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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은 열렸다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6.02.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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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빅3'의 행보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웹젠의 '썬(소울 오브 얼티밋 네이션)'·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넥슨 '제라'의 피 튀기는 '전쟁'이 그것이다. 3편의 대작이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며, 차기 MMORPG(다중접속 온라인역할수행게임) 시장의 성공 패권을 누가 거머쥐게 될 지 업계 촉각이 곤두서 있다. 덩치 있는 게임들의 혈전이 예상되다 보니, 이들 3개 업체 역시 서로의 공개 시범서비스 스케줄을 두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였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들의 공개시점 서비스에 따라 각 사의 주가 역시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는 사실은, 이들에 쏠리는 관심을 역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업계는 물론 유저들의 큰 관심이 쏠린 가운데, 시작도 하기 전 보여진 또 하나의 '반전'이 또한 눈길을 끈다. 당초 9일로 예정돼 있던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오픈이, 하루 직전에 14일로 변경되는 반전이 벌어진 것이다. 헤프닝 아닌 헤프닝이 벌어졌고, 이 뜻하지 않은 헤프닝은 15일 오픈을 앞둔 넥슨의 '제라'와 정면승부로까지 이어지며 그 열기를 한층 더할 전망이다.

세 작품들 모두, 2년 여 가량의 개발 기간 동안 약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여된, 그야말로 '블록버스터'다. 무엇보다 검증된 제작진에 의해, 많은 관심속에서 개발된 작품이라는 점도 큰 기대감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들 ‘빅3’ 모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가 지배하고 있는 ‘MMORPG 시장’에서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 몇몇 게임의 경우 이미 출시 전부터 중국 등 해외로 수출을 한 상황이라 상업적으로는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건은 '리니지'와 'WOW'의 아성을 이들 빅3가 과연 넘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들 빅3가 신작들이라고 하지만, 같은 장르적 성격 안에서 얼마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각자의 특성과 개성이 나름대로 뚜렷하긴 하지만, 전체적 맥락에서 어떤 차별점을 보이며 기존 유저들을 어떻게 영입할 수 있느냐가 향후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라나도에스파다'는 멀티 캐릭터 컨트롤, '썬'은 방 개념의 '배틀존시스템' 그리고 '제라'는 기존 정통적 RPG에 대한 보다 확고한 업그레이드를 각자의 자신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이 향후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며 기존 게임들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이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들 빅3의 오픈에 빛이 가려지는 개발사들의 '울상'에도 사뭇 눈길이 쏠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르가 다르긴 하지만, 하루 빨리 빅3의 결판이 나야 그나마 숨이나 한번 크게 쉬어보지 않겠냐"고 설명한다. 오픈과 클로즈 베타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지만, 유저나 업계의 우선 관심에서 혹여 물러날까 걱정이 된다는 소리다. 이런 와중,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생명력 갖춘 '독립영화'들의 선전 역시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비슷한 시기 오픈 했음에도 주목할 만한 선방을 한 '용천기'와 '권호'·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서든어택' 등이 굳건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장르인 이 게임들 역시 '빅3'의 행보에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물며 같은 장르의 게임들의 분위기는 더욱 그렇다. 같은 장르여도 차별화 시킬 수 있는 요소, 그리고 위기 속에서 모색될 경쟁력이 절실하다는 점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더욱 와닿는다.

어찌됐건 향후 누가 대권을 잡을 것인지, 어떤 새로운 전환점이 MMORPG시장에 제시될 것인지, 중요한 시점임에는 이견이 없다. 열린 뚜껑, 이제는 맛을 볼 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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