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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익숙함과 새로움 사이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7.06.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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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때로 새로움과 익숙함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우가 많다. 유행하는 패션과 자주 입는 의상, 낮선 직업과 오래된 직장, 새로 건축된 아파트와 편안한 살던 집 등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익숙함이 주는 안정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최근 필자는 모 영화제작사 대표와 저녁 식사를 했다. 그 자리에서 새로 기획 중인 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고, 그 중에는 영화의 스토리와 웹툰, 게임을 연계하는 사업 모델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기획 차원에서 영화와 게임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던 중 필자가 내린 결론은 익숙함과 새로움을 풀어가는 방식의 차이라는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영화로 대표되는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와 게임으로 대표되는 인터렉티브 중심의 콘텐츠 기획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한다.
필자가 읽은 우화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바쁜 영화 제작자가 시나리오 작가에서 시나리오가 너무 길어서 읽을 시간이 없으니 한 문장으로 요약해 달라고 했더니 작가가 ‘불치병에 걸린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사랑이야기’ 라고 요약해 줬다는 이야기가 있다.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의 기본 속성은 익숙함에 있다. 그러나 익숙하기만 하면 아무도 새로운 영화나 드라마를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전달하는 과정의 새로움이 필요하다. 익숙한 기본 구조 속에 새로운 전달 방식으로 꾸미는 것이 필요하다.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는 집과 같다. 필요한 요소인 방과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이 있어야 하고 기초 공사가 튼튼하게 다져져야 하지만, 집의 외벽부터 내부 장식, 가구 등이 다르고, 이용 동선과 구조가 다른 집과 달라야 한다.
반대로 인터렉티브 중심의 콘텐츠를 이야기해보자. 이런 콘텐츠는 자동차와 같다. 일본을 여행해본 많은 사람들이 좌우가 반대인 차선 때문에 일본에서 운전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만약 발로 기어를 조정하고 손으로 가속과 감속을 조정하는 자동차가 있다면 더욱 운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게임으로 바꿔서 이야기해보면 새로운 게임이 출시됐는데 조작 체계가 기존 게임과 완전히 다르게 개발돼 콘트롤 자체가 어렵다면 유저들은 그 게임을 진행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완전히 같은 게임을 만들면 유저는 새로운 게임을 할 필요가 사라진다.
결국, 영화는 새로워 보이지만, 그 안에 익숙함이 녹아있어야 하고, 게임은 익숙해 보이지만, 그 안에 새로움이 녹아있어야 한다. 집은 실내 사진만 보아도 보았던 기억이 있는 집이면 누구의 집인지 구분할 수 있지만, 자동차는 실내 사진을 보고 누구의 자동차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필자의 결론이 모든 콘텐츠에 통용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고민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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