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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스포츠 정신은 어디로?

  • 심민관 기자 smk@kyunghyang.com
  • 입력 2007.04.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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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게임업계에서는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 대한 방송 중계권 분쟁이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1월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신배)는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육성, 지원하기 위해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중계권 사용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협회는 “이번 공개 입찰은 방송 중계권 사업자 선정을 통해 e스포츠를 산업화로 이끄는데 일조함과 동시에 중계권 판매로 인한 수익을 통해 e스포츠의 안정적 수익구조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침을 밝혔다. 문제는 지금껏 게임전문 채널인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프로리그에 대한 방송 중계를 임의대로 사용했던 것. 물론 e스포츠의 대중화를 위해 양 방송사가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프로리그 중계를 임의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협회 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었던 것. 이에 e스포츠 협회는 중계권의 공개 입찰을 진행, IEG가 15억원이라는 금액을 제시하며 방송 중계권을 획득했다. 다급해진 양방송사는 자사의 생계와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인지라 타협을 요구했고, 한 때는 파행으로 치닫다 결국 지난 3월 20일 합의점을 찾으며 타결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생겨났던 잡음과 출혈, 유저들에게 안겨준 e스포츠에 대한 불신과 실망감은 어떠한 보상조치도 없이 묻혀가고 있다. 애당초 이번 방송권 분쟁은 곪았던 상처가 터진 결과라 할 수 있다. ‘e스포츠’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정작 스포츠로 자리잡기에는 아직도 한참 모자란 현실이 바로 우리네 e스포츠이다. 사실 이처럼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의 중심 컨텐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 못했다. 때문에 판권은 물론이고, 방송 중계에 대한 권한 역시 선점하는 자가 가지는 말 그대로 무법천지였다. 뒤늦게 협회가 출범되면서 이 같은 상황을 정리하려 했지만 이미 곪을대로 곪은 상처를 깨끗이 치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e스포츠의 방송 중계권 분쟁도 이러한 상처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e스포츠가 보다 발전하고, 진정한 스포츠 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요소의 정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스포츠 외에 야구, 축구, 농구 등 정식 스포츠 종목들은 KBO, KFA, KBA 등 각 협회들이 방송 중계권에 대한 1차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대중화를 선도하는데 있어 방송사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각 스포츠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수익을 분배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스포츠산업의 발전에 일조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 e스포츠 시장을 여타 스포츠산업과 비교했을 때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 말로만 e스포츠가 아닌 진정한 스포츠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스포츠’라는 기본적인 인식을 강화해야 할 때다. 유저들의 가슴이 멍들고 방송사와 협회간의 갈등만 깊어진 이번 방송 중계권 분쟁 역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진정으로 e스포츠 팬들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e스포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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