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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호그와트 레거시’의 마법, 해리포터 팬들의 염원을 이루다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3.02.10 16:51
  • 수정 2023.02.1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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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 아발란체 소프트웨어는 오랜 기간 PC, 콘솔 게임을 즐겨왔던 코어 게이머들에게도 낯선 회사다. 일부의 경우 오픈월드 TPS ‘저스트 코즈’ 시리즈를 개발한 아발란체 스튜디오와 이들을 혼동하기도 했다. 그런 생소한 개발사가 AAA급 오픈월드 액션 RPG 소식을 전했다. 더군다나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판타지 IP 중 하나로 꼽히는 ‘해리포터’의 위저딩 월드를 주제로 말이다.
자연스레 팬들은 기대와 동시에 매우 큰 우려를 함께 전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게임이 처음 이용자들에게 공개된 7일, 우려는 찬사로 변했고 일반판이 정식 출시된 10일 현재 ‘호그와트 레거시’는 일찌감치 2023년 최고 히트작의 후보로 당당히 올라섰다.
아발란체 소프트웨어는 대체 어떤 마법을 통해 ‘해리포터’ 시리즈 팬들의 염원을 이뤄준 것일까, ‘호그와트 레거시’의 전반을 살펴봤다.
 

목적 없는 탐험까지 즐거운 해리포터의 세계
 

▲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완벽하게 구현된 '호그와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완벽하게 구현된 '호그와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호그와트 레거시’는 오프월드 액션 RPG 장르에 해당하는 게임이다.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목적지를 제시하는 한편, 그 안에서 자유를 부여해 ‘탐험’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점이 장르의 핵심이다. 특히, 그중 탐험의 영역에 있어 ‘호그와트 레거시’는 가장 큰 매력을 뽐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호그와트 레거시’는 ‘해리포터’ 세계관 속 과거의 이야기를 그리는 게임이다. 팬들에게 익숙한 주인공 해리포터 일행과 그들이 겪은 모험은 게임 내에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이용자들은 마법 학교 ‘호그와트’부터 ‘호그스미드’를 비롯한 위저딩 월드 속 다양한 마을 등 세계관 일부를 체험하고 마법사 생활을 즐길 수 있다.
 

▲ 원작 해리포터 시리즈의 팬이였다면 꿈꾸었을 연회장에서 맞이하는 기숙사 배정식 역시 게임 시작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 원작 해리포터 시리즈의 팬이였다면 꿈꾸었을 연회장에서 맞이하는 기숙사 배정식 역시 게임 시작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게임의 마력은 그러한 해리포터 세계, 즉 위저딩 월드의 매우 높은 완성도와 깊은 밀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매우 디테일하게 표현된 호그와트는 타 기숙사 휴게실을 제외한 학교 속 모든 공간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으며, 금지된 숲부터 호그스미드, 마법 생물들이 사는 숲속 등 곳곳을 탐험할 수 있다. 각각의 공간은 매우 높은 완성도는 물론 세밀한 구석까지 높은 밀도로 채워져 있어, 원작 세계관의 팬이라면 어떠한 퀘스트도 수행하지 않고 탐험만을 즐겨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 호그와트 곳곳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공간 곳곳에 비밀과 유머가 숨겨져 있다. 기자 역시 게임 시작 직후 호그와트를 탐험하는 일에만 2시간 가량을 들였을 정도다
▲ 호그와트 곳곳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공간 곳곳에 비밀과 유머가 숨겨져 있다. 기자 역시 게임 시작 직후 호그와트를 탐험하는 일에만 2시간 가량을 들였을 정도다

특히, 게임은 단순히 겉모습만이 원작을 따라가는 구성이 아닌, 현실과 달리 자연스레 움직이는 초상화와 석고상, 침입자가 접근하면 밭에서 내쫓고자 몸부림치는 허수아비, 세계관에 녹아있는 유령과 마법 생물 등 표현 그대로 살아있는 해리포터의 세계를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세세한 요소들은 게임 속 배경 곳곳에 녹아들어 있으며,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욱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기존 팬들이 경험했던 ‘해리포터’ 게임 대부분이 단순히 영화 혹은 원작 소설의 모험을 표현하는 데 그쳤다면, ‘호그와트 레거시’는 이들이 진정 원하는 ‘나 자신이 위저딩 월드에 들어간다면’을 구현해줬다는 평가다.
 

