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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e스포츠 결산-Ⅱ]또다시 그림자 드리운 2016년, 튼튼한 기반 다질 때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6.12.26 17:38
  • 수정 2016.12.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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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조작 사건으로 리그 위축 우려 현실화
- 이적 등 선수 권익보호 활동 필요성 제기


‘LoL(리그오브레전드) 올스타전’, ‘스타크래프트2 WCS(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글로벌 파이널’ 등을 끝으로 e스포츠의 2016 시즌이 마무리됐다. 올해 e스포츠 산업은 많은 변화들로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16년 한 해 동안 국내 e스포츠 업계에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정리했다.

2016년 e스포츠는 명과 암이 공존하는 한 해였다. 세계대회 우승, IOC 가맹절차 착수, 신종목 대두 등 좋은 일들이 있었던 한편, 어렵게 쌓아올린 e스포츠의 위상을 무너뜨리는 사건도 있었다. 또한 선수들의 해외 진출과 리그 폐지 등이 이어지며 선수 권익보호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올해의 교훈을 바탕으로 내실을 튼튼히 다져 미래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야 했던 ‘AGAIN 2010’
2016년 e스포츠 팬들을 벌벌 떨게 했던 단어는 ‘창원지검’이었다. 연초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이승현이 승부조작 혐의로 창원지검에 구속된 것이다. 이후 그는 소속팀과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했으며, 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 벌금 7천만 원의 형을 받았다. 이외에도 창원지검은 박외식 전 감독과 최병현 등을 추가 기소하며 업계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사실 e스포츠 역사에서 승부조작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마재윤 등 11명이 승부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이로 인해 성황리에 진행되던 스타리그의 명성이 순식간에 추락했고, 심지어 폐지론까지 제기되는 등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승부조작 사건이 또다시 벌어졌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프로리그 폐지의 여파로 진에어 그린윙스를 제외한 팀들이 해단 수순을 밟았다. 이에 대해 올해를 들썩이게 했던 승부조작의 여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진에어 그린윙스)

사실, 선수들이 승부조작의 유혹에 빠지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결정적이다. 성공한 프로게이머들도 은퇴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더구나 프로게이머들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전 LoL(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장건웅은 ESPN 매거진을 통해 “프로게이머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수들은 승부조작의 달콤한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승부조작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선수들에게 먼저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승부조작의 말로가 비참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절대 해선 안될 행위’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선수들의 활동 환경 개선, 인성교육 강화 등 다양한 방책이 제시되고 있다.

선수 인프라 개선은 ‘필수’
승부조작 외에도 최근 몇 년간 불거진 유명 프로게이머들의 해외 이적, 리그 폐지 등으로 인해 선수 권익보호 활동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선수들의 해외 이적 과정에서 불공정 계약, 임금 체불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프로리그가 폐지되며 각 구단들이 스타2 팀을 대거 해체하는 일이 벌어졌다. 많은 스타2 프로게이머들이 순식간에 실업자가 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보완책 마련은 다소 미비했다는 평가다. 한 전 프로게이머는 “현재 게이머들은 게임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배움의 기회가 적다”고 하소연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이 은퇴 이후를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배움의 기회가 적고 수명이 짧은 프로게이머의 특성상 미래를 미리 준비하고 생각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도움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은퇴 게이머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책들이 민간 차원에서 마련되고 있다
(사진=콩두 스타즈파티 현장)

이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는 이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콩두컴퍼니의 경우 시작부터 은퇴 프로게이머를 지원하기 위한 회사임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들은 방송 콘텐츠 기획, 광고 집행, 해외 진출 등 은퇴 프로게이머들의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 활동을 지원해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선수들의 최저 연봉을 지원하는 등 프로게이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최근 ‘챌린저스 코리아’로 지원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시점에서 협회가 선수 권익보호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는 이유다.
올해는 e스포츠 팬들에게 있어 즐거움과 안타까움이 함께했던 해였다. 승부조작, 프로리그 폐지 등 아쉬운 일들이 벌어졌지만, 동시에 이를 통해 교훈을 얻기도 했다. 다가오는 2017년에는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선수 인프라 개선, 승부조작 예방 활동 등 내실을 기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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