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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게임사 주가 ‘랠리’, 탄탄한 ‘허리라인’ 구축 기대

ETF 등 국내외 대장주들 수익률 약화 흐름 … 모멘텀보다 악재 및 밸류에이션 부담 ‘강세’
데브시스터즈 등 중견주들, 시총 상승 견인 … 콘텐츠 발굴, 신사업 등 시장 영향력 ‘확대’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4.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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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은 글로벌 게임업계에 ‘최고의 한 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중들의 실내활동이 늘어나며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이는 실제로 국내외 주요 상장사들의 두 자릿수 성장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올해 역시 거시적 관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뭇 다른 양상이 보이는데, 국내외 피어들이 약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실제로 글로벌 주요 게임사들로 구성된 ETF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급격히 약화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대장주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지금까지는 ‘대장주’ 중심의 흐름이 이어져 왔다면, 최근 들어서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중견급 게임사들로 옮겨져 오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서 두드러지는데, 데브시스터즈와 위메이드, 썸에이지, 액션스퀘어, SNK 등의 주가가 급등하며 게임주 전체의 시가총액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국내 게임업계의 새로운 중심 축으로 부상할지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신규 콘텐츠를 비롯해 메타버스 등 신사업, 해외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차기 모멘텀을 발굴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간 양극화가 심화되며 게임업계에 ‘허리’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견 게임사들이 다시금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1년간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의 호실적으로 게임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글로벌 피어들의 주가 흐름은 대체로 ‘우상향’이었다. 국내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엔씨소프트가 주가 100만 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에 오르는 등 순조로운 흐름인 것처럼 보였다.

리딩 기업들의 약세
그러나 3월 들어 이같은 움직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의 주가가 서서히 하강 국면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 실제로 미국의 게임 및 e스포츠 관련 ETF인 ESPO를 살펴보면, 지난 2월 81.03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강국면으로 전환해 70달러 미만으로 내려왔다. 4월 1일을 기준으로 산출한 지난 1개월간의 수익률은 -5.81%로, 연간(+86.98%) 및 분기(+26.13%) 수익률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해당 ETF의 구성 종목들이 엔비디아, 텐센트, 닌텐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넷이즈, 테이크투, EA, Sea, 유비소프트 등 해외 주요기업들과 국내 리딩기업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글로벌 피어들에 대한 조정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 최근 주요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ETF의 수익률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출처=etf.com)
▲ 최근 주요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ETF의 수익률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출처=etf.com)

국내 대장주들도 동일한 흐름이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3월 29일 829,000원까지 하락했다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작 ‘트릭스터M’의 출시 연기와 주 매출원인 ‘리니지M’의 문양 이슈, 확률형 아이템 관련 논란으로 인한 마케팅 활동 위축 등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넷마블 역시 보유지분 가치 상승과 밸류에이션 부담 하락 기대감 등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큰 재미를 보진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꼽힌다. 지난 1년간 호실적을 보인 것은 맞지만, 이에 따라 시장의 기대치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그만큼 주가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늘었고, 이를 합리적인 선으로 조정하는 과정에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확률형 아이템 등 부정적 이슈의 영향도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2020년 4분기에 상당수 기업들이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거뒀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견 게임사의 부상
그러나 시선을 좀 더 확장해보면 상황은 다르다. 분명 게임주 전반의 시황은 긍정적이다. 이는 미국의 또 다른 게임 관련 ETF인 GAMR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동일하게 4월 1일 기준 1개월간의 수익률은 7.51%로 나타나고 있다. 해당 ETF의 구성 종목을 살펴보면, 주요 게임사 및 IT기업들을 비롯해 위메이드, 컴투스, 네오위즈, NHN 등 국내 중견급 게임사들을 비롯해 패러독스 인러랙티브, 치타모바일, DeNA, 글루 모바일 등 보다 많은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 데브시스터즈의 주가 상승에는 ‘쿠키런: 킹덤’의 흥행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제공=데브시스터즈)
▲ 데브시스터즈의 주가 상승에는 ‘쿠키런: 킹덤’의 흥행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제공=데브시스터즈)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중견 게임사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8일 국내 게임주 전체 시총은 56조 7,346억 원까지 뛰었지만, 이후 3월 10일에는 49조 8,995억 원까지 내려앉았다가, 3월 24일 53조 4,238억 원까지 회복됐다. 4월 8일 기준 게임주 전체 시총은 53조 9,30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데브시스터즈와 위메이드, 썸에이지, 액션스퀘어, SNK 등이 있는데, 이들이 번갈아 상승랠리를 타며 게임주 전체 시총 증가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3월 26일 최고가 161,000원을 기록했으며, 위메이드의 주가는 4월 2일 65,300원까지 올랐다. 두 기업 모두 시총 1조 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썸에이지와 액션스퀘어, SNK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모멘텀 발굴 ‘기대’
무엇보다 이들 게임사들은 각자의 경쟁력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데브시스터즈의 경우 ‘쿠키런: 킹덤’의 흥행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쏟아내며 기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는 현재 준비 중인 신작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브릭시티’가 있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데브시스터즈에서 처음 선보이는 건설 시뮬레이션 장르로, 향후 유저층 확대 및 장르 다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작이라는 점에서 ‘쿠키런’ I·P에 집중된 매출 구성을 다변화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위메이드 역시 신작 ‘미르M’을 준비 중이다. 자사의 대표작 ‘미르의 전설2’의 정통성을 그대로 복각한 작품으로, 출시 시점은 올 여름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중국 롱화그룹의 홍콩법인 홍콩 르네상스 투자관리와 ‘미르의 전설2’ PC 클라이언트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롱화그룹은 롱화그룹은 와인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프렌차이즈, 부동산 개발, 골프장, 호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중국 중앙정부와 긴밀히 연계돼 있으며, 탄탄한 자본력과 현지 인지도를 통해 위메이드가 구상 중인 조인트벤처의 유력한 파트너 후보로 거론된다. 아직은 내부적으로 게임 운영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위메이드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방향의 조인트벤처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썸에이지는 신작 ‘데카론M’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4월 15일 사전 론칭을 진행할 예정이다. 액션스퀘어 역시 신작 ‘앤빌’을 준비하고 있다.
 

▲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견 게임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모멘텀을 찾아나서고 있다. 특히 SNK의 경우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해 기대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견 게임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모멘텀을 찾아나서고 있다. 특히 SNK의 경우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해 기대감을 키우는 상황이다

SNK는 투자 유치를 통해 모멘텀을 찾는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의 미스크 재단이 지난 3월 24일 자회사 일렉트로닉게이밍디벨롭먼트컴퍼니(EGDC)를 통해 SNK의 지분 33.3%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 이들은 향후 추가 지분인수를 통해 소유지분을 51%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6일 부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재단 대표이사 바드르 빈 하무드 알 바드르, 전 액티비전 블리자드 수석 부사장 필립 얼, 전 EA 스튜디오 디렉터 겸 총괄 프로듀서인 제프 피터스가 SNK의 이사로 선임됐다.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이들을 중심으로 ‘허리’가 구축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형국이다. 최근 몇 년간 대형 게임사들로 매출이 쏠리며 양극화 구도가 심화됐지만, 이들의 선전으로 다시 중견급 라인이 재편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일부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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