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화면에 마련된 지문 인증 시스템을 통해 로그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니트젠의 한 관계자는 “지문 인증 기법을 이용할 경우 편리할 뿐 아니라 보안 능력도 우수한 장점이 있다”며 “외국에서는 이미 이같은 게임이 보편화 돼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지노의 천국’이라 불리는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이같은 게임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의 카지노 업체들이 우수 고객의 관리 차원에서 지문 인식 스캐너를 이용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체인식기술협의회 정용화 대리는 “MGM, 미라지, 벨라지오 등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운영업체들 상당수가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를 개설하고 있다”며 “이들은 고객들의 나이와 신분을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정부 당국에 보여주기 위해 지문 인식 기술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 인식 게임의 경우 상당한 기술 진전을 이루고 있다. 이미 일부 게임의 경우 시중에 나와 게이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음성 인식 게임이란 사람의 목소리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게임. 마이크로소프트의 음성 인식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누드@’와 더골프의 음성 인식 3D골프게임 등이 대표적인 종류다.
전문가들은 생체 인식 기술을 이용할 경우 조만간 손가락이나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캐릭터 조작이 가능한 게임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최근 일본 후지쯔, 히다쯔 등과 제휴, 생체 인증 모바일 컨텐츠를 통한 게임 개발에 나섰다. 이 게임은 휴대폰에 폭 1.7mm, 길이 1.5cm 크기의 라인스캐너가 부착돼 있는 게 특징.
회사측은 이 기술을 이용할 경우 게임에서 마우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센서 위에 손을 대고 방향을 움직이면 컴퓨터가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캐릭터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현재 이 기술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현대정보기술 송영기 대리는 “관련 특허만 15개나 보유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므로 내년이면 손가락으로 게임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는 게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게임도 얼마든지 제작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이란에 1천만불 규모의 홍채 제품을 공급한 세넥스테크놀로지의 한 관계자는 “홍채는 똑같은 시기에 태어난 쌍둥이들도 다를 정도로 사람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다”며 “홍채내의 시신경 변화를 이용할 경우 홍채 인식 게임의 제작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지문이나 홍채의 경우 아직까지 일반에게 부정적인 게 사실. 대덕대학교 유채곤 교수는 “지문이나 홍채 관련 기술은 카메라나 센서에 신체를 밀착시켜야 하는 단점이 있다”며 “업계에서는 이같은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문이나 홍채의 부정적 인식을 보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이 얼굴 인식이다.
유 교수에 따르면 얼굴 인식의 경우 원거리에서도 얼굴 표본의 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덜하다. 더군다나 사용자가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연스럽게 본인 확인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물론 얼굴 인식 기술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변장이나 주변 환경의 변화, 카메라와 사용자의 거리에 따라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센서를 설치한 배경이나 빛의 세기, 얼굴 모양 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이같은 변수들을 해결하는 게 현재로써는 가장 시급한 문제다”고 설명했다.
생체 인식 기술을 통해 게임 업계에 산적해 있는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지문 인식 전문 기업인 리얼아이디테크놀로지는 최근 우리은행에 바이오 인증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제공했다. 또 적외선 포트가 부착된 휴대폰을 통해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이같은 기술을 게임에 접목할 경우 자녀가 부모 몰래 게임 요금을 결제하는 폐단을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리얼아이디 임좌진 차장은 “미성년자가 부모의 휴대폰을 통해 게임 요금을 지불하거나 부모 아이디를 도용해 게임에 접속하는 것은 게임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다”며 “그러나 지문 인증을 이용할 경우 아이디 도용 등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에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차장에 따르면 과거에는 극도의 보안을 요하는 연구소나 관공서 등에서만 생체 인식 기술을 이용했다. 그러나 생체 인식 기술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게임, 사용자 인증, 휴대폰 결제, 인터넷 뱅킹 등의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게 최근의 추세다. 아이템 사기나 해킹 등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문 인식이나 홍채 인식을 통해 로그인할 경우 본인이 아니면 접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면 곧바로 회사가 범인을 지목할 수 있다.
자녀가 게임에 빠져 중독되는 불상사도 방지할 수도 있다. 부모가 사전에 자녀의 PC 사용을 기간이나 횟수를 지정해 놓을 경우 자동으로 접속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생체인식기술협의회 정용화 팀장은 “이미 일부 업체에서는 인터넷 뱅킹이나 결제 시스템에 지문인식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사용이 미비한 단계지만 점차 사용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