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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콕콕-문명 온라인] 파이널 테스트 체험기 “이런 게임이 있다니!”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5.07.21 10:49
  • 수정 2015.07.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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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 목표로 단시간 집중하는 전략형 RPG
- 트렌드 이끄는 참신성으로 새로움 창조

 

엑스엘 게임즈는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게임 개발 회사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도전하면서 뭔가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때문에 이들이 개발하는 게임을 처음 접한 이들이라면 상당히 낯설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만든 시스템을 이해하고 응용하기 시작한다면 이 보다도 더 재미있는 게임이 없다고 유저들은 말한다. 비즈니스맨들이 득세하는 최근 게임업계에서 어찌 보면 이단아와 같은 이들. 그렇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신작 게임 ‘문명 온라인’이 파이널 테스트에 돌입했다. 이제 막바지 담금질을 끝내면 곧 일반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을 벌였을까.
‘문명 온라인’ 파이널 테스트에 참가해 엑스엘 게임즈가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세상을 탐험해 봤다.
‘문명 온라인’은 지난 2012년 하반기 개발 소식이 알려진 이후 현재까지 개발 및 보완을 거듭하고 있는 작품이다. 시리즈는 고대 문명의 설립 시기부터 근현대 혹은 미래까지 게임에 담아내면서 한 문명의 발전을 그리고 있다. 각 문명들이 문화를 만들어 내고 기술을 발전시켜 문화적, 경제적 혹은 무력 통일 등을 해 나가면서 세계를 주름잡는 문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기본 재미로 삼고 있다.
원작 ‘문명’이 절대자의 시각에서 자신의 문명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문명 온라인’에서 유저들은 한 명의 ‘시민’으로 시작해 각 문명의 발전을 도모하게 된다.

 

세션 단위로 이뤄진 RPG
‘문명 온라인’을 상상하는 유저라면 분명 일종의 RTS게임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유저들이 한데 모여 각 국가를 운영하고 상대방 국가를 차례로 점령해 나가는 일종의 웹게임이 연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엑스엘 게임즈의 생각은 달랐다. ‘문명 온라인’의 장르는 시뮬레이션 RPG다. 원작 특유의 전략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질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은 RPG다. 일반 MMORPG처럼 개인 캐릭터를 조작해 일반 RPG와 같이 몬스터를 사냥해 아이템을 얻고 캐릭터를 육성해 나가는 방식까지는 동일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는 모든 콘텐츠가 순식간에 리셋된다는 뜻이다. 1주일 단위로 진행되는 ‘세션’이라는 개념 때문인데, 한 세션내에서 플레이하는 콘텐츠는 1주일 뒤면 모두 리셋된다. 마치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자신의 소환사가 있지만 승패만 기록될 뿐 전 게임이 다음 게임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예를들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전 게임에서 ‘무한의 대검’을 뽑았다고 해서 그게 다음 게임을 시작할 때 인벤토리에 남아있지 않다. 마찬가지로 ‘문명 온라인’에서도 강력한 총을 얻었다고 할지라도 다음 세션을 시작할 때 인벤토리에 남아 있지 않게 된다. 

 

문명을 위해 싸우는 전사
기존 RPG팬들이라면 이제 혼란에 빠진다. 캐릭터가 저장되지 않는다면 무슨 재미로 게임을 플레이 해야할 지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오로지 실력만으로 겨루는 전략형RPG를 연상하면 된다. ‘렙이나 장비가 깡패’라고 불리는 기존 게임과 완전히 다르게 개인의 콘트롤이나 전략, 노하우 등이 게임상에서 승패를 가르는 주된 요소가 된다. 굳이 키보드에 코박을 때까지 몬스터를 잡아야 할 필요도 없고, 현금을 동원해서라도 아이템을 잡아야 할 필요가 없다. 덕분에 소위 ‘노가다’요소가 상당히 줄어 든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게임 상에서 유저들은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 보다, 뭔가를 더 쌓아 나가기 위해 지키는 것 보다 오로지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좀 더 집중하게 된다.
“전쟁 따위 무슨 상관인가, 그냥 레벨만 올리면 되지, 그냥 아이템만 얻을거야”와 같은 이야기들은 이 게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템이나 레벨 따위 무슨 상관인가. 일단 싸워서 이기는게 중요하다”로 변한다. 모든 유저들이 일사분란하게 승리를 위해 움직이도록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서 전체 판이 크게 바뀐다.

