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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 '게임과외' 받고 있다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7.1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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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이 게임 대회에 참석해 직접 게임을 시연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

더군다나 이 시장의 현재 나이는 환갑을 넘긴 62세. 게임을 새로 접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요즘 업무 틈틈이 게임 기술을 습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처음에는 개최도시의 시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축구를 즐기기 위해서는 축구의 룰이나 기술을 알아야 하듯이 세계적인 게이머들의 플레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같은 이 시장의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격려사나 축사와 같은 형식적인 인사보다는 대중들 앞에서 직접 게임을 하고 싶은 욕심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후 이 시장은 바쁜 스케줄 틈틈이 게임에 대한 강습을 받았다. 게임 고수들을 초청해 기본기를 익힐 뿐 아니라 케이블TV에서 방영하는 게임대회를 시청하며 전략 및 전술을 습득했다.

“평소에는 공식 일정이 많기 때문에 연습을 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에 짬을 내 스타크래프트의 기본기와 실전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이 시간마저도 내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물론 이 시장이 게임에 대해 완전문외한인 것은 아니다. 이 시장은 평소 ‘스타크래프트’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바쁜 일정 때문에 직접 해보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남을 때면 게임방송 등을 지켜보며 게임과 안면을 텄다. 덕분에 이 시장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디아블로’ ‘포트리스’ 등의 용어들이 터져 나온다.||“솔직히 게임을 해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요즘 젊은이들이 게임을 좋아해 직업으로까지 택한다는 사실에 궁금증을 느꼈습니다. 솔직히 좀 이해가 안갔거든요. 이 때부터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에는 프로게이머인 윤도민씨(25)를 초청해 과외까지 받았다. 윤씨는 제1회 WCG에 출전해 입상한 경력인 있는 베테랑. 물론 WCG를 앞두고 기술을 전수받는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 시장의 평소 생각이 어느정도 반영돼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

서울시청 마케팅담당관실 이남형 주임은 “게임 시연을 통해 스타크래프트의 기본을 익힌 후, 실습까지 받았다”며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대한 열정과 욕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실제 이 시장을 대면한 윤씨도 이같은 사실에 적지 않게 놀랐다고 말한다.

윤씨는 “처음에는 형식적인 초청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간단한 상식 정도를 배워볼 심산인 줄 알았죠. 그런데 막상 대면해 보니 상당한 열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뒤늦은 출발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빨라 인상적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복잡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이해하기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젊은이들에 비해 아무래도 동작이 부자연스러운 게 사실이다. “마우스를 움직이는 데 특히 애를 먹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타이밍이 중요한 게임임을 감안할 때 치명적인 단점이죠. 단축키를 사용하라고 배웠는데 단축키를 누르는 시간이나 마우스를 누르는 시간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이 시장은 WCG 유치가 한국의 수도인 서울의 이미지를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WCG는 사이버상의 세계적인 게임 축제입니다. 이같은 행사를 유치함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서울을 알릴 수 있습니다. 또 사이버 선진국으로써 한국의 위상도 제고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이 시장이 시범경기에 참석해 직접 게임을 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시장은 자신의 역할이 대회의 홍보 뿐 아니라 서울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톡톡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개최 도시의 시장으로써 이번 대회가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황리에 마쳤으면 하는 게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e-스포츠 정신을 발휘하고, 관객들은 이에 대한 재미를 만끽함으로써 두고두고 기억될 행사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시장은 아울러 WCG 유치를 계기로 게임 관련 산업 진흥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서울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게임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게임 산업은 21세기 신산업의 꽃입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국내 게임이 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같은 산업을 육성해 ‘대한민국 효자상품’으로 꾸려갈 계획입니다. 현재 산업 동향에 대한 정보 수집과 함께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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