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켄자스주의 입법부가 가상화폐를 통한 정치 후원금을 100달러(한화 약 13만 원) 이하로 제한하는 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더블록(The Block)은 지난 2월 15일(현지시간) 켄자스주 입법부가 가상화폐 정치 후원금에 대한 지침을 강화하는 입법안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현지에서 후원금으로 입금되는 가상화폐의 경우 수신 즉시 현지 법정화폐로 전환돼 선거운동 계좌로 입금돼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후원금을 가상화폐 형태로 사용하거나 자산으로 장기보유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거란 게 더블록의 설명이다.
가상화폐 후원금 역시 기부자의 이름과 주소 등의 기본 정보를 포함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금의 법정화폐 전환 기준은 후원금 수신 시점의 ‘공정 시장 가치’에 기반할 방침이다.
더블록은 “이전까지 캔자스 주에서는 가상화폐 정치 기부를 규제하는 구체적인 규칙이 없었다”라며 “가상화폐를 수신 받는 정치 단체들은 후원금이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해 더 많은 실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 가상화폐 후원금을 허용 중인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캘리포니아주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공정정치위원회(FPPC)는 지난해 7월 22일(현지시간) 월간 위원회 총회를 통해 가상화폐를 통한 현지 정치자금 후원 방식을 허용했다. 캘리포니아주 공정정치위원회는 지난 2018년 11월 이후 가상화폐를 통한 정치 후원을 금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주 외에는 루이지라나주에서 가상화폐를 통한 정치자금 지원을 허가를 추진 중이다.
가상화폐를 통한 정치 후원금 기부는 미국 현지 정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사항이다.
브래드 셔먼(Brad Sherman)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지난 9월 가상화폐 산업으로부터의 정치 후원 자금 때문에 시장을 금지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거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가상화폐 시장 내 개인 투자자들의 사기 노출과 자금 세탁 등의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정치계로 향하는 로비자금과 캠페인 후원금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가상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미국 가상화폐 산업 내 로비 자금 총액이 675만 달러(한화 약 88억 원)로 직전 분기 대비 17%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짚었다.
더블록은 당시 가상화폐 시장 내 늘어난 로비 금액의 상당 부분이 현지 거래소로부터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로부터 지난 분기에 발생한 로비 자금 총규모는 221만 달러(한화 약 29억 416만 원)였다.
거래소를 개별로 구분했을 때 가장 많이 로비 자금을 사용한 곳은 ‘코인베이스’였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분기에 걸쳐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원)을 로비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파산한 ‘에프티엑스(FTX)’의 경우 당시 27만 달러(한화 약 3억 5,864만 원)의 자금을 로비활동에 지출하며 코인베이스의 뒤를 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