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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1 + 1 = 100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5.03.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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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분야에서 지명도가 높은 둘 이상의 브랜드가 손잡고 새로운 소비자를 창출하는 마케팅 기법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라 한다.
지금은 과거처럼 한 분야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홀로 독야청청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서 콜라보레이션 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나 게임 분야는 매우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게임이 일본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퍼즐 앤 드래곤’일 것 같다.
퍼즐 앤 드래곤은 콜라보레이션의 조건인 높은 지명도를 갖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본인이 작년 9월 기준 6,200만명인데, 퍼즐 앤 드래곤은 그 시점까지 3,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결국 일본인 두사람 중 한명은 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3,400만 다운로드를 넘었으니 사용자 비율은 더 높아졌을 것 같다.
이렇듯 놀랄 만한 인기에 한 몫 크게 한 것이 콜라보레이션 전략이다. 퍼즐 앤 드래곤의 콜라보레이션 실적을 되돌아보자.
1980년대부터 연재가 시작돼 30여년 세월동안 1억권이 넘게 팔린 ‘북두의 권’은 퍼즐 앤 드래곤과의 콜라보레이션 뉴스만으로도 수많은 아저씨 팬들을 설레이게 했다. 세기말을 무대로 한 북두신권의 계승자 ‘켄시로’가 사랑과 비애를 견뎌내고 구세주로 성장하는 모습을 기억하는 4, 50대의 직장인들은 추억을 그리며 퍼즐 앤 드래곤을 자연스레 플레이하게 된다.
세계인을 흥분시킨 영원한 인기 만화 ‘드래곤볼’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더욱 흥미롭다. 워낙 다채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인 만큼, 손오공 편, 프리더 편 등으로 과거의 팬층을 따로따로 유혹한다. 게다가 뽑기 시스템을 활용해 조연급 캐릭터들까지도 게임 속에 등장시키는 전략은 한번 플레이를 시작하면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다. 
유명 만화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전략은 일본 국내를 벗어나기도 한다. 미국의 대형 만화 출판사 ‘DC코믹스’도 콜라보레이션 전략에 합류시켰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게임 내의 콜라보레이션 던전에 들어가면, 슈퍼맨의 숙적인 ‘렉스루터’나 배트맨의 악당 ‘할리퀸’ 등이 적으로 등장한다. 드래곤볼 버전과는 반대로 슈퍼맨이나 원더우먼 등의 주인공 캐릭터는 뽑기를 통해 손에 넣을 수 있다.
퍼즐 앤 드래곤의 콜라보레이션은 만화팬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의 국민적 롤플레잉 게임 ‘파이널 판타지’와도 손을 잡았다. 구체적인 업데이트 시기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채, 주인공 클라우드와 유나의 일러스트만 공개됐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 파이널판타지의 골수팬들은 주저없이 퍼즐 앤 드래곤을 다운받아, 추억의 캐릭터와의 조우를 손꼽아 기다린다.
퍼즐 앤 드래곤의 콜라보레이션은 콧대 높기로 유명한 닌텐도의 슈퍼마리오와의 결합으로 궁극의 정점을 찍는다. 그러나 마리오를 스마트폰으로 데려오는 데는 실패(?)했다. 퍼즐 앤 드래곤과 슈퍼마리오를 조합한 게임은 닌텐도3DS 전용 소프트로 오는 4월 발매될 예정이다. 같은 색의 드롭을 모아 터뜨리며 롤플레잉을 즐기는 퍼즐 앤 드래곤의 기존 플레이 방식은 변하지 않았지만, 납치된 피치공주를 구하러 간다는 슈퍼마리오의 원작 스토리가 펼쳐진다.
지금까지는 퍼즐 앤 드래곤에 유명 캐릭터를 손님으로 데려오는 전략이었지만, 닌텐도와의 합작은 마리오의 세계에 퍼즐 앤 드래곤의 플레이 방식을 접목시킨 것이다. 마리오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독창적인 플레이 방식이 전파되기를 바라는 장기적 포석인 셈이다. 겅호 측은 이를 계기로 타 기종으로의 이식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퍼즐 앤 드래곤 사용자의 저변을 확대시키는 고도의 전략이다.
그 외에도 명탐정 코난, 세인트세이야, 앵그리버드, 태고의 달인 등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 유명세를 가진 I·P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이 전개됐다.
퍼즐 앤 드래곤의 콜라보레이션 전략이 다소 지나쳐 보일 지도 모르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들의 유연한 동반 마인드가 부럽기도 하다. 내 것만을 꽉 움켜쥐고 있는 것은 결코 미덕이 아니다. 내 것을 주기도 하고 네 것을 받기도 하다보면,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100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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