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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범죄 위험수위

  • 지봉철
  • 입력 2002.05.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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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24일 인터넷 게임에서 거래되는 사이버머니를 팔겠다고 속여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4천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여모(19.무직) 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여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구미시내 모PC방의 컴퓨터를 이용, `리니지 머그’란 인터넷 온라인 게임 대화방에 사이버머니(일명 아덴)를 싸게 판다고 허위로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한 177명으로부터 은행계좌를 통해 4천3백66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다.

또한 인천경찰청 수사과는 지난 23일 인터넷 게임 ‘리니지’에서 거래되는 사이버머니를 팔겠다고 속여 게이머들로부터 금품을 챙긴 혐의(사기)로 김모(19)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해 11월 리니지 게임 대화방에서 ‘사이버머니 아데나를 팔겠다’는 광고를 낸뒤 이를 보고 연락한 김모(19)군에게 10만원을 입금받는 등 최근까지 모두 127차례에 걸쳐 2천2백53만7천원을 챙긴 혐의다.||이같은 사례는 최근 리니지 아이템과 관련한 사기사건이 점점 대형화, 조직화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리니지 관련 폭행사건도 예외는 아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시민이 범죄자가 되고 있는 것.

서울 남부경찰서는 지난 25일 인터넷 게임도중 욕설을 하는 상대방을 찾아가 폭행한 혐의로 김모(30. 회사원.서울 구로구 구로동)씨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2월 3일 오전 3시30분께 경기 광명시 광명동의 한 PC방에서 리니지게임을 하다 김모(20)씨가 게임 채팅방에서 욕설을 퍼붓자 이에 격분, 서울 구로동의 PC방으로 김씨를 찾아가 멱살을 잡고 마구 때린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김씨가 현 위치와 핸드폰 번호를 가르쳐주며 ‘올테면 와봐’라며 놀리자 실제로 찾아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폭행사고를 저질러 일순간에 범죄자가 된 김모씨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에 다니는 촉망받던 회사원으로, 리니지 게임에 빠져든 뒤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니지 관련 범죄들이 우려했던 수준을 훨씬 벗어나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이 됐다고 개탄했다.
게임평론가 박상우(36세)씨는 “‘리니지’ 관련범죄는 이제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고 전제한 뒤 “사회를 뒤흔들만한 대형 살인사건이 터지기전에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니지’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로 피해를 보고 있는 온라인 업계에서도 ‘리니지’를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도록 해야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더 이상 ‘리니지’ 때문에 선량한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리니지’ 다음으로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C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 게임은 ‘리니지’와 같은 폭력적인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체 온라인 게임을 보는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며 “산업발전을 위해서도 「엔씨소프트」가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리니지’ 개선방안이 약속한 3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어 과거와 같이 여론이 잠잠해질때까지 시간을 끌려는 의도가 숨어있었던게 아니었겠는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본지와의 수차례 인터뷰등을 통해 3월내에 ‘리니지’ 실명화등 ‘리니지’ 개선방안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엔씨소프트」의 이같은 늑장대응 및 ‘리니지’에 대한 병폐는 게이머를 비롯한 온라인 산업전체의 반목과 불신을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와 문화관광부(이하 문화부)의 밥그릇싸움(본지 11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통신부 산하 단체인 첨단게임산업협회(KESA)가 「엔씨소프트」를 회장 내정사로 정하고 ‘온라인게임 산업협의회’라는 단체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

이 단체의 발족으로 인해 게임 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수년 동안 영역다툼을 벌이고 있는 문화부와 정통부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재경부의 중재로 게임 주무부처가 된 문화부는 정통부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제는 ‘온라인게임 산업협의회’로 인해 게임 개발에 몰두해야 할 업체들이 엉뚱한 고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20여개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여전히 사후 심의로 딴지를 걸 수 있는 정통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된 상황.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된 것이다. 온라인게임 산업협의회의 회장사는 ‘리니지’ 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가 맡았다. 게임업체들은 온라인게임 산업협의회 발족에 대해 “사업 영역을 넓혀보겠다는 정통부의 야심과 ‘리니지’의 아이템 현금거래 및 온라인 등급심의 문제 등으로 곤경에 빠진 「엔씨소프트」의 합작품”이라는 의혹을 던지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체 사장들은“엔씨가 면피하려고 다른 업체들을 들러리 세우고 있다.”며 “‘리니지’로 인한 문제를 왜 전체 온라인 게임산업으로 확대시키는지 모르겠다. 누구를 위한 협회인가.”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 산업전체의 문제로 번지고 있는 ‘리니지 병폐’.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리니지에 대해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내리는 등의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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