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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눈의 '러시아 인터걸', 게이머 노린다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4.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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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성매매를 하는 러시아 여성들 중 상당수는 불법 체류자. 이들은 보통 한국어가 서투르기 때문에 채팅을 대신 해주는 마담뚜와 계약을 한다. 손님을 사냥한 후 약속시간과 장소를 잡아주는 게 이들의 임무. 이렇게 해서 일이 성사되면 수입을 일정한 비율로 나눈다.

물론 경찰 단속을 의식해서인지 채팅방 제목에 상당한 신경을 쓴다. 요컨대 ‘대화 상대 원함’ ‘친구 구함’ 등의 지극히 평범한 제목을 사용한다. 대신 제목 첫머리나 끝부분에 ‘$’와 같은 암호를 사용한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방제목에 사용하는 $기호는 보통 원조교제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요즘은 러시아 여성들에게도 이 방법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새로운 ‘문화 코드’로 떠오르고 있는 성인 게임에서는 ‘마담뚜’들이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진다. 최근 유사한 경험을 했다는 게이머 김모씨(24)는 “상대의 신분을 파악하기 위해 일정 기간은 뜸을 들이는 게 보통이다”며 “그러나 요즘은 직접적으로 의사를 물어와 당황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물론 러시아 여성들도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에 거부감이 없다. 유흥업소에서 접대부로 일하는 것보다 경찰에 적발될 위험이 덜하고 수입도 짭짤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이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러시아 여성 중 상당수는 이런저런 명목으로 수입을 갈취당한다.

이 관계자는 “수입의 90%까지 매니지먼트사에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며 “때문에 아무리 수입이 많아도 실제 이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에 비해 인터넷 영업은 비교적 고가의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알선책에게 떼어주는 돈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자신의 호주머니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보통 윤락을 하는 러시아 여성과 알선책이 7대3 정도로 수입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지난 19일 러시아 여성 8명을 고용해 윤락을 알선한 혐의(윤락행위등 방지법 위반)로 고모씨(30)를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에 ‘홈쇼핑 러시아 모델 만남 가능’ 등의 허위 광고를 낸 후 2백여 차례나 윤락을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동수사대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 여성들의 신분을 조사해보니 1명은 학생이었고, 나머지는 불법 체류자였다”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들을 본국에 송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까지 인터넷을 통한 러시아 여성과의 윤락이 보편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신종 윤락행위로 번질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이 관계자는 윤락 알선 마담뚜들은 대개 일이 끝나면 아이디를 바꾸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며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해도 중간 알선책들은 이미 자취를 감춰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홈쇼핑TV에서 속옷 모델로 일하고 있는 러시아 여성들도 ‘부업 전선’에 뛰어들었다는 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이 ‘몸사리기’ 차원에서 속옷모델의 수를 줄이자 인터넷 매춘을 통해 자체 살길에 나선 것.
홈쇼핑 컨설팅업체 하나비엔에스 이학만 소장에 따르면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탔다. 사이버 공간에 이들을 추종하는 팬클럽까지 등장할 정도. 그러나 선정성 시비를 의식한 홈쇼핑 업체들이 모델 대신 마네킹을 사용하면서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입 확보를 위해 인터넷 윤락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홈쇼핑 업체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LG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속옷 모델의 경우 현지에서 선발할 때부터 회사 차원에서 관리를 한다”며 “때문에 모델들이 매춘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도 비슷한 주장이다. 홈쇼핑 PD 출신의 한 벤처 사업가는 “외국인 속옷 모델이 고위 공무원의 화합 자리나 홈쇼핑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 불려나가는 것은 이미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나 얼굴이 알려진 관계로 일반인들과의 접촉은 사실상 어렵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러시아 여성을 관리하는 에이전시의 열악한 재정을 감안할 때 덮어놓고 무시할 수만도 없다.
한 에이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 속옷 모델의 경우 보통 선발에서 관리를 에이전시가 위임하고 있는데 재무구조는 상당히 열악한 편이다. 부가적인 일을 하지 않고는 회사를 꾸려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귀띔이다.

그는 “모델의 출연료 중 일정액을 매니저비 명목으로 뜯어내고 있지만 이정도 액수로는 회사를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다”며 “결국에는 음성적인 거래를 통해 부족한 수입을 메우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러시아 여성들에 대해 조만간 비자 발급을 차단한 예정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미 러시아 정부와 협조 체제가 끝났다”며 “조만간 러시아 여성들에 대한 E-6 비자 발급을 차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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