▲ 이러한 디테일은 비단 호그와트뿐만이 아닌 그 주변 곳곳에도 녹아있는 만큼, 빠른 진행보다는 주변을 둘러보고 디테일을 감상하며 게임을 즐기기를 추천한다
▲ 이러한 디테일은 비단 호그와트뿐만이 아닌 그 주변 곳곳에도 녹아있는 만큼, 빠른 진행보다는 주변을 둘러보고 디테일을 감상하며 게임을 즐기기를 추천한다

전투부터 모험까지, 개발자 고민 담긴 마법 구조
 

▲ 기존 해리포터 게임 시리즈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했던 '마법 배우기'는 '호그와트 레거시'에서도 고유한 방식으로 표현됐다
▲ 기존 해리포터 게임 시리즈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했던 '마법 배우기'는 '호그와트 레거시'에서도 고유한 방식으로 표현됐다

두 번째 게임의 강점은 바로 세계관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인 ‘마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작중 이용자들은 총 26종의 마법을 배우고 또한 게임 내 곳곳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 중 특별한 서브 퀘스트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용서받지 못할 저주’ 3종이 포함되어 있으며, 필요의 방 및 마법 동물 등 특정 콘텐츠에서만 쓰이는 특화 마법 6종이 포함됐다.
해당 9종의 마법을 제외하면 게임 내 이용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될 마법은 총 17종에 달하는 셈이다. 구사 가능한 마법의 가짓수에 대해서는 이용자 개개인의 만족도가 다를 수 있으나, 크게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 마법의 수가 부족한 편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의 마법이 가진 복수의 활용도를 익힘에 있어 큰 힌트를 제공하지 않아, 이에 대해 고민하고 또 해결하는 일이 게임 내 전반을 이룬다
▲ 마법의 수가 부족한 편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의 마법이 가진 복수의 활용도를 익힘에 있어 큰 힌트를 제공하지 않아, 이에 대해 고민하고 또 해결하는 일이 게임 내 전반을 이룬다

‘호그와트 레거시’ 마법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작 속 특징을 재현하면서도 대다수가 복수의 활용처를 기반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전투와 퍼즐, 탐험 등 각 목적지마다 쓰이는 마법이 달라지는 것이 아닌, 하나의 마법이 전투와 퍼즐 및 탐험 등 모든 곳에서 각자의 쓰임새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성은 해리포터 IP 기반 게임으로서 ‘호그와트 레거시’의 매력을 더욱 높여주는 모습이다. 원작 세계관의 특성상 이용자들은 게임 내에서 다양한 비밀 그리고 퍼즐들과 마주하게 되는 가운데, 자연스레 자신이 배운 마법의 활용처를 고민하며 그 해법을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이 곧 ‘해리포터’ 시리즈를 즐기며 상상하던 과거의 추억과 기대에 부응하는 식이다.
 

▲ 게임을 플레이하며 각종 마법을 활용한 퍼즐은 물론, 수많은 난관과 비밀들이 이용자들을 기다린다
▲ 게임을 플레이하며 각종 마법을 활용한 퍼즐은 물론, 수많은 난관과 비밀들이 이용자들을 기다린다

