ‘보더랜드’ 심지어 ‘마인크래프트’까지 모두 자신들의 소재로 삼았다. 덕분에 그들은 게임 역사에 새로운 장르를 열었고 이를 만들어가는 평가받는다. 그런 그들이 벼르고 별러온 타이틀이 선을 보인다.                
‘왕좌의 게임’은 지난 1996년 처음 선을 보인 조지 R. R. 마틴의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1부에 해당하는 제목이다. 지난 2011년 HBO가 드라마로 제작한 이후 현재까지 최고의 드라마로 평가받으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매년 4월 경 새 시즌을 방영하면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리고 2015년 ‘왕좌의 게임 시즌5’가 방영을 앞두면서 관련 시리즈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매 년 시리즈가 시작됨과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다시 시리즈가 종영되는 여름 쯤에는 그 증후군에 관련 서적과 게임들이 날개 돋히게 팔리는 기현상을 만들어 내는 시리즈 중 하나다.

 

드라마의 또 다른 해석
텔테일게임즈가 출시한 ‘왕좌의 게임’은 총 6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게임이다. 현재 총 2개 에피소드가 출시됐고 추가로 4개 에피소드가 더 출시될 예정이다. 이 시리즈는 엄밀히 따지자면 ‘소설’이 기반이 아니라 ‘드라마’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고 보는 것이 맞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드라마’의 캐릭터와 유사하게 표현돼 있기 때문이다.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인기스타 ‘티리온 라니스터’는 피터딘클리지를 닮아 있고, 서세이 라니스터는 리나 히디를 닮아 있다.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배역들이 각 캐릭터의 성우를 맡았다.
그렇다고 해서 시나리오마저 동일한 것은 아니다. 게임은 스타크 가문을 섬기는 ‘포레스터 가문’의 일원으로 시작돼 관련 시나리오를 풀어 나가는 형태로 진행된다. 특히 드라마가 ‘귀들의 패권 다툼’이라면 게임은 귀족 하인의 시점에서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 3자가 보는 왕좌의 게임
이 게임의 가장 큰 재미는 소설이나 영화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출발해 어떤 사건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첫 시나리오는 소위 ‘피의 XXX’라 불리는 충격적 반전을 그리고 있는데, 이 사건이 준비되는 시점에서부터 시행하는 과정까지 모든 장면을 3자의 눈에서 볼 수 있다.
원작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이 죽는 만큼, 게임을 플레이 하는 내내 누군가를 살릴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거나 상대방의 심리전에 말리지 않기 위해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상대방들이 모두 귀족인데다가 ‘악명이 높기로 유명한’ 이들이 많은 만큼 말 한마디를 잘못 했다가 목이 베인다거나, 행동 여하에 따라 피의 축제가 벌어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팀 왈도가 또 해냈다
작품이 출시된 이후, 해적 한글화팀 ‘팀 왈도’가 또 다시 한글화를 하면서 새롭게 작품을 공개했다. 사실상 정체가 없는 ‘팀 왈드’지만 이 작품을 한글화한 이는 아마도 과거 ‘워킹데드’를 한글화 해낸 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번역을 제공한다. 시리즈 특성상 상당히 고압적인 단어들이나 고어체에 가까운 경어체가 수시로 쓰이는데다 캐릭터별 성격에 따라 높임말과 경어체, 평어체 등을 오가는 상황을 완벽하게 설정해 낸 점이 극찬을 받을 만하다. 영어에는 존대하는 표현이 없는 관계로 사실상 의역이 없다면 부드러운 연출이 불가능한데 ‘팀 왈도’라고 밝힌 익명의 한글화 개발자는 각 캐릭터간 관계를 적절히 활용하는가 하면 캐릭터별 ‘어투’까지도 번역해 내면서 최고의 한글화 실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게임에 대한 이해가 완벽해 일부러 텍스트를 길게 늘어뜨리면서 유저들의 실수를 유도 하는 것과 같이 노련한 기획도 볼 수 있다. 프로 한글화팀도 범접하기 어려울 만한 수준의 패치다. 텔테일게임즈의 전설은 계속 된다. 팀 왈도(를 표방하는 한 개발자)의 번역이 있는 이상 앞으로도 게임 퀄리티는 두말할 필요 없을 듯하다. 한가지 단점은 새로운 에피소드를 개발하는데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왕좌의 게임 드라마 시리즈의 시즌을 기다리는 것 만큼이나, 새로운 게임 에피소드를 기다리는 것도 고역이다. 게임을 개발하는 텔테일게임즈와, 텔테일게임즈와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장인 정신으로 한글화를 해 나가는 ‘팀 왈도(라 밝힌 개발자)’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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