 

오직 PvP를 위해 집중하는 게임
때문에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PvP로 점철된다. 필드에 나가서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것 뿐만 아니라 건물을 지을 때도 이는 통용된다. 수시로 특정 국가가 어떤 건물을 지었다는 내용이 뜨기 때문에 소위 ‘초식 동물’이라 불리는 생산 유저들도 상대방과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게 된다. 4개 국가 중 적어도 꼴찌는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나, 우리가 가장 먼저 기념할 만한 건물을 지었다는 것으로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주머니에 돈을 쌓아두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전장에 나서는 유저들도 게임에 임하는 자세가 약간은 다르다. 단순히 스킬 버튼을 언제 어떻게 누르느냐와 같은 ‘전투’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적인 판을 짜야 하는 ‘전쟁’을 염두에 둬야 한다. 상대 국가의 움직임, 전략, 등을 파악해 상대가 약한 곳을 찌르고, 강한 곳은 내주며, 꾸준히 전략과 전술, 첩보 등을 이용해 약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진정한 전쟁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
게임에 참가해 보면 이 게임은 그야 말로 ‘전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동맹이랍시고 길드 몇 개가 우루루 몰려가서 성문을 때리는 것을 보고 전쟁이라고 한다면 이 게임은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 두개 성이 아니라 수백개 성이 게임 상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국가가 강하다고 해서 마치 나폴레옹이라도 된 듯 적진 사이를 뚫고 들어가며 영토를 점령한다고 무조건 승리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 지난 1차 CBT에서 한군단이 독주하는 사이 나머지 국가가 주요 전력의 퇴로를 끊으면서 한방에 역전시켜 버리는 모습을 CBT에서 보여주기도 했다. 또 다른 특징은 이렇게 강력했던 국가가 그 다음 세션에서는 아예 초반부터 견제를 당해버리면서 망해버리는 상황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무조건 사람이 많은 국가가 승리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사람이 적은 국가가 똘똘 뭉쳐서 치고 빠지기로 공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쉽게 말해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요소보다 게임 외부에서 발생하는 변수들이 훨씬 많다. 마치 실제 전쟁을 치루는 듯 다양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것에 맞춰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고, 또 이 같은 전략 전술을 유연하게 만들어 나가고 실행해나갈 수 있는 리더도 필요하다.

 

신개념 적응 여부 ‘관건’
‘문명 온라인’은 충분히 잘 만든 게임이다. ‘아키에이지’에서 쌓아올린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단계 더 발전한 게임을 완성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직 PvP 하나에만 집중해 제대로 된 전략 전투 RPG를 만들어 낸 개발팀의 아이디어에 감탄할 따름이다. 기술적인 성공이나 예술적인 성공은 이미 따논 당상처럼 보이나 상업적인 성공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찍힌다.
과연 기존 RPG를 즐겨온 유저들이 자신의 아이템이 사라진다는 사실에 동의할 지가 첫번째 의문이다. 두번째는 장기간 동안 PvP게임을 즐겨 온 유저들 만이 게임 내 시스템을 이해하고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는 점이다. 처음 PvP게임을 접하고, 이에 대해 인지도가 없는 유저들이라면 초반부터 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세번째는 1주일이라는 기간이다. 게임에 딱 어울릴 만한 하드코어 유저들은 단 1주일이라면 미친듯이 집중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주 동안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유저들이 그 다음주에도, 또 그 다음주에도 같은 형태로 전력투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사이 서로간 격차는 벌어지고 유저들이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점을 보완할만한 보상이나 동기부여가 꾸준히 되지 않는다면 게임은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문명 온라인’은 전 세계 누구도 해내지 못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해 나가는 게임이다. 과연 극한의 PvP를 위해 설계된 이 게임이 유저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그들의 행보에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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