다만, 전투에 있어 이들 마법의 폭넓은 구성을 십분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총 26종의 마법이 존재하지만 게임 내 퀵 슬롯에 저장 가능한 가짓수는 16종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4개씩 한 세트로 할당되는 4X4 방식으로 컨트롤 체계가 구성됐다.
전투 중 시시각각 마법 세트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는 있으나, 결국 손에 익은 네 가지 마법 혹은 속성별 유용한 전투 마법만을 정해 사용하게 된다. 게임 내 등장하는 마법의 종류와 활용도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높으나, 전투 설계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 전투 플레이 자체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제한적인 키 배치로 인해 결국 사용하는 마법의 가짓수가 줄어들게 되고, 이는 곧 전투의 지루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전투 플레이 자체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제한적인 키 배치로 인해 결국 사용하는 마법의 가짓수가 줄어들게 되고, 이는 곧 전투의 지루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평범한 오픈월드, 넘치는 즐길거리로 보완한 재미
 

▲ 여느 게임들이 떠오르는 풍경, 저 수많은 마커를 모두 지우고자 한다면 분명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 여느 게임들이 떠오르는 풍경, 저 수많은 마커를 모두 지우고자 한다면 분명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호그와트 레거시’가 원작 세계관 구현도 측면에 있어 기존 ‘해리포터’ 게임 시리즈들과는 비교조차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한다면, 오픈월드 RPG 장르 측면에서는 사실 다소 평범한 게임성을 보유하고 있다.
고대 마법과 파수꾼, 어둠의 마법사들과 악한 고블린 무리 등 주인공의 여정을 그린 메인 스토리는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몰입도와 재미를 선사하고 있으나, 게임 내 대부분의 서브 퀘스트는 별도의 깊은 서사 비중을 두지 않은 평범한 심부름과도 같은 형태의 퀘스트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기숙사마다 한 명씩 존재하는 학생들과의 별도 서브 퀘스트의 경우 만족스러울 만큼의 보상과 스토리 전개를 선사하나, 이외에 대다수 퀘스트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 메인 스토리의 완성도는 세계관 기반의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만족스러울 정도의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다
▲ 메인 스토리의 완성도는 세계관 기반의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만족스러울 정도의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다

오픈월드 전반의 구성 역시 마찬가지다. 코어 게이머들에게는 이른바 ‘유비소프트식 오픈월드’로도 익숙한 형태로, 수많은 종류의 마커와 이에 대응하는 던전 혹은 주둔지, 도전과제, 수집품목, 퍼즐 등이 게임 내 전반을 채우고 있다.
특히, 성장 과정에 있어 관련 발견 요소가 경험치를 함께 제공하도록 하고 있어, 개발진 역시 이러한 게임 내 숨겨진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해당 방식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에게는 이러한 구성이 반가울 수 있으나, 호불호가 일부 나뉠 수 있는 방식에 해당한다.
 

▲ 수많은 수집 요소들이 이용자들을 기다리며, 이들 각각이 해리포터 원작 세계관 속 디테일을 녹여냈다는 점이 특징이다.
▲ 수많은 수집 요소들이 이용자들을 기다리며, 이들 각각이 해리포터 원작 세계관 속 디테일을 녹여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이러한 구성이 게임의 완성도를 낮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해당 구성 방식은 분명 혁신적인 게임성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나, 그만큼 안정적인 구조임을 게이머들에게 인정 받아왔던 구성이기 때문이다. 특히, 각각 구성은 철저하게 위저딩 월드 세계관을 기반으로 짜여져 있어, 게임 내 몰입도가 떨어질 일이 적다는 점 역시 강점이다.
 

▲ 게임의 100% 클리어를 위한 챌린지 요소는 정말, 정말로 많고 방대하다. 게임과 해리포터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들 모두를 클리어하는 일에 도전해보도록 하자
▲ 게임의 100% 클리어를 위한 챌린지 요소는 정말, 정말로 많고 방대하다. 게임과 해리포터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들 모두를 클리어하는 일에 도전해보도록 하자

한편, ‘호그와트 레거시’는 10일 PS5, Xbox 시리즈 X를 통해 정식 출시됐으며, 11일 PC 버전이 국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은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아왔던 가운데, 이들이 향후 수많은 대작 후보가 밀려올 2023년 시장에서 끝까지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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