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SK, 게임업계 고문관?

  • 심민관 기자 smk@kyunghyang.com
  • 입력 2007.04.16 09:3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산업이 초고속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대기업들의 게임사업 러쉬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 특히 ‘붉은 보석’, ‘던전앤파이터’ 등의 연타석 홈런을 날린 삼성전자로 인해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들어 급속도로 빨라졌다. 지난 2005년 ‘크리스탈보더’를 통해 게임사업 출사표를 던진 SK C&C도 이러한 대기업 중 하나. 사실 SK 그룹의 게임사업 진출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 2004년 게임포털 ‘땅콩’을 런칭하며 게임포털 사업에 뛰어든 것. 그러나 게임에 대한 이해도 부족과 전문 인력 부재라는 이유 등으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상황이다. SK C&C는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발표했지만 얼마 전 처녀작인 ‘크리스탈보더’의 서비스 종료라는 쓴잔을 마시며 별반 다르지 않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퍼블리싱 게임인 가마소프트의 ‘모나토 에스프리’ 역시 오픈베타 이후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전망은 매우 어두운 편. 특히 잇따른 퍼블리싱 사업의 실패는 개발사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됨에 따라 게임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퍼블리싱 사업 역시 악순환이 거듭될 양상이 짙어지며 SK C&C의 게임사업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몇몇 언론을 통해 SK C&C가 밝힌 사업전략은 SK 그룹 계열사들과의 업무 공조. 그러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이 역시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SK C&C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이용자 수가 많지 않은 점과 동종 장르의 과열 경쟁으로 인해 시장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판단, 더 이상의 서비스는 무의미한 것이라 결정해 종료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크리스탈보더’ 서비스 종료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게임산업의 특성 상 단순 마케팅으로 승부를 볼 수 없는 시장이 바로 온라인게임 시장이라는 것. 실례로 ‘크리스탈보더’는 물론 ‘모나토에스프리’의 경우 국내 메이저 포털에 연달아 광고를 하며 큰 호응을 얻는 듯했다. 하지만 마케팅 초반에만 검색어 순위가 오르는 효과를 보였을 뿐 지속성을 띠지 못하는 반짝 인기에 머물러야 했다. 오히려 SK C&C와의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개발사인 WRG가 자체 마케팅을 펼쳤던 효과가 더 뛰어났다는 평이 있을 정도이다. 사실 ‘크리스탈보더’는 판타지맵과 더불어 아기자기한 캐릭터들로 인해 개발 초기부터 캐주얼 기대작 중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었다. 게임성 자체로 평가했을 경우 오픈베타 테스트 10개월만에 서비스 종료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별한 마케팅 전략 없이 포털 광고에만 의존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황금산업으로 대변되는 게임산업. 하지만 위험요소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게임사업 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 게임업체들 조차도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이해조차 부족한 대기업의 경우는 어떻겠는가. 자본만 가지고 진출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은 물론이고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게이머들의 겜심을 잡기 위한 눈에 띄는 마케팅 전략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할 때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