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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지후니’ 서지훈의 스타일기 <4>

  • 김수연 기자 jagiya@kyunghyang.com
  • 입력 2005.02.2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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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손재주,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다!”
지훈은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차례 학교를 옮겨다녔지만 매번 성적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총명한 아이였다. 밝고 사교성이 좋아 친구들 사이에서도 꽤 인기가 높았다. 그런 지훈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 하나의 사건, 바로 아버지의 죽음이다. 지훈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오토바이 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퇴근길에 동네 근처에서 변을 당하신 것.

가족들에게 뿐만 아니라 지훈에게도 아버지의 예기치 않은 죽음은 성격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만큼 큰 충격이었다. 가족들은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신 그 충격에서 헤어나기 위해서라도 동네를 떠나야만 했다. 결국 큰아버지가 사시는 서울로 이사를 했고 이후 지훈의 성격이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다.

“성격이 암울해졌다고나 할까요? 어릴 적부터 유난히 아버지와의 추억이 많았고 어린 나이에 엄청난 충격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게 무리였나 봐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일도 전혀 즐겁지 않았다. 그렇게 많았던 웃음도 확연하게 그 횟수가 줄어들었다. 생활고를 짊어지신 어머니를 볼 때면 더더욱 그랬다. “누나가 있지만 제가 집안에 유일한 남자니깐 어머니와 누나를 책임져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어요. 어린 마음에 심적으로 부담이 컸었던 것 같아요.” 사내라는 이유로 어머니와 누나처럼 매일매일 눈물을 보일 수도 없었다고.

지훈이 기억하는 아버지는 ‘맥가이버’ 같은 존재였다. 어릴 적부터 조립하기를 좋아했던 지훈은 그런 아버지를 졸졸 따라다는 게 낙이었다. 전자대리점을 하시는 아버지 옆에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며 어깨너머로 손재주를 배우기도 했다. 아버지가 운전을 하시면 조수석은 늘 지훈의 자리. 아버지가 차에 시동을 걸면 지훈이 직접 기어를 넣곤 했다.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은 다 흉내냈던 것 같아요. 그런 저를 보면서 아버지도 많이 대견해 하셨구요.” 초등학교 때 열쇠가 꽂힌 채로 집 앞에 세워둔 아버지 차에 올라 직접 운전을 하려다가 엄청나게 꾸중을 들은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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