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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머니 모으면 룸살롱이 '공짜'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6.0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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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소개업체인 VIP24와의 제휴로 시작한 이번 이벤트는 경매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 요컨대 자신이 보유한 사이버머니를 가지고 경매에 입찰할 수 있다.
경매 시작가는 10만 조아머니(현금 1만원 상당). 그러나 23일 현재 경매액이 1백55만 조아머니까지 상승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가장 높은 경매가를 부른 사람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는데 미성년자만 아니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경매는 1인당 10번까지 재입찰이 가능하다. 이렇게 해서 최종 낙찰된 게이머에게는 1백80만원 상당의 룸살롱 티켓이 제공된다.

조아머니 김성훈 팀장은 “다소 파격적이기는 하지만 성인 전용 사이트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종 낙찰된 회원에게는 제휴 업체인 VIP24에서 제공하는 룸살롱에서 하루동안 왕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지역에 따라 업소 선택도 가능하다. 현재 이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업소는 8곳. 서울의 강남, 강북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등 거주 지역에 맞게 원하는 룸살롱을 찾아갈 수 있다.
사이트 게시판에는 경매에 당첨된 게이머의 기행기까지 올라 있어 회원들의 발길을 부추기고 있다.

2회차 경매에 낙찰돼 룸살롱에 다녀왔다는 한 게이머는 “그날 하루만큼은 왕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며 “티켓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4인용이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인심까지 쓸 수 있어 좋았다”는 글을 올려놓았다.

사정이 이렇자 회원들의 경매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23일 현재 입찰에 참여한 회원만 40여명. 친구들과 함께 경매에 참여했다는 한 게이머는 “현재 여러명의 친구들이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여러명이 시도하는 게 더 확률이 높지 않겠느냐”며 자신들의 전략을 살짝 공개한다.

회사측은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7백만 조아머니 선에서 최종 낙찰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팀장은 “지난 3월부터 한달에 한번씩 경매를 갖고 있는데 보통 6∼7백만 조아머니에서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며 “29일날 최종 낙찰자가 결정되는데 이번 이벤트도 그정도 가격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입찰금을 모으기 위해 상당수의 유저들이 거액을 쏟아붓고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일 전망이다. 업체측은 현재 게임을 통해 딴 돈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당사자는 한푼도 자신의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이같은 내용으로 일부 사이트를 통해 배너광고까지 게재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막대한 조아머니가 필요하다는 게 게이머들의 설명이다.

한 게이머는 “업체측의 선전과는 달리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거액의 사이버머니가 필요하다”며 “일부는 게임을 통해 충당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돈을 주고 조아머니를 구입해서 입찰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7백만 조아머니를 현금으로 환산하면 60∼70만원 상당. 고스톱이나 카드게임을 통해 이 돈을 모으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상당수의 회원들이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사이버머니를 구입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지난 23일 이벤트 게시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매 코너에 마련된 입찰자수와 경매 금액도 더불어 상승하고 있다. 게시판 한가운데는 “경매 금액이 부족하십니까?”라는 문구가 버젓이 새겨져 있다. 그 밑으로 조아머니를 충전할 수 있는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물론 회사측도 이 부분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자극적인 이벤트를 통한 네티즌 확보가 대세인 만큼 어쩔 수 없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이벤트 목적이 유저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기 위한 것도 있지만 사이버머니 쓰기 차원에서 벌이는 것도 사실이다”며 “그러나 상당수의 게임 업체들이 이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빠질 수는 없는 형편이다”고 토로했다.

‘나가요 걸’을 전면에 내세운 데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 현재 이 회사에서 진행중인 룸살롱 티켓에는 양주와 안주 뿐 아니라 나가요걸도 기본 옵션으로 포함돼 있다. 때문에 상업 마케팅의 극치를 보여준 이벤트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룸살롱을 이벤트 상품으로 내세운 것은 인터넷 성인방송에서나 볼 수 있는 자극적인 이벤트다”며 “아무리 성인 전용 사이트라고는 하지만 유흥업소 여종업원을 상품으로 내건 것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측은 현행법상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현행법상 거래를 전제한 경품 지급은 문제가 없다. 경매 결과를 조작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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