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IPO ‘급제동’, 오버밸류 평가 뒤집을 ‘확실한 한방’ 필요
크래프톤 IPO ‘급제동’, 오버밸류 평가 뒤집을 ‘확실한 한방’ 필요
  • 변동휘 기자
  • 승인 2021.06.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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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30조 원 책정 ‘몸값 부담’ … 신작 모멘텀 가동시점 주목

[지령 801호 기사]

크래프톤이 7월 국내증시 상장을 본격화하며 눈길을 끈다. 공모규모만 5조 6,000억 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기록을 수립하게 된 까닭에, 이들의 기업가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의 IPO(기업공개) 흥행 전망이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너무 높은 몸값이 책정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회사 측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 기준 크래프톤의 시총은 약 30조 원에 육박하며, 이는 기존의 게임업계 리딩기업들을 아득히 초월하는 수준이다.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권)의 흥행효과는 분명하지만, 이들이 엔씨소프트, 넷마블보다 더 높은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금융감독원에서도 지난 6월 25일 정정보고서 제출을 권고하며 급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때문에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상장 이후에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이을 필살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을 차기 모멘텀으로 제시한 만큼, 이들 신작의 출시에 박차를 가해 ‘제작 명가’로서의 실력을 증명해보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16일, 크래프톤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를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하게 됐다.

‘메가톤급 딜’ 성사
크래프톤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IPO를 통해 공모하는 총 주식 수는 10,060,230주로, 1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458,000원~557,000원이다. 밴드 최상단 기준 공모규모는 역대 최대기록인 약 5조 6,000억 원이며, 시가총액은 29조 5,787억 원에 이른다. 만약 ‘따상(공모가 대비 2배 시초가+상장 첫날 상한가)’에 성공한다면 시총은 4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메리츠증권은 크래프톤의 적정 주가를 72만 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최상단 기준 29%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메리츠증권 김동희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글로벌 매출액은 26억 달러(중국 제외)로, 게임 역사상 중국과 미국에서 히트한 유일한 I·P”라며 “글로벌에서 가장 성공한 I·P 경쟁력이 ‘원게임’ 우려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관련업계 반응 ‘글쎄?’
반면 관련업계에서는 최대 30조 원에 육박하는 크래프톤의 기업가치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현재 게임업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시가총액을 합친 수준이고, 공모가 최하단으로 설정해도 약 23조 원으로 일본에 상장한 넥슨에 버금가는 정도라는 점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크래프톤이 매출 1조 6,704억 원, 영업이익 7,739억 원 등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맞지만, 현재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를 아득히 제칠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관 수요예측 기간을 2주로 다소 길게 잡은 점도 이같은 부담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관련해 지난 6월 25일 금융감독원이 크래프톤에 대해 정정보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급작스레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금감원은 공시를 통해 “증권신고서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아니한 경우 또는 그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비교 기업에 국내 게임사뿐만 아니라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을 포함했는데, 자사 사업구조와 다른 곳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일반공모 청약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업계에서는 ‘화평정영’과의 관련성을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크래프톤은 ‘화평정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어왔지만, 증권신고서에서는 “‘화평정영’에 대해 테크놀로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배분 구조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 때문에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 신뢰도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으며,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한 ‘차이나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기 성장동력 현실화 ‘관건’
증권가에서는 텐센트와의 협의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을 것이므로, ‘차이나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가 출시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라, 크래프톤 입장에서는 I·P 확장과 더불어 ‘포스트 펍지’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회사 측도 이를 의식하듯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와 산하 개발 스튜디오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에서 개발 중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주요 신작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는 사전예약자 1,700만 명을 돌파했고,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비롯해 ‘데드스페이스’ 등 글로벌 대작 다수의 개발을 지휘했던 글렌 스코필드 CEO의 네임밸류로 인해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신작의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장 직후 단기 모멘텀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는 이제 알파 테스트를 진행한 단계이며,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인게임 플레이 영상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크래프톤의 향후 주가 흐름은 차기 성장동력 현실화 시점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개발 과정에서 근로문화와 관련된 잡음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일부 직원들이 상사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사내 인사팀에 신고를 접수한 것. 국내 게임업계 주요 상장사로 올라서는 만큼, 근로문화 개선 역시도 크래프톤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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