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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개발사 성공 전략]참신함 무기로 시장 생태계 구축

  • 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17.04.03 16:27
  • 수정 2017.04.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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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시장 정형화 ‘선택과 집중’으로 독자 노선
- 선호 장르 선택, 역량 집중이 스타 개발자 ‘비결’
- 1인 개발로 인한 ‘우물 안 개구리’ 신세 주의
- 기업 육성화 정책 등 관련 업계 관심 ‘최우선’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1인 개발자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창업이 힘을 받고 있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점차 성공 법칙이 정형화됨에 따라 산업 전반적으로 새로운 시도나 도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덩달아 중소 개발사들이 설자리를 잃는 추세다. 이 같은 업계 분위기에 대항하기 위해 인디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1인 개발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신만의 게임으로 시장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핸드메이드게임즈 김종화 대표, 스튜디오HG 한대훈 대표, 산배 오범수 대표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관련업계에서 성공한 ‘스타 1인 개발자’로 꼽힌다.
특히 대형 게임사 출신 개발자들도 안정적인 보수와 일자리를 포기하고, 1인 개발 창업에 도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도 베끼기 열풍, 공장식 게임에 치중했던 시장 흐름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 차원에서 1인 개발자들의 활약을 기대하는 눈치다. 참신한 게임이 많아질수록 시장 다변화를 통해 신규 게임 소비자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추구하는 ‘참신함’이 결국 상품성이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면서 “실속형 일자리는 맞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업 육성화 정책이나 멘토링 시스템이 없다면 일시적 트렌드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실제 1인 개발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살아남기 위한 각각의 생존전략을 면밀히 파헤쳤다.
 

 

실력이 뛰어난 1인 개발자라고 시장에서 반드시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금적인 압박과 모든 파트를 혼자서 해결해야하는 부담감으로 게임을 완성시키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많은 개발자들이 1인 개발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좋아하는 게임’ 개발이 해답
최근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 개발사들도 정형화된 게임의 성공법칙을 그대로 따르면서,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자유로운 개발환경을 침해당하기 시작했다. 개발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시장에서 검증된 성공 장르와 설정, BM(비즈니스 모델) 등을 가진 게임을 양산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많은 개발자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본연의 꿈을 이루기 위해 1인 개발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대기업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전도유망한 개발자들도 안정적인 생활을 마다하고 회사 문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스타 1인 개발자 중 한 사람인 K 대표 역시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자 1인 개발을 시작한 케이스다. 개발자 본인이 게임을 하나씩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그 안에서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여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K 대표의 지론이다. 일반적으로 1인 개발자가 게임을 개발하는 데는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그 기간 동안 개발자는 필연적으로 게임이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 대표 본인도 “게임을 개발하다보면 수많은 슬럼프를 겪는다”면서, “만약 내가 개발자 혹은 유저로서 좋아할 수 없는 게임이었다면, 결국 수익성을 위해 시장에서 검증이 끝난 ‘뻔한’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1인 개발자인 L씨도 이와 같은 의견이었다. 특히 그는 1인 개발자들이 애정도가 높은 게임을 개발하다보니, 모든 면이 완벽한 게임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L씨는 “게임의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은 1인 개발자라면 누구나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라며, “그래픽이나 기획 등 개발자 본인의 역량이 충분한 분야를 잘 살려내는 것이 게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하고 있는 1인 개발자들은 시장에서도 자신만의 확실한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조언을 통한 ‘가이드라인’ 설정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 게임을 만들 만한 1인 개발자는 없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누군가는 처참한 실패를 경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1인 개발자들의 성패에는 그들이 핵심 생존전략으로 꼽는 ‘참신함’의 상품성 여부가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인덱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7년 3월 한 달만 해도 시장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 수가 900여개에 이른다. 즉, 1인 개발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아이디어가 이미 시장 안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1인 개발자 C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시장에 출시된 동일한 장르의 게임들을 모두 살펴보는 노력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아이디어에 기반한 게임들이 가진 장단점을 파악하고 해당 게임의 유저들의 성향을 분석해야, 본인만의 차별화 전략을 완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인터뷰를 통해 만난 대다수의 1인 개발자들은 “주변에 방향을 잡아줄 수 있는 ‘멘토’를 두어야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의 전 개발과정을 혼자 진행하다보면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한데, 1인 개발자에게는 팀원이나 테스터처럼 다른 시각을 알려줄 만한 사람이 옆에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주변 개발자들의 냉철한 피드백을 통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만 1인 개발자가 범할 수 있는 우(愚)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자신의 확실한 ‘주관’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외부의 ‘객관’적인 시선도 함께 겸비해야 , 적어도 실패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기관 등 다각도 지원 ‘절실’
특유의 ‘참신함’을 바탕으로 시장에 도전하는 1인 개발자들은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게임업계의 현실 역시 ‘1인 개발자’ 트렌드를 가속화시키는 모습이다. 게임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중견 개발사는 물론이고 대기업에서도 고용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소규모 개발사들은 심지어 회사의 운명까지도 고민해야하는 처지다.
그러나 1인 개발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은 매우 부족한 상태다. 1인 개발자들을 위한 사무실 지원이라든지, 개발에 필요한 멘토링 시스템 등 정부와 기관에서 특별한 강구책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인 개발자들에게 가장 큰 현실적인 제약은 바로 자금 확보 문제다. 일반적으로 1인 개발자들은 정부 지원 사업에 많이 도전하는데,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서류 작업을 포함해 수개월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1인 개발자들은 게임 개발과 이를 병행하기 때문에, 만약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 물적, 심적인 피해가 크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산배 오범수 대표 역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도 지원금을 받지 못하면, 1인 개발자 입장에서는 개발 지연은 물론 자금적인 어려움에도 빠질 수 있다”며, “많은 정보를 획득하는 것은 좋지만, 확실하게 참여할 수 있는 정부 지원만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현재 국내 ‘인디게임’ 시장이 성장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은 1인 개발자들에게 고무적인 소식이다. 이를 통해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BIC)’, ‘인디라!’ 등을 비롯해 인디개발자들을 위한 소통과 홍보의 장이 늘어나면서, 1인 개발자들을 위한 기초적인 ‘토대’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또한, 경기콘텐츠진흥원과 같은 유관기관과 게임업계 대기업들이 1인 개발자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금전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숨통이 트여가고 있다는 점은 게임업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파악된다.
대기업 독식 구조로 인해 1인 개발자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게임업계의 슬픈 자화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1인 개발자들의 도전은 시장에 다양성을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시장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도 볼 수 있다.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가 ‘1인 개발사’들의 생존과 육성에 대해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방향성을 고민해야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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