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e스포츠 지역연고제 초읽기]e스포츠 지역연고제 가야할 길은…

  • 이승제 기자 duke@khplus.kr
  • 입력 2017.06.05 14:4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과거와 현재 추진 사업 접목 필요성 제시
- 재정 안정 갖출 장기적인 플랜 마련 ‘필수’

작년 8월 부산 지역을 연고로 하는 국내 최초의 지역연고 e스포츠 구단 ‘GC부산’이 창단했다. GC부산은 ‘블레이드&소울’을 종목을 시작으로 ‘하스스톤’과 ‘오버워치’까지 영역을 확대,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밖에도 주식회사 KNC가 광주광역시를 연고지로 한 e스포츠 구단 창단을 앞두고 있다. KNC는 e스포츠학과가 존재하는 전남과학대와 산학 연계를 맺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에 앞서 블리자드는 메이저 스포츠들의 지역 연고제를 표방한 ‘오버워치 e스포츠 리그’를 출범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과연 부산과 광주를 시작으로 지역에 연고를 둔 또 다른 팀들이 탄생할 수 있을까. 또한, 지역 연고제를 바탕으로 한 리그의 운영 가능성은 존재할까. 지역 연고제와 관련해 e스포츠에 종사하는 인물, 업체들의 이야기를 다각적으로 들어봤다.
 

 

e스포츠가 가야할 궁극적인 모델은 영국의 축구리그라고 입을 모은다. 영국의 축구리그는 7부 리그까지 존재한다. 대부분의 팀은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역을 바탕으로 아마추어의 월드클래스까지, 하나의 국가에서 엄청난 인재풀이 갖춰져 있다.

창단, 의지가 첫번째
그렇다면 국내 e스포츠 시장은 어떨까.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려왔던 한국의 시장은 20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수도권 지역으로 한정된 인프라와 부족한 인재풀은 계속해서 문제의 대상으로 지적된다.
이 배경에는 게임업계에 대한 정부의 각종 제제와 투자의 미흡 등을 꼽는다. 몇몇 업체에서는 20년 밖에 되지 않았기에 걸음마 단계인 것이 당연하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20년이란 시간은 전통성을 부여하기에 짧은 시간일 뿐 구색이나 제도적인 부분을 갖추는데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라고 반박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e스포츠에 대한 전망을 높게 바라보고 국가차원의 지원 및 자금력을 바탕으로 가파르게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팀을 창단하기 위한 진입장벽이 낮은 e스포츠이기 때문에 발전은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e스포츠 시장의 발전이 더딘 것은 산적해 있는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그것을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는 관련 업계의 문제가 크다”며 “e스포츠는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 연고 구단으로 대표되는 GC부산과 KNC의 창단은 관계자의 강력한 의지 덕분에 가능했다. GC부산의 경우 부산의 게임인프라, 그리고 e스포츠의 미래를 예상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창단을 밀어붙인 결과이며, KNC는 한국 e스포츠의 글로벌 경쟁력,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달라지는 e스포츠의 위상을 본 구단주의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창단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e스포츠의 지역리그를 활성화하려면, 정부의 강력한 산업 활성화 의지, 그리고 별도 예산의 편성, 지역의 관심, 3박자가 어우러지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그 중 가장 최우선 과제는 정부의 의지와 지역의 관심이다”고 말했다.

수익 모델 구축 ‘필수’
구단을 운영하려면 필요한 것은 당연히 자금이다. LCK 하위권 구단의 1년 팀 운영에 필요한 금액은 선수 연봉을 포함해 최소 5억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자금 소모가 적지 않다보니 국내에서는 모기업의 지원이 없다면 당장이라도 팀을 해체해야하는 곳이 대다수다. 실제로 작년에는 SK텔레콤 T1(이하 SKT)만이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SKT의 지속적인 투자와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냈다고 평한다. 오랜시간 팀을 운영하면서 쌓여온 노하우들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고,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스폰서를 유치할 수 있었으며, 금지됐던 선수의 개인방송을 허용해 팬과의 소통창구를 마련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는 평이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현재 한국에서 e스포츠 콘텐츠를 소비할만한 계층은 10대에서 30대 남성 비중이 가장 크다. 이 계층의 소비패턴을 분석해보면 먹고, 마시고, 게임하는 것에 치중돼있다”며 “이들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를 만든다면 재정의 안정성을 갖춰 장기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 필요
한국e스포츠협회는 현재 추진 중인 공인 e스포츠 PC클럽이 지역연고제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마추어 리그가 활성화돼야 수순을 밟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e스포츠는 프로가 만들어진 뒤에야 아마추어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중간층에 대한 과정이 없어 정작 프로로 향하는 인재풀 확보는 답보 상태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다.
콩두컴퍼니의 서경종 대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과거 ‘스타크래프트’의 프로게이머로 가는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의 랭킹 위주 선발 시스템이 아니라 준프로게이머 선발전, 프로게이머 양성 아카데미 등 과거에 존재했던 다양한 모델들의 필요성을 말하기도 했다. 인재풀이 넓어져야 지역 연고제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 게임사의 대표는 “현재 e스포츠를 즐기는 세대들이 향후 사회에 자리 잡을 때에 그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의 인터넷, 게임 인프라를 생각했을 때, e스포츠의 지역연고제에 대한 전망은 국내 프로야구 그 이상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반 세대 앞을 내다보며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지금부터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