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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블랙오션을 경계하라

  • 심민관 기자 smk@kyunghyang.com
  • 입력 2006.09.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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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과 함께 일어났던 벤처 붐이 이제는 게임으로 옮겨오면서 여전히 게임산업은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게임 개발사는 하루가 멀다하고 설립되고 있으며, 적게는 하나에서 많으면 3개까지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굴뚝기업들의 게임산업 진출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성장한 여러 포탈 역시 게임산업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렇듯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는 게임산업이지만 최근에는 한국인들의 안 좋은 습성 중 하나인 ‘냄비근성’이 등장해 별반 힘을 쓰지 못한 채 사장되는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때문에 생겨난 시장이 바로 ‘블랙오션’.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블랙오션은 깊은 바다를 의미하는 말로 알려지지 않은 미 개척지, 즉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다는 말을 다른 뜻으로 해석한다면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접근하지 않는 시장, 숨어있는 바다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게임업계를 살펴보면 ‘카트라이더’의 대박 신화를 시작으로 레이싱게임이 줄을 이었으며, 농구게임인 ‘프리스타일’이 성공을 거두면서 스포츠게임이 블루오션으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월드컵 열풍에 편승하고자 축구게임이 봇물처럼 쏟아졌고, 그 뒤를 이어 테니스, 배구, 피구, 인라인스케이트, 스노우보드 등의 각종 스포츠게임이 속출했다. 이들 개발사들은 그 동안 게임으로 개발되지 않은 스포츠라는 소재를 채택, 선점을 누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던 시장이 바로 ‘블랙오션’ 이었던 것. 이를 증명하듯 그리곤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테니스 온라인게임 ‘겜블던’이 얼마 전 운명을 달리하고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졌다. 또한 ‘겜블던’ 외에 ‘스매쉬스타’, ‘러브포티’ 같은 테니스 온라인게임들 역시 위태로운 상황이며, 축구를 소재로 한 ‘레드카드’도 벼랑 끝에 몰려 있는 게 사실이다. 이처럼 당초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장르를 예고했던 게임들의 패인은 유저들의 니즈와 시장성의 유무를 파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블랙오션에 발을 담궜다는 점과 그나마 없는 시장에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뛰어들어 제 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이 됐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과당경쟁은 단순히 스포츠게임을 넘어서서 MMORPG, FPS 등에서도 대박게임이 탄생하면 몰리게 되는 식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 제 2, 제 3의 겜블던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게임업계는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차별화된 장르, 신선한 재미요소와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 개척지 등을 찾기 위해 오늘도 분주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블루오션’과 ‘블랙오션’의 경계선을 명확히 파악한 채 뛰어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블랙오션이라는 점을 간파했다면 그 시장에 잠재하고 있는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이를 블루오션으로 승화 시켜야 한다. 단순히 아무도 가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한 시장에 뛰어들기 보다는 ‘왜 아무도 가지 않았을까’를 생각해보고 거기에서 도출되는 위험 요소를 제거한 후 시장에 참여하는 혜안을 길러야 도중에 사장되는 게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게임의 봇물보다는 만든 이들의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그런 게임들을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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