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NDC 2017 #13] 게임 시나리오, 유저를 ‘주인공’으로 만들라

  • 판교=이승제 기자 duke@khplus.kr
  • 입력 2017.04.26 16:03
  • 수정 2017.04.26 16:1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발자들의 축제 ‘넥슨개발자컨퍼런스(이하 NDC)’가 2일차를 맞았다.
금일 현장에서는 ‘메이플스토리2’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있는 박재석 담당이 강연대에 올라 ‘‘메이플스토리2’ 시나리오 리뉴얼 - 조연을 위한 온라인게임은 없다’란 주제로 지난 2016년 말 ‘메이플스토리2’ 시나리오 리뉴얼 작업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2015년 7월 정식으로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2’는 ‘메이플스토리’의 정식 후속작으로 공개되며 출시 당시 많은 이슈몰이를 했다. 국내 외에도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서비스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만에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리뉴얼 작업을 하기로 한 것. 그 중 핵심은 시나리오 리뉴얼이었다.

 

여기까지 들으면 게임 업계인이나 유저들은 굉장히 불안할 것이다. 마찬가지였다. 넥슨 내부에서도 게임 유저들에게서도 격렬한 반응이 오고갔다. 얼렁뚱땅 넘어가지 말고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짚어봐야할 시기였다.
당시 ‘메이플스토리2’는 시나리오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다. 개발단계부터 스토리에 큰 비중을 두고 제작되지 않았다. 게임이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누가 스토리를 보기 위해 게임하겠는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여기에 한 몫 한 것은 ‘메이플스토리’의 수많은 매력적인 영웅들 때문이다. 오랫동안 서비스하면서 지속적 업데이트에서 항상 영웅을 추가했었고, 수많은 배경스토리로 인해 기획의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그렇게 ‘메이플스토리2’의 이야기는 유저 스스로가 만들어 가도록 하자라고 결정하고 개발돼 탄생됐다.

 

정식 서비스 이후에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유저들이 퀘스트에 의존해 플레이를 진행했다. 스토리에 개연성을 찾은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성장 과정에서 초반 유저 이탈을 발생시켰다. 유저들이 세계관에 자발적으로 몰입하려는 의지도 보였지만, 그 의지가 꺾일 만큼 스토리가 좋지 못했다. 깊이 없는 배경 설정으로 인해 유저 이탈 방지도 전혀 불가능했고, 복귀 유저도 붙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제서야 느꼈다. 게임이 재미가 있으면 사람들이 와서 즐기는 것은 맞지만 어떤 것이든 시간이 지나면 지루해지고 식상해지면서 재미를 잃기 마련이고 그것을 붙잡는 것은 스토리의 역할이라는 것임을 깨달았다.
‘메이플스토리2’의 시나리오를 하나씩 뜯어보기 시작했다. 게임은 현실에서 얻을 수 없는 만족감을 제공하는 가상공간인데, ‘메이플스토리2’는 만족감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선 ‘메이플스토리2’의 시나리오는 유저들을 조연으로 만들었다. NPC 중심의 스토리 전개와 유저가 사건의 주체가 되지 못해 동기부여를 주지 못했다. 다채로운 이야기 전개를 위해 서로 관련 없는 다수의 NPC를 사용하며 극의 전개의 통일성이 없고 집중력을 하락시키기도 했다.
설정의 부재도 있었다. 퀘스트 보상 아이템 등에 대해서 감성적인 가치를 부여하지 못해 콘텐츠 생명이 사실상 없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같은 경우는 성능은 일시적이지만 아이템에 대한 상징성이 존재하도록 구현하고 있었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다 뜯어고쳤다. 유저가 조연이었던 상황에서 주연으로 변경했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당위성을 부여해 몰입감을 높이고 매력적인 NPC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해 게임 전개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강력하고 매력적인 적을 제공해 플레이에 동기부여도 마련했다.
이렇게 만들고 보니 잊어버린 사실을 깨달았다. 스토리의 완성도를 올리기 위한 작업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의 몰입감을 주기 위한 작업에 가까웠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에픽퀘스트 외에도 스토리 부분에서 칭찬을 하기 시작한 것.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가 어떻게 플레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확실한 것은 스토리보다는 재미가 우선이지만, 탄탄한 스토리란 기본적으로 제공돼야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박재석 담당은 “리뉴얼이 가능했던 이유로 리더의 용단과 회사의 지원, 그리고 동료들의 희생정신, 유저들의 애정과 인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시나리오 리뉴얼은 아직 진행 중이다”라며 “리뉴얼 작업하면서 나무 힘들었다. 회사를 그만둬야하나 수도 없이 고민하고 내려놓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때마다 2차 창작물과 피드백들을 보면서 이들의 애정과 성원에 보답하는 것이 기획자로서 도리라고 생각하고 힘을 얻었다. 항상 유저들에게 감사하고 성원에 보답하는 ‘메이플스토리2’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