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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70%~80% 전쟁·파병 '반대'

  • 이복현
  • 입력 2003.04.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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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모바일게임협회측에서는 이번 미국과 이라크전에 대한 논의를 하는 등 게임관련업체들이 ‘반전평화’에 적극 동참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을 정도다. 국내 게이머들 또한 반전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나섰다.

그동안 게이머들을 사회에서 은둔 또는 주변인으로서 사회적 참여도가 부족한 사람들로 인식이 되었으나, 이제는 사이버라는 공간에서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사이버언론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반전 캠페인’을 벌이는 등 해외 게이머들도 반전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번 전쟁에 대한 전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게이머들은 이번 미국과 이라크 전쟁에 대해 약 70∼80%정도가 ‘전쟁 반대’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해전게임 ‘네이비필드’(www.navyfield.co.kr)의 밀리터리 게시판은 지금 이라크 전쟁이야기로 뜨겁다.
이라크전의 사태뿐만 아니라 북한과 미군과의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라크전쟁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략 이라크 전쟁 반대가 약 78%(2,825표), 찬성 17%(616표), 기타가 약 5%(181표)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게이머들은 미국 위주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를 표명하고 나섰다.

‘천상비’홈페이지(www.1003b.com) 설문 조사에서 참여한 게이머들은 반대 86%, 찬성14% 의 결과가 나타났다. 게임웹진 ‘온라인21’(www.onlife21.net)에서도 월등히 반대 표명이 많았다. 온라인게임에서는 미국-이라크전과 관련한 반전의 물결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드래곤라자’의 경우는 ‘공성전, 국가전 등 게임내 대규모 전투를 하지 말자’는 게이머들의 제안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3D 온라인게임 ‘크로노스’의 한 유저는 김용택 시인의 ‘꽃피는 초원에 폭격하지 마세요’의 시구를 응용한 글을 게시판에 남기면서 광화문의 반전 촛불시위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소프넷의 민홍기 사장은 “이제는 게이머들도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자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될 움직임에 따라 게임 내 유저들의 평화를 향한 의지표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이같은 게이머들의 ‘반전 평화’지지 분위기는 미국 게임에 대한 불매운동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블리자드로 대표되는 ‘스타크래프트’ 등에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전의 발발로 인해 ‘스타크래프트’의 배틀넷 접속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특히 주요 공습이 있었던 시간대에는 접속률이 평상시에 비해 월등히 줄었든 것으로 보인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있다는 최진승(29, 서울 노원구 공릉동)씨는 “이번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서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보다는 자연스럽게 신문이나 뉴스를 보게됐다”며 “이번 전쟁은 명분없는 싸움인 동시에 미국의 패권싸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영진(20, 인천 남구 숭의동)씨는 “이라크전으로 인해 미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스타크래프트’ 내에는 맵핵이 너무 보편화되면서 불만이 많다”며 “차라리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오창엽(27,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씨 역시 “최근 TV시청을 하느라고 ‘스타크래프트’를 즐기지 않는다”며 “최근 자연스럽게 주위 친구들 사이에 ‘스타크래프트’를 하지 말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고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이외에도 상당수 유저들도 ‘스타크래프트’ 등 미국 게임시간이 다소 줄었다고 전했다.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 사장도 “최근 게임방을 찾는 유저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이라크전 등의 영향으로 특히 20∼30대 층의 고객이 저녁 시간대에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 대전방에는 ‘미국대 이라크전’, ‘부시때려 잡기’ 등등의 방제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게이머들은 ‘이라크승리기원대전’, ‘바그다드공습’ 등 전쟁관련 방제들과 ‘전쟁은 이제그만’ ‘No War Peace’, ‘반전평화기원’ 등의 반전분위기를 유도하는 방제들을 만들어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임평론가 전하웅씨는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3’의 경우, 미국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게이머들이 게임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게이머들의 반전분위기에 대해 ‘스타크래프트’를 유통하고 있는 한빛소프트측은 “아직까지 블리자드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며 “예전 미군의 장갑차 사건 등으로 인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등은 불매운동의 반열에 올랐지만 ‘스타크래프트’ 등 블리자드 제품군은 영향을 받지 않은 만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혹시라도 이번 이라크전으로 인해 영향을 미칠 것을 대비해 홍보나 마케팅 등에 유의하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등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업계는 ‘스타크래프트’가 여전히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최근 ‘워크래프트3’ 확장팩이 나오면서 한빛소프트는 오히려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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