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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CEO 마케팅에 ‘몸던진다’

  • 이석 아이위클리
  • 입력 2004.03.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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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다. 김 대표는 최근 사내에서 열린 ‘제1회 TJ배 토이스트라이커즈 게임대회’에서 망가진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빨간 헬멧에 빨간 타이즈 차림을 하고 포스터에 등장한 것.

김 대표의 포스터 출연은 개발실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엔씨소프트 김주영 홍보팀장은 “처음으로 치러지는 사내 게임대회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대표를 포스터에 등장시키기로 결정했다”며 “김 대표가 개발실의 제안을 흔쾌히 승낙해 포스터 제작이 가능했다”고 귀띔했다.

김 팀장은 이어 “총 10부를 제작해 대회 기간인 11일부터 17일까지 각 사무실에 부착했는데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아직도 일부 직원들은 포스터를 들여다보며 킥킥거린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엽기적인 행각은 이번만이 아니다. 직원들 사이에 김 대표의 엉뚱한 행동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얼마전 있었던 시무식과 종무식 때가 한 예다.

김 대표는 시무식을 앞두고 일일이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시무식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문제는 메일 내용이다. 김 대표는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딸녀의 몸에 자신의 캐릭터를 합성한 이른바 ‘TJ 딸녀’를 만들어 배포했다. 지난 송년회 때는 장금이 복장을 한 TJ 캐릭터가 ‘오너라∼ 오너라∼’를 외치기도 했다.

김 팀장은 “대표께서는 평소 ‘게임=문화’라는 말을 자주 강조한다. 사내 게임대회를 앞두고 포스터에 등장하거나,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배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내 분위기가 많이 화기애애해 졌다”고 설명했다. ||||이원술 손노리 대표도 게임계에서 알아주는 ‘괴짜’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근 손노리 홈페이지에 자신의 뱃살을 공개했다.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수정했던 홈페이지 사진이 편집된 것임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다.

실제 손노리 홈페이지 ‘이 대표님 사진의 진실’이란 코너에는 현재 편집했던 이 대표의 뱃살을 빨간 절취선을 통해 표시하고 있다. 이 작업을 한 사람은 ‘뽀글희’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웹디자이너.

그는 “홈페이지 제작을 마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대표님 배가 너무 나왔다. 좀 잘라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뒤늦게 나마 진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물론 이 대표의 허락을 받고 나서다.

뿐만 아니다. ‘For You’ 코너에서는 검은 장갑을 끼고 똥침을 놓는 이 대표의 모습이 공개돼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관련 사진을 본 게이머들은 “역시 이원술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조회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손노리 홍보담당 김명원씨는 “2월 9일 밤 9시에 사진을 게재했는데 하루만에 1백30만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했다”며 “현재도 이 대표의 망가진 사진을 보기 위해 유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빛소프트 김영만 사장은 자사 게임에 직접 출연한 케이스. 김 사장은 평소 넉넉한 성품 탓에 ‘게임업계의 맏형’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최근 출시한 게임을 통해 여지없이 망가졌다. 게임에 등장하는 몬스터 목소리를 직접 녹음하면서 ‘칵’ ‘켁’ 등 망가진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이렇듯 최근 들어 게임업계 수장들이 잇따라 망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행보를 마케팅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CEO가 직접 나섬으로 해서 짭짤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업체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엔씨소프트 김주영 팀장은 “게임업체는 어떤 업종보다 직원들의 창의성이나 순발력이 요구되고 있다. 김 대표의 행동으로 인해 사내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손노리 김명원씨도 “게이머들 사이에 이 대표는 이미 유명인사다. 게이머들 사이에 ‘손노리=이원술’이라는 공식이 강하게 각인돼 있다. 이 대표를 전면에 부각시킴으로 해서 상당한 홍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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