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나 국내에서 만들어진 몇몇 게임을 제외한다면 동양적 이미지는 게임과 맞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동양을 소재로 한 게임은 찾아보기 어려웠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을 표현해 주목을 받았던 게임이 바로 다아나믹스의 ‘중국지심(Heart of China)’ 입니다. 제목부터 중국을 강조한 이 게임은 유화 같은 그래픽과 함께 20세기 초반 중국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 묘한 향수와 함께 친밀감을 느끼게 해 준 게임이죠. 훗날 유행처럼 번지게 되는 실사 그래픽의 주인공들을 등장시키는 등 여러가지 신선한 시도로 많은 게이머들의 눈을 붙잡았던 게임입니다.
납치된 의뢰인의 딸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다룬 이 게임은 어드벤쳐이면서도 액션적 요소가 더해져 마치 루카스아츠의 ‘인디애나 존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비행기를 통한 이동이나 코믹스런 설정은 더더욱 그런 느낌을 주죠. 그러면서도 자칫 조그만 실수에도 가차없이 엔딩을 보여주는 구성은 시에라가 유통을 맡았다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 줍니다.
하지만 섹시미녀에 넋을 잃고 따라갔다가는 새우잡이 배에 팔려가거나 위조여권을 사용하다 철창행을 지는 등등의 엔딩은 상식적(!)이라는 면에서 제작진의 꼼꼼함이 돋보인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부드럽고 인상적인 그래픽과 함께 30년대 중국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 강한 인상을 남겼던 ‘중국지심’은 덕분에 단작임에도 불구하고 어드벤쳐 게임 리스트에 항상 올라가는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오리엔탈리즘의 긍정적 전이라고 할까요? 앞으로도 동양의 힘과 느낌을 담은 게임이 많이 출시되길 기대해 봅니다.
박성준 | roco@esof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