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하는 ‘무도관’ 역시, 당시 XT 또는 AT 컴퓨터를 만지작거려본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번쯤 돌려봤을 만한 게임입니다. 일본풍의 배경이 인상적이었던 이 게임은 일종의 대전 액션 게임입니다.
게임내에서는 봉술, 가라데, 쌍절곤, 검도 등을 익힐 수 있고 연습게임을 거쳐 전국대회에 나가 타이틀을 따내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죠. 당시 게임기술의 수준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움직임과 조작감으로 게이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게임입니다.
특히 특유의 ‘야압’하는 기합소리는 ‘무도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게임들이 삐이∼ 삐이∼ 귀를 자극하는 기계음 밖에 없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진보였죠.
여러 가지 장점 이외에도 게이머들이 ‘무도관’을 기억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그래픽’ 입니다. 일일이 점찍는 방식으로 구성했던 당시 게임의 그래픽이 배경과 캐릭터가 잘 구분되면 다행인 수준이었던 것에 반해 ‘무도관’은 가히 그림같다 라는 탄성을 자아낼 만큼 디테일이 뛰어난 배경그래픽을 선보였었죠.
특히 석양과 연못을 배경으로 한 검도연습실 장면은 게이머들이 두고두고 이야기할 만큼 분위기와 디테일을 잘 살린, 명장면으로 손꼽힙니다. EA에서 제작한 게임임에도 동양적인 정취가 잘 살아있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 중 한가지입니다.
일본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지만 ‘기’라는 친숙한 개념이 게이지로 들어가 있는 점 등은 동양적인 소재를 택한 초기작품이라는 점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박성준 | roco@